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예 노래선생님


유치원교사, 연극배우, 뮤지컬배우, 합창단원, 웅변가, 작곡가, 동화구연가, 작가, 직장인밴드 보컬, 행사 MC… 취재를 하면서 받아 적은 직업만 해도 열손가락이 모자라다. 가지고 있는 끼가 넘치고, 에너지도 가득 차있다.
최다예. 어떤 직업으로소개하는 것이 좋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래도 노래선생님이 좋아료"라고 대답한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힐링이 된다는 노래. 인터뷰 내내 노래에 대한 얘기가 끊이지 않을 만큼 노래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담뿍 담겨있는 초다예의 노래인생을 들여다 보았다.


넘치는 끼와 열정
대학 때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졸업 후 유치원 교사생활을 했지만 활동적인 일을 하고픈 그에게는 답답한 자리였다.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묶여 있는게 싫었다. 대학에서 연극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무대에 자주 섰고, 무대가 그리웠다. 유치원 교사를 그만두고, 김포에서 살게 되었다. 김포에 자리 잡은지는 14년 정도. 김포에서 처음 시작한 활동은 시립 여성합창단 활동이었다. 배우를 했던 것은 좋은 경험이 됐다. 학교에서 특별활동으로 아이들에게 연극이나 뮤지컬을 가르치기도 했다. 동화구연을 하면서 색동회 김포지부 회장도 맡았고, 유치원교사들에게 동화구연 강연도 했다. 작곡에도 관심이 있어 창작동요제에 참가하여 입상하기도 했다. 어려서 웅변대회에 나가 상을 받아올 만큼 목소리도 좋았다. 연극무대에 서다보니 발성도 좋았다. 그러다 보니 노래를 잘하는 것은 당연하다. 본인이 개발한 것도 있겠지만 가지고 있는 재주가 많다.

올해 오라니장터 축제에서 행사 사회를 보며 구경하는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 쥐락펴락하며 행사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리며 큰 박수를 받았다. 연극활동을 하며 무대에 섰던 경험, 유치원 교사를 하면서 아이들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했던 수 많은 노력, 그런 끼와 열정이 차곡차곡 쌓였기에 지금의 만능 엔터테이너 최다예가 나올수 있었던 것 아닐까.

노래 가르치는 선생님
'나이 40이 넘으면 노래선생님을 해야겠다'는 꿈이 있었는데, 좀 일찍 시작하게 됐다. 1년 동안 화성, 발성, 이론을 공부하면서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처음에는 유명한 노래강사들의 수업을 찾아다니며 자신만의 교수법을 만들어 나갔다. 현재 김포1동, 양촌, 대곶주민자치센터를 비롯해서 김포대 평생교육원 노래교실에서 노래선생님을 하고 있다.

노래선생님이라고 수업시간 내내 노래만 하는 것은 아니다. 노래는 기본이고 수업을 듣는 사람들을 집중시킬수 있는 이야기 실력, 노래를 더 흥겹게 하는 댄스까지 섭렵해야 한다. 수업 분위기에 맞춰 분위기를 살리거나 가라앉히기도 해야 한다. 유행과 계절, 수업 듣는 사람들의 연령에 따라 그날그날 부르는 노래도 달라진다. 얼마 전 10월의 마지막 날에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불렀고, 가수 신해철의 사망소식이 있던 날에는 장윤정의 '초혼'을 불렀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노래선생님이 노래만 잘 한다고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닌 듯하다. 삶에 대한 내공은 물론이고 순발력과 끼가 필요하고, 그런 것은 공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의 끼를 물려받았어요. 두 분 모두 노래를 잘하셨어요. 아버지가 법대를 나오시고 사회생활을 하셨는데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노래도 부르면서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익숙해졌던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래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라는 기자의 말에 "노래를 하다보면 막힌 곳이 뻥 뚫리는 시원함이 있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노래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라고 답한다.

이제 노래교사 7년차에 접어든 선생님에게 노래 잘 하는 팁을 하나만 알려달라고 했다. "가사를 정확히 읽어보세요. 어떻게 하면 가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가사를 이해하고 부르면 감정이나 이런 것들은 자연스럽게 잡힐 수 있어요"라고 알려준다. 노래에 영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한번쯤 생각해 보고 노래방에가보는 건 어떨까.

노래하면 행복해져요
현재 최다예 씨는 김포직장인밴드 '아장'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활동을 시작한지는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번 달 22일에 열리는 정기공연에 참여한다. 불우이웃돕기로 여성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김포직장인밴드 6개 팀이 참여한다. 이 자리에서 최다예씨가 부를 노래는 '나성에 가면'. 심은경이 주연한 영화 '수상한 그녀'에 삽입되어 인기를 끌었던 곡이고, 7080밴드에서 부르기 제격인 노래다.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본인 스스로도 '노래를 하면 행복해진다. 노래만큼 힐링되는 게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녀가 좋아하는 노래는 '노래는 나의 인생'이란다. 평생을 노래를 부르며 살아온 이미자의 노래다. '괴로운 일도 슬픔의 눈물도 가슴에 묻어 놓고 나와 함께 걸어가는 노래만이 나의 생명'이라는 가사에는 국민가수 이미자의 인생도 보이지만, 노래를 통해 삶을 살아내는 최다예 씨의 이야기도 담겨있는 듯 했다. 현재 자원봉사센터 주관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무료급식 사랑의 밥차 행사에서 라이브 가수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최다예에게 노래는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저에게 노래는 소통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자, 세대간의 소통방법이죠"라고 답한다.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에서 행복함을 느끼며, 노래를 통해 소통하는 그녀가 바로 가수이다.

앞으로도 노래선생님으로 살고 싶다는 최다예 씨는 하고 싶은 다른 일은 없느냐는 질문에 "할머니 이야기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만 이야기선생님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노인들에게도 이야기선생이 필요해요. 요양원에 가서 그냥 스토리만 읽고 전달하는 게 아니라 뮤지컬처럼 노래와 춤도 함께 하면서 공연을 하고 싶어요"라고 한다.
수업과 보컬연습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피곤할 법도 하지만, 즐거워서 하니까 힘들거나 피곤함을 모른다. 가끔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노래하면서 그런 것들을 다 잊어버린다고 한다. '우울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며 아직도 보여줄 것이 많다는 그녀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이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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