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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대 농사꾼 박수무당무당은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직업

무당에게도 직업윤리 있어...무조건 굿은 안 돼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 불안해하는 사람들 돌봐


많은 사람들이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거나 결혼이나 사업 등 큰일을 앞두고 있을 때면 점집을 찾는다. 그러면 무당들은 점사를 이용해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알아맞히거나 부적이나 굿을 통해 미리 흉사의 액막음을 한다. 그들의 몸에는 신이 내려있다고들 한다. 동자신, 선녀신, 대신할매신 등...

과연 무당들에게 신내림이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정말 피할 수 없는 운명일까. 신내림을 받은 무당들에게는 어떤 능력이 생겨나기에 사람들의 과거를 척척 알아맞히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일까. 많은 질문에도 불구하고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없어 농사꾼 박수무당인 조종대 씨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 타고 태어나는 약사줄

- 무당이 될 운명은 따로 있나.
"무당이 될 사람들은 목에 약사줄을 타고 태어난다. 약사줄은 일반 목주름과는 달리 쇄골 아래로 마치 염주를 걸고 있는 모습의 주름을 말한다. 누가 신들리는 것을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무당이 될 운명을 타고 태어난 사람들은 그 운명을 거부할 수 없다"
- 신병은 어떤 병이고, 어떤 형태로 오나.
"신병은 다양한 모습으로 온다. 특별한 병명도 없이 시름시름 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업이 망하거나 해서 큰 재물의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고, 그도 아니면 부부가 헤어지거나 가족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몰려오기도 한다"
- 어떤 신병을 앓았나?
"2002년도에 처음 신병이 왔을 때는 잘 하고 있던 사업이 망했다. 그리고는 아내가 집을 나갔다. 갑자기 닥친 불행의 이유를 알 수 없어 세군데 점집에 갔는데, 모두 나더러 108염주를 목에 걸고 있다고 하더라. 신병이라는 거였다. 어이가 없었지만 내가 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들에게 내려간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신을 받았다"
- 신내림 어떤 식으로 받나?
“내림굿을 한다. 짧게는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리기도 한다. 몸에 신이 내려오면 무구가 떨리면서 몇 시간을 뛰어도 힘든지 모른다. 퍼렇게 날이 선 작두를 맨발로 탈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치다. 내림굿을 통해 여러 신들이 들어오는데 그때 들어온 신들을 평생 모시게 되는 것이다. 나는 12명의 신이 들어왔다. 신이 들어오면 말문이 트이고 신어미에게 점사를 보는 법, 굿을 하는 법, 부적을 쓰는 법 등을 배운다. 그 후에야 비로소 제당을 차리고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신명에도 운이 있다

- 점괘, 과연 어떻게 알아맞히는 것인가?
"보통은 조상이 보인다. 일이 안 풀려 찾아온 사람은 주변에 조상이 스치듯 지나간다. 신들은 그 조상이 도와주는 조상인지, 해코지하는 조상인지 알려준다. 또 몸이 아파 찾아온 사람이면 내 몸이 아프다. 머리가 깨지듯 지끈거리거나 속이 아프다거나 한다"
- 과거와 미래, 어떤 것이 더 알아맞히기 어려운가.
"무당 중에는 과거를 잘 맞히는 사람이 있고, 미래를 잘 내다보는 사람이 있다. 보통은 미래를 잘 알아맞히는 것이 훨씬 어렵다. 과거는 사주를 풀거나 관상을 보거나 하면 알아맞히는 일이 좀 수월하다. 보통 무당들은 과거의 큰 사건 몇 개를 알아맞혀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미래를 알아맞히는 일은 온전히 신들과의 소통이 잘 되어야 한다"
- 막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 용한 이유는 왜인가.
"속된말로 '신기'가 가장 좋기 때문에 그렇다. 무당들은 아침저녁으로 옥수를 떠 놓고 축원을 드리며 심신을 갈고 닦아야 계속 좋은 '신기'를 가질 수 있다. 또한 1년에 한번씩은 '전안맞이'라는 신명을 맞이하기 위한 잔치를 벌인다. 세월이 지날수록 '신기'에도 잡념이 붙고, 그렇게 되면 '신기'가 떨어지는 것이다. 몇 몇 무당들이 유명해져 큰돈을 벌기도 하는데, 이는 신명에도 운이 있기 때문이다. 신들은 무당들에게 무한정 베풀지 않고, 가끔 고난도 주고 '허수'라고 하는 잘못된 신기를 주기도 한다. 사람들이 점을 보고 와서는 잘 맞히네, 못 맞히네 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 무당의 '신기'가 약해졌거나 신들이 무당에게 허수를 일러주기 때문이다”

무당... 천직이지만 돈 보다는 사람이 중요해

- 고가의 굿 값 등으로 가끔 사회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무당들의 주 수입원은 점사, 부적, 굿이다. 무당들은 굿을 '일을 시킨다'고 하는데, 점사는 유명한 몇 집 빼놓고는 큰 수입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일부 돈벌이에 연연한 무당들이 찾아온 손님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굿을 권하고 큰돈을 받아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있다"
- 보통 얼마의 굿 값이 적당한가.
"풀어야 하는 일에 따라 굿 값은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러나 그 모든 것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무당도 사람이라 가끔 물욕이 생기기도 하지만 굿을 해서 일을 바로잡을 사람이 있고 방책을 일러주고 돌려보낼 사람이 있다. 여건이 안 되는 사람에게 무조건 굿을 하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 점, 유명한 사람과 아는 사람 어느 쪽으로 보러가야 하나?
"나라면 아는 사람을 권하겠다. 물론, '신기'가 좋아야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동아줄을 잡는 기분으로 무당을 찾는다. 점사를 잘 보고 알아맞히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불안한 마음을 들어주고, 알아주고, 방법을 일러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적 한 장을 써 주더라도 무당의 정성과 마음이 깃들면 그 부적에 더 효험이 생긴다. 농사를 지어보면 농사꾼의 마음과 정성이 깃든 농작물이 더 잘 되는 경우가 많다.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 무당을 하고 있다"

윤옥여 기자

윤옥여 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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