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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인]김아영 작곡가

청소년들이 주변을 이롭게 할 '나무'로 자라기를…

경기도교육청에서 뮤직비디오 제작을 위해 공개오디션을 통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번에 제작되는 뮤직비디오에서 학생들이 부를 노래는 작곡가 겸 공연디렉터인 김아영 씨가 작곡해 경기도교육청에 헌정한 '나무'라는 곡이다. 그녀는 가수 조관우가 부른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곡 '그가 그립다'의 작곡자로 유명하다. 그녀는 왜 경기도교육청에 노래를 헌정하게 되었을까. 김포에서 '콩나물 마을 꿈의 학교'(이하 콩나물 학교)를 운영하며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작곡가 김아영씨를 만났다.

실패를 기다려 주는 '콩나물 학교'
"콩나물 학교는 아이들에게 실패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려 주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콩나물 학교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묻자 김아영 작곡가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음악'을 가르친다거나 '연극'을 가르친다는 등의 단순한 답을 기다렸던 기자는 다시 물을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는 할 수 없고, 사교육으로도 담을 수 없는 것들을 합니다. 아이들은 자기 문제를 밖으로 표현해 내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또한 스스로를 이해하는 방법도 잘 모르고요. 그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는 곳이 콩나물 마을학교입니다."
마음먹었다고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을 터다. 그러나 김아영 작곡가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고 다행히 그녀와 뜻을 함께 해 준 조강문화지원센터의 도움으로 2013년도 초등학교 학생 4명을 모아 콩나물 학교를 시작하게 된다.

▲ ▲ 지난 1월 17일에 열린 콩나물 마을학교 작곡마을 잔치에서 뮤직드라마 '거울'을 만든 김아영 작곡가와 학생들.

늦은 사춘기를 거치며 아이들의 마음 이해
"전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가르치지 않아도 할 수 있거든요. 다만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을 뿐이죠. 제가 하는 일은 기다려주는 일입니다."
분명 '학교'인데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고 했다. 가르치지 않는 학교,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는지가 궁금했다.
"제가 사춘기가 늦게 왔어요. 그때는 제가 작곡하는 모든 곡이 슬픈 곡 뿐이었어요. 그래도 계속 작곡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조금씩 노래가 밝아지고 있다는 걸 알았죠. 노래를 통해 치유되고 있었던 거죠."
그러나 그때부터 무언가 할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2~3년 전에 사춘기로 접어든 아들과 극도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는데,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온 것처럼 아들도 그렇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제가 가진 작은 재주로 아이들이 안고 있는 분노나 감정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습니다."

아이들은 실패의 과정 속에서 소통을 배운다
"청소년들은 스스로 많이 억압되어 있고 갇혀 있어요. 거의 1년에 걸쳐 아이들이 나누는 수다를 녹취해 보니, 그 시기 아이들은 부모들의 잔소리가 부당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자기의 꿈이나 방황하는 이유는 말하지 않고 '해 봤자 소용없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그 상황을 억울해 하고 있었어요."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부모들이 사춘기를 겪느라 방황하는 자녀들을 보면서 마음 졸이고 있을 터였다. 콩나물 학교에서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어떤 치유방법을 쓰는지 궁금했다.
"저희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뮤지컬을 만들어요. 제목부터 작곡, 작사, 연출, 무대, 조명, 대본 하나하나 아이들이 직접 만들죠. 그러다가 어떤 한계에 부딪치면 아이들은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요. 그럼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여러 대안들에 대한 제시만 해 주죠. 아이들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실패해 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의 의견을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소통을 배워요."

주변 환경이 변해야 아이들도 변한다
"수업을 하는 동안에는 확실히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이 보여요. 하지만 주변 환경이 변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이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버리고 말죠. 제가 콩나물 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부모님들도 함께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아영 작곡가는 아이들이에게 '너희 이야기를 해도 비난받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잘'하기를 기대하지 말아야 해요. '잘'은 중요하지 않죠. 끝까지 해 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에게 실패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는 일을 부모들이 해 주어야 합니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방황을 두려워하는 것이 변화를 더디게 하는 요인입니다."

막연하긴 하지만 중요하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
"요즘은 '가치'가 많이 상실된 시대인 것 같아요.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단기준이 흔들리는 아이들을 보며 '그게 아닐지도 몰라'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어요. 제가 '나무'라는 노래를 만든 이유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씨앗을 심는 것까지가 자신의 역할일 뿐, 더 이상은 욕심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어쩌다 보니 일이 커졌어요. 지금은 저와 인연을 맺게 될 50명의 아이들이 가장 관심이죠."
김아영 작곡가가 운영하는 '콩나물 학교'가 5:1의 경쟁을 뚫고 올해 경기도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꿈의 학교'로 선정됐다. 이에 '콩나물 학교'는 관내 중·고등학생 50여명을 모아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중2부터 고3까지의 학생이면 누구라도 지원할 수 있어요. 다만 독특한 자기소개서가 필요하죠."

요즘 사춘기로 방황하는 청소년들이라면 자기의 마음을 진솔하게 써 내려간 개성 있는 자기소개서 한 장 써보는 선택은 어떨까. 학교이름이나 몇 학년, 몇 반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나만의 자기소개서 말이다. 윤옥여 기자

윤옥여 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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