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과 지역경제에 희망이 되는 급식센터가 돼야

무상급식은 시민적 요구, 국가 차원 지원책 나와야   
행정과 시민 인식 차이, 무상급식 오해 극복 숙제


김포시 학교 무상급식이 5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 5월 민관 거버넌스 형태의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가 설치됐다. 시는 센터를 통해 보다 질 좋은 급식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추구하고 있다. 김포시 학교급식의 올바른 정착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숙제도 많다.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 김규태 사무국장을 만나 김포시 학교급식의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포시학교급식센터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학교에 식재료를 공급하는 곳이다. 맞는 말이다. 현재 전국 230여개 기초지자체 중 50여개 지자체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 가동 중에 있다.
복잡하게 설명할 것 없이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설치된 지자체와 그렇지 않은 지자체의 학교급식의 질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04년 제정된 학교급식 조례에 의해 김포시학교급식발전협의회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작년 여름 학교급식발전협의회는 센터 설립을 결의했고, 시장은 최고 의결 기구인 학교급식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을 공식화했다. 그리고 2014년 5월 8일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를 개소했다.

김포시 학교급식시스템의 특징은

학교급식은 무상급식과 유상급식, 그리고 일반급식과 친환경급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 학교가 모두 친환경무상급식을 하는 것은 아니고, 유상급식이라고 해서 모두 일반급식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학부모들이 급식비를 내고 있는 고등학교에서도 친환경급식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현재 경기도의 모든 지자체들이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들 학교들이 모두 친환경급식을 하는 것이 아니다. 김포시만 해도 그렇다. 김포시는 고등학교까지 포함해서 총 75개의 학교가 있지만 무상급식은 고등학교를 제외한 62개 학교에서만 실시되고 있으며 이 중 40개 학교가 친환경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김포시학교급식센터가 지향하는 방향과 목표는

지자체들이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하는 가장 큰 목적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과 지역경제순환을 통한 건강한 지자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지역의 로컬푸드를 학교에 공급하면서 지역의 농민과 가공업체를 활성화 시킨다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역할은 안전한 로컬푸드가 아이들에게 공급되도록 감시하고 지원하는 역할과 함께 아이들이 안전한 로컬푸드를 맘껏 먹을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하는 것이다.

친환경무상급식과 무상급식과의 차이와 기대효과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하듯,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친환경무상급식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친환경급식을 하려면 일반 급식을 기준으로 지원하는 무상급식비만으로는 어렵다. 그래서 경기도에서 예산을 마련해 그 차액을 지원하게 되면서 친환경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곤지암에 있는 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경기도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을 경기도 학교급식에 공급하고 있다. 경기도에는 25개의 친환경학교급식출하회가 있으며 김포시에도 30여명으로 구성된 ‘김포시친환경공선출하회’가 있다.

이러한 친환경무상급식 제도는 친환경농업정책을 가능하게 하는 현실적인 제도가 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해도 팔 곳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던 친환경농민들이 친환경농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훌륭한 제도인 것이다.

특히 김포시는 친환경무상급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급격한 신도시 확장으로 많은 인구가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지만 난개발 등으로 농지가 오염되고 주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 오염이 심각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친환경농업의 확장이라고 생각한다. 친환경농업이 가능하려면 토양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 또한 친환경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상급식이 교육예산의 큰 비중을 차지해 학교시설 개선 등에 필요한 예산 부족을 야기하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무상급식에 앞서 시민들이 살아가면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왜 보험을 들고 아이들 교육에 집착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부모들은 생활에 쪼들리면서도 아이들 교육은 포기하지 않는다. 무상급식은 이러한 시민적 요구를 반영한 정책이다.

그런데 지자체들이 출혈을 해 가며 무상급식을 통해 학부모들의 교육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국가 차원의 정책이 시행되지 않고 있는 관계로 무상급식 예산으로 국가가 해야 할 일까지 대신해야 한다는 게 문제다. 현재 무상급식 예산의 70%만이 식재료 구입비로 충당되고 30%는 시설개선과 인건비 등으로 지출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국가지원을 요구하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2년 가까이 계류 중에 있고, 전국 도지사협의회도 지방 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매년 국가에 요구해 오고 있는 상태다. 전 국민이 나서서 교육부가 할 일을 지자체가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본다.

센터 운영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행정과 시민들의 인식 차이와 시민들의 학교급식에 대한 오해가 당장의 가장 큰 어려움인데, 사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민과 관이 함께 힘을 모으는 형태의 센터 설치가 계획됐고 센터 설립의 중심엔 시민들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들과 행정과의 불협화음이 발생하면서 센터 설립을 건의한 학교급식발전협의회 민간 위원들이 전원 사퇴하는 일도 있었지만, 어쨌든 센터는 개소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문제는 행정과 시민들과의 갭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생각한 일정보다 훨씬 늦게 센터가 개소하면서 시민들은 마음이 급하지만 행정 시스템은 시민들 마음처럼 그렇게 쉽게 움직여지지 않는다. 원래 조례가 개정된 후 센터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센터가 개소한 지 4개월이 되었지만 아직 조례가 개정 되지 않아 운영위원회 등 센터 조직 구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 조례는 오는 10월 쯤 의회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어려움 중의 하나인 시민들의 학교급식지원센터에 대한 오해에 대한 부분도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학교급식지원센터가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학교급식지원센터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산물 유통센터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나아가 교육 부서에서 무상급식 지원을 하고 있고, 농정과에서 농산물 유통 지원을 하고 있는데 왜 센터를 만드냐며 ‘옥상옥’이라고 비판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들은 학교급식의 현실과 기본 취지에 대해 잘 모르는 데서 오는 오해라고 생각한다.

현재 김포시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으로 지원되고 있는 230여억원에 달한다. 교육청이 130여억원, 김포시가 100여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학생들이 소비하고 있는 식재료를 누가 공급하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학교급식지원센터가 필요한 지점이다. 식재료를 중심으로 지역경제를 선순환 시키는 게 센터의 역할인 것이다.

소비자인 학부모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는 현재 학교급식 본연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한 설계에 힘쓰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조직체계를 마련하고 시민들과 공유하는 사업을 가져 나갈 계획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나아가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계획과 집행 과정에도 참여하여 모두 함께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이 과정에서 농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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