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근육을 푸는 게 요가”

동작에 집중하다보면 외부와 차단돼...마음이 평화로워져
마음에도 근육있어...훈련하면 할수록 제어하는 능력 생겨

한 주 전만 해도 쌀쌀하던 날씨가 갑자기 화창해진 봄날. 매스컴에서 4월 말 날씨라 호들갑을 떨 정도로 포근한 날이다. 한 떨기 청초한 수선화라 할까. 중년으로 접어든 나이에도 불구하고 가냘픈 몸매에 나긋나긋 조용한 목소리. 아크로바틱한 동작을 표현할 때면 어디에서 저토록 힘찬 기운이 생겨 중력과 어긋나는 동작을 취할 수 있을까 궁금하게 하는 사람. 노화자 요가 강사를 만났다.

터번을 쓰고 앙상한 갈비뼈를 드러낸 채 기묘한 포즈로 팔다리를 비틀고 평화롭게 앉아 있는 인도의 요가 수행자. 요가하면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모습이다.

“요가는 명상과 수련을 통해 수행하는 것이지요. 요즘 연예인들이 다이어트에 좋다고 홍보하는 바람에 요가가 붐이 일고 몸매 관리에 특효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요가는 몸만 아니라 정신도 단련하는 운동이지요.”

-운동을 통해 정신을 단련한다는 것은?
“집중이 안 된다는 것은 외부에 정신이 지배당한다는 것이예요. 요가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면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걸 느끼게 됩니다. 몸을 단련하기 위해 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다보면 근육이 생기듯 정신도 근육이 있어요. 동작을 익히기 위해 단련하다 보면 정신도 단련되지요. 정신을 단련하면 외부와 차단하는 능력이 생기고 자신을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

-요가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요가는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운동이지요. 대부분 사람들의 몸은 척추와 근육이 뒤틀려 있고 척추가 뒤틀려져 있으니 몸 내부의 장기도 어긋나게 되고 몸 여기저기 필요없는 물질이 쌓여 있게 되지요. 동작을 통해 제 위치로 바로잡아주는 게 요가입니다. 몸이 밸런스를 이루면 조화롭게 돼 자연스럽게 병도 고쳐집니다.”

-요가를 하면 몸매가 이뻐진다고 하는데 얼마나 수련하면 일정 수준에 오를 수 있나요.
“앞에서 말한 대로 몸이 균형잡히게 되면 불필요한 부분의 살은 없어지고, 필요한 부분의 근육은 생기기 때문에 몸매가 이뻐지는 건 당연하지요. 요가의 동작 하나하나는 근력과 유연성이 있어야 동작을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근력과 유연성은 사람마다 다르죠. 똑같이 다리를 45도 들어올린다고 할 때 어떤 사람은 가능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동작이 되지요. 따라서 얼마나 수련해야 수준에 오를 수 있느냐는 사람마다 다 달라요.”
뭘 이리 당연한 걸 묻느냐는 표정이다.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우리나라 사람들 건강염려증은 최고 노력은 최하

건강한 삶을 누리고 살려면 운동은 필수. 하지만 매일매일 운동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몸이 아프면 밥을 잘 먹게 되지 않고 그러다보면 움직이지 않게 되고 움직이지 않으니 또 잘 먹지 못하고, 잘 먹지 못하니 또 아프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매일 밥 먹고 매일 숨쉬듯 운동도 매일매일 해야 합니다.”
노 선생의 말은 간결하다. 좋아서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싫어도 빠뜨릴 수 없다는 말일 터.

운동으로서의 요가가 좋은 점을 말해달라 청했다.

“단계단계 성취감이 있어요. 어려운 동작을 되풀이해서 해내고 말았을 때, 남에게 보여주고 싶죠. 몸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때의 쾌감은 말로 할 수 없어요. 제가 회원들에게 강의할 땐 항상 다음 동작을 보여줍니다. 제 동작을 보면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말이죠.”

요가는 혼자 배우면 안 돼

요즘은 유튜브 등 휴대폰 인터넷 화면 통해 혼자서도 동작을 보며 따라하기 쉬운 세상이다. 바쁜 세상 언제 요가 학원에 등록하고 시간을 내 배울 수 있나. 요가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지 물었다.

“다이어트에 좋다고 요즘 우엉차 물병을 들고 다니는 사람 흔히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우엉은 성질이 찬 음식이라 몸이 찬 소음인계열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좋다고 다 좋은 게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전문가에게 나에 맞는 운동법과 동작을 배워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허리가 시원해지는 동작이 있을 때 이 동작은 허리가 안 좋은 사람이 되풀이하면 건강을 오히려 해칠 수 있어요. 어떤 근육을 잡아서 어떻게 동작을 하는지, 호흡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중요하지요. 그냥 몸을 휘기만 해서는 다칠 수 있지요. 가전제품을 사용할 때 사용설명서를 반드시 읽어야 하듯 몸 사용설명서를 배워야 합니다. 최소 1년 이상은요.”

요가의 좋은 점 체험으로 알게 돼 지도자의 길 들어서

30대 중반 당시 갑자기 건강이 안좋아진 노화자 선생. 아픈 척추를 붙잡고 병원을 전전했다.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집안에 안좋은 일도 생기고 위장과 척추에 병이 생겨 무척 힘들었지요. 다니던 병원의 의사선생님이 요가를 권하더라고요. 요가사진에서 보면 허리가 뒤틀린 동작이 있어 척추에 안좋게 보이는데 오히려 요가는 과학이예요. 필요한 근육이 생기고 근력도 생기면서 척추가 바로서게 되지요. 요가를 통해 건강을 되찾게 됐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오늘의 제가 있게 만든 은인이시죠.”

요가에 푹 빠진 노화자 선생. 요가를 배우는 동안 주위에서 잘한다 칭찬과 함께 지도자의 길을 권유받게 됐다. 지도자 자격증을 따고 4년제 요가명상학교도 졸업한 노화자 선생. 드디어 인도로 요가 유학까지 다녀오게 된다.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채 요가 전도사의 길로 들어선다.

“잘 몰랐는데 제가 유난히 유연성이 좋더라고요. 요가를 처음 배울 땐 명현현상이라고 안좋고 불편한 반응이 생겨나 무척 고생했는데 3년 정도 수련하니 몸이 완벽히 좋아졌어요. 예민했던 성격도 밝아지고요.”

요가는 밥 세 끼 중 한 끼처럼 하루에 한번이라도 거르면 큰 일 난다는 노화자 선생. 선생에게 요가 동작 중 김포신문 독자를 위해 간단하고도 효과 큰 동작 하나 가르쳐달라고 졸랐다.

“간단하고 제일 좋은 방법은 모세혈관확장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누운 채로 팔과 다리를 들고 그냥 흔들어주는 운동이예요. 팔다리를 흔들어주기만 해도 모세혈관이 확장돼서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몸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침에 자리에서 눈을 뜨면 그 자리에서 1분 이상,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 1분 이상 이 동작을 하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꼭 해보세요.”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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