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라보엠'은 푸치니를 대변해 주는 작품이면서 작곡가의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슬픔과 기쁨의 조화, 여러 가지 색채와 등장인물의 정확한 묘사 등으로 인해 인상주의 적인 요소가 전체적으로 잘 어우러져 있다. 부드럽고 쉬운 원작의 내용도 함께하여 지난 세기를 거쳐 거의 모든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겨울시즌만 되면 발레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틀림없이 전국에서 공연되는 겨울오페라라고도 할 수 있다. 추운겨울 가난한 이들의 몸을 덥혀줄 사랑의 노래가 풍성한 작품이어서 더욱 그렇다.
거의 모든 작품에서 푸치니는 마지막 여주인공의 죽음이 결정되는 순간에 작곡을 끝내는 특성 때문에 그에게는 Woman Killer라는 닉네임이 뒤따른다. 아마도 이상형의 여인을 탄생시키고픈 이유와 관객에게 감동을 유도하려는 내심의 목적도 더해 지지 않았나 한다. 이 작품에서도 작곡가 푸치니는 2년간의 작업을 끝내고 여지없이 "내가 창조해낸 아름다운 이의 죽음을 보았네"라는 말과 함께 작곡을 끝냈다고 한다.
동시대의 작곡가 Leoncavallo (레온 카발로)가 똑같은 원작의 작품을 작곡하였지만 푸치니와 라이벌 관계만 형성되었을 뿐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이와 같이 푸치니와 동시대의 훌륭한 작곡가들은 푸치니 신드롬의 덫에 걸려 여러 가지로 많은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인기와 명성 부까지도 함께 누렸던 푸치니! 그는 오늘날 까지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주면서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파리의 추운 겨울날 가난한 시인 로돌포와 그와 함께 이상을 꿈꾸는 동료들(화가 마르첼로, 철악가 콜리네, 음악가 쇼나르). 이들이 바로 보헤미안이며 오페라 제목이기도 하다. 시인인 로돌포는 방이 너무 추워서 몸을 덥히고자 그가 쓰다 버린 시를 적은 종이마저 난로에 집어넣고 불을 쬐고 있다. 연이어 들어온 그의 친구들과 잡담을 벌이자마자 집주인이 밀린 집세를 받으러 오는 장면은 매우 코믹하고 우스꽝스럽다. 가까스로 집주인을 몰아내고 혼자 남은 시인 로돌포의 방을 두드리는 소리에 그는 “아! 여자의 목소리다!”를 직감하면서 문을 열자 패결핵에 걸린 옆집 처녀 미미가 촛불을 빌리러 들어온다. 두 사람의 만남은 곧 우연에서 필연으로 이어지고 갑자기 잡은 그녀의 손을 얼굴에 비비며 “그대의 찬손”을 부른다. 서로 소개가 끝난 후 두 사람은 곧 사랑에 빠진다. 2막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의 모무스 카페에서의 여흥이 계속된다. 시인 로돌포와 미미가 사랑을 속삭이는 사이에 화가 마르첼로의 옛 애인 무젯타가 나타나 한바탕 소란을 피운 뒤에 무제타의 유혹에 마르첼로는 다시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이 젊은 보헤미안들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하고 3막과 4막에서 차츰 패결핵에 걸려 죽어가는 미미의 고통으로 인해 형언할 수 없는 분위기의 음악으로 작곡가는 청중을 유도한다. 오케스트라는 미미의 죽음을 서서히 알린다. 4막에서 미미는 죽어가지만 함께 했던 모든 친구들이 그녀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력감을 느끼는 가운데 청중은 다시 한 번 아름다운 사랑의 멜로디 속에서 미미의 죽음을 지켜본다. 마지막으로 들리는 로돌포의 절규가 푸치니의 감성적인 멜로디와 함께 무대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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