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진중학교 NIE와 토론반 학생들이 스스로가 정한 '이슬람무장세력인 IS진압을 위한 지상군 투입의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는 장면. 민간인 희생의 위험성과 지상군 투입 없이는 효과적인 진압이 어려울 것이란 논리를 펴며 자유토론을 벌이는 수준이 대학생을 무색하게할 정도다.

통진중학교의 신문활용교육(NIE)을 통한 토론반은 23명의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지도교사는 이상현 과학교사다. 6년째 신문을 활용해 시사성 있는 기사와 주제를 놓고 토론과 지식 넓히기 교육을 한다.
학생들은 이 선생이 배치한 신문을 골라 그 가운데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기사를 오려서 NIE 공책에 붙인다. 기사 가운데 모른 단어를 적고 뜻을 찾아 정리한다. 그리고 기사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만든다. 1주일에 1번 수업을 하고 한 달에 두 번 토요일에 모여 3-4시간씩 토론 등 부족한 수업을 한다. 기본 학습내용과 일정이다.


왜 신문일까. 이상현 선생은 “과학담당교사로서 과학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반해 교과서는 과학의 지식과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빠르게 변하는 새 기술에 대한 소식을 익히고 토론의 힘을 키우기 위해 NIE와 토론반을 시작했다”며 “신문은 세상사는 이야기뿐 아니라 지식의 보고로서 시사상식을 통해 생각하는 힘과 지식을 쌓는 데 유익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문이 다양하고 재미있는 교제라는 의미이다. 하기야 신문만큼 다양하고 재미있는 읽을거리도 드물다. 특히 실제 일어난 생생함과 긴장감은 신문만의 특징이다.


‘한국의 저 출산 해결책은?’이란 주제로 기사를 오려붙인 한 학생의 노트다. 이 학생은 조선일보 3월 18일자 기사를 인용했다.

'30.3세에 첫아이 출산…한국이 가장 늦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분석하고 내용을 정리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인구센서스란 용어를 사전을 찾아서 해설했다. 요약난에는 '한국은 고령 출산 국가이다. OECD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의 여성의 첫 출산 나이는 30.3세로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높았다. 2014년 기준 31새로 매년 0.2세씩 높아지고 있다.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 교수는 "한국여성들의 대학진학률이 높아지고 취업난으로 결혼이 늦어지는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정리했다. '국가가 나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LG휴대폰 중국 짝퉁폰에 법적 대응’에 대한 기사를 오려붙이고 있다. 그런데 왜 삼성전자는 중국 짝퉁폰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일까? 질문이 있고 답변이 있다. 그 답은 중국정부에 찍힐까봐서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특허침해에 관대하고 이를 문제를 삼는 기업은 다양한 방식의 페널티를 가하는 경우를 우려해 삼성전자 같은 경우는 법적 대응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정리했다. 중학생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고 있다는 대목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찬반을 흑백논리 이상의 현실 속에서 간접 경험을 통해 익혀 가는 것이다.


같은 주제를 놓고 찬반 토론을 하기도 한다. 이 신문반의 토론은 수준급이다. 명문대학교 학생들의 토론에 견주어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열정과 내용이 알차다. ‘IS에 대한 미군 지상군 투입에 대한 찬반 토론’을 했다. 주제발제를 맡은 두 학생이 찬반 입장에 대해 장단점을 들며 발표하고 찬반으로 나뉜 학생들은 열심히 메모하여 토론을 하는 형식이다. 토론대표로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양 진영으로 나뉜 배심원석에서 이를 지켜보며 평가를 한다.


미 지상군 투입 찬성 측 발제자인 윤동준(통진중 3) 학생은 “현재 진행 중인 공습만으로는 민간인 피해만 키울 뿐, 수니파 이슬람 무장세력들을 진압할 수 없다. IS자살테러로  130여명이 민간인이 사살된 보도와 각종 테러의 경우를 보면 공습만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미 육군특수부대 델타포스가 공습만으로 사살할 수 없었던 IS고위 지도자를 지상군이 사살하였다. 지상군을 토입해 효과적인 소탕작전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대 측 김명보 학생은 “현재 대다수 66%가 지상군 투입에 찬성하고 있지만, 국지적 테러단체를 상대로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은 이미 경제적 교환비와 인적 교환비의 처참함을 알고 있기에 함부로 투입해서는 안 된다”며 “민간인 사상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다라서 항공폭격 등의 간접개입이 경제적이고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고 주장했다.


강재혁 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신문을 읽어왔지만,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NIE반에서 신문을 스크랩하고 분석을 하며 많은 지식과 흥미를 느끼게 됐다”며 “논리력 증진과 이해력이 특히 많이 자랐고 토론대회도 출전했다”고 말했다.


중학생의 수준으로는 어려운 주제이지만, IS의 배경과 목적까지 이론적 배경을 논리적으로 ㅍ현하며 찬반 토론을 이어가는 학생들의 수준이 놀랍다. 20여 분간 이어지는 자유토론에서 학생들은 상대의 논리적 약점을 파헤치며 치열한 논쟁을 이어갔다.

통진중학교는 언론재단 NIE시범학교로 지정된 바 있다. 이상현 교사의 노력이 모범적이란 근거다. 통진중학교 ‘NIE와 토론반’에서 아이들이 산지식으로 무장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명문대학교 학생들 이상의 실력을 배양해 나가는 모습에서 새삼 교육의 힘을 느끼게 한다                                                                    
 김동규 기자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