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죠”


양촌에서 6대째, 양촌에서 나고 자란 양촌 토박이 심재묵(50) 위원장. 심 위원장은 양촌을 지키며 양촌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안심마을에 선정된 양촌읍의 주민자치회 일을 보랴 열관리시공협회의 김포시 회장으로, 전국 중앙회 이사로 일하며 보일러 시공과 설비의 전문성을 살려 각종 봉사하랴 하루가 모자란 심 위원장을 만나보았다.

봉사도 전문, 전공 살려 돕는다
“군 제대 후 보일러회사 자재부에서 일했어요. 그러다 설비업체를 세워 일했고요. 보일러 시공과 설비가 제 전문이지요. 군 생활 빼고는 양촌을 떠난 적이 없어요. 젊은이들이 거의 떠난 고향에 있으면서 선배들의 권유로 자율방범대에 참여한 게 봉사생활의 시초가 됐어요.”
자율방범대에 참여한 심 위원장은 특유의 성실함으로 매일 저녁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고향을 지키기 위해 순찰을 돌았다. 자율방범대 활동은 곧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연스레 양곡초등학교 녹색봉사단 활동으로 이어졌다.
“봉사활동에 청춘을 보내다보니 본의 아니게 여러 곳으로부터 표창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제일 자랑스런 상은 녹색봉사단 활동으로 받은 상이예요. 아이들이 소풍갈 땐 화물차를 몰고 따라가서는 올 때 쓰레기를 한 차 가득 싣고 오기도 했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도록 많은 활동을 했지요. 제가 애를 둘 두었는데 두 애가 다 졸업할 때까지 8년 동안을 녹색봉사단으로 활동했지요. 참 애착이 많이 가던 활동이었어요.”
생업을 위해 보일러 시공일을 다니던 심 위원장은 일을 하기 위해 찾아간 집 가운데 어렵고 힘들게 사는 이웃들이 못내 눈에 밟혔다.
“어려운 이웃을 보면서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돕고 싶었어요. 화장실도 제대로 없는 집에는 화장실 공사도 해주고, 집이 없어 창고에 숙식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바닥에 보일러도 깔고 장판도 해 주고.”

동종업계 사람들 모아 봉사에 나서
“한국열관리시공협회라고 보일러 시공과 설비를 하는 업체의 모임이 있어요. 여기 김포시지회 감사와 회장을 맡으면서 회원들과 함께 봉사를 확대시켜 나갔어요. 십시일반 돈도 모으고, 보일러 제조사로부터 협찬도 받고. 제대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게 됐지요.”
심 위원장은 장비가 들어갈 수 없는 집에는 일일이 삽으로 땅을 파 정화조를 묻기까지 하면서 회원들과 봉사에 온 힘을 바쳤다.
“수해를 입은 집은 제일 먼저 보일러를 뜯어내서 수리를 해야 해요. 그래야 그 다음에 불을 때서 집 안을 말릴 수 있지요. 다들 생업이 바쁘지만 우린 전문가이니까 며칠씩 달라붙어 일을 끝내곤 하지요.”

봉사에 대한 오해도 많아, 그러나 어머니 생각하며 봉사해
“몇십년을 이렇게 봉사활동 하니까 주위에서 혹시 시의원이라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고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제가 그런 데 나가려고 스펙 쌓는 건 절대 아니예요. 홀로 되신 어머니를 20여년째 모시고 있는데 어머니 생각하며 노인네들 따뜻이 살 수 있도록 보일러 설치하며 봉사하고 있어요.”
2남1녀 중 막내인 심 위원장. 막내지만 어머니를 모시며 고향을 지키고 있다. ‘봉사하는 게 왜 좋냐?’라고 우문을 던졌다.
“도움받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정말 즐거워요. 그래서 봉사하지요.” 현답이다.
“처음엔 반대하던 집사람이 지금은 뒷바라지에 열심이죠. 특히 아이들이 자랑스러워 할 땐 정말 보람 있습니다.”

양곡 구도심 살리는 데 진력할 터

아직도 심 위원장에게는 할 일이 많다. 양촌 토박이로서 신도시 바람에 흔들리는 양곡 구도심이 안타깝다.
“신도시가 밀려오면서 양곡에는 사회적 약자가 이전보다 더 많아졌어요. 이제 구도심은 슬럼화되어 섬처럼 낙후된 곳이 됐죠. 8시만 넘으면 어둡고 해서 부녀자와 학생들이 외출하기도 어려워졌어요. 외국인근로자도 많아졌고 새터민도 있고. 마침 안심마을에 양촌읍이 선정돼서 양곡 구도심 살리기에 제 한 손을 보태고 있어요.”
뉴타운 정책이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양곡 구도심은 서서히 슬럼화되고 있는 형편. 심재묵 위원장은 양촌읍주민자치회에서 생활안전분과를 맡으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도시 택지개발로 양촌을 떠난 제 또래의 사람들을 다시 고향으로 오게 할 겁니다. 그들이 나서야 양촌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나고 자랐고, 제 자식들이 나고 자라고 있는 양촌을 위해 더 노력해야죠.”
묵묵히 뚝심 하나로 양촌을 지키는 양촌지킴이 심재묵 위원장. 심 위원장의 활약을 기대하며 성원을 보낸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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