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인국 세계도덕재무장한국본부 상임이사

최소한의 '정직과 선'을 알려줘야
인성부터 사람교육 다시 시작하자
도덕과목 없애는 교육정책도 문제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불감증과 부조리에 대한 각성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세월호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있었고 그 이후에도 있었다. 다만 이번은 사망자가 훨씬 많고 더 허망하게 보냈다는 차이가 있을 뿐. 적폐에 이어 국가개조, 국가혁신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에 앞서 청소년 시기부터 '도덕과 윤리, 정직'의 인성교육이 우선이라는 정인국<사진.75세> 세계도덕재무장(MRA)한국본부 상임이사를 만났다.

▲세월호 사건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치경제 모든 분야에서 부정부패가 만연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 정점에 정치인들이 있고, 제일 썩었다는 말들도 합니다. 한국 사회가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기성세대가 켜켜이 쌓아온 부정부패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습니다. 부실한 설계, 인원과 화물 초과, 구조변경 모두 부정에서 나온 일입니다. 어른들이 원칙과 정직을 지켰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 선장과 선원들이 어린학생의 목숨을 생각했다면 그런 엄청난 사고에서 저들만 도망쳐 나올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 사람은 양심과 윤리 없이 자라난 사람입니다. 본인이 처한 상황이 어찌되었든 남을 죽일 수 도 있다는 임병장 사건도 개인책임 보다는 한국사회의 책임이 큽니다. 

▲양심과 윤리라고 하면 막연한데요.

애당초 청소년 때부터 도덕과 윤리, 정직이 뭔지, 죄가 뭔지를 가르치치도 않은 게 근본 문제입니다. 몰라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청소년 때부터 '돈이면 다 된다'는 어른들의 속물을 그대로 답습합니다. 근본적으로 인간 내면의 도덕과 윤리 훈련이 안 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면 그렇게 잘못 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마저도 올해부터는 도덕 과목이 없어졌습니다. 막연해도 도덕과 윤리가 무엇인지를 알려줘야 하는데 안하겠다는 겁니다. 입시위주로만 교육하겠다는 건데 참으로 위험한 정책입니다. 그게 우리 사회문제의 발단입니다. 뿌리와 기초가 없어 생기는 문제들입니다. '기성세대도 저 모양인데 무슨' 그렇게 말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학교에서 가정에서 책 한 권을 놓고서라도 무엇이 '선(善)'인지, 무엇이 '옮음'인지를 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성장한 뒤 사회에 나가서도 악영향을 덜 받고 스스로 판단하게 됩니다. 우리사회가 청소년에게 최소한의 정직과 선을 알려줘야 합니다.

▲5천년 전 이집트 피라미드에도 '요즘 젊은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글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착하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상담을 많이 하는데 이른바 문제아라 불리는 청소년들을 보면 반드시 그 뒤에는 문제 가정, 문제 부모가 있습니다. 생활고나 경제사정도 있겠지만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고스란히 배웁니다. 도덕과 윤리에서 이중적 생활을 하는 부모의 모습을 아이들은 그대로 닮습니다. 이제는 버릇을 넘어 청소년들에게서 사악함과 영악함으로 나타납니다. 그것이 5천년 전과의 차이입니다. 그래서 가정윤리 아니, 부모윤리가 중요합니다.

▲다시 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우리나라도 이제는 학생들이 거의 유치원을 다닙니다만, 미국은 오래전부터 유치원 인성교육을 합니다. 자라면서 체벌도 없습니다. 그런 문제가 불거지면 교사와 학생이 타협하고 토론을 합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대화능력과 판단력을 기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실은 언제부턴가 인성교육이 사라졌습니다. 선생님들도 포기하고 그냥 내버려 둡니다. 책임을 안 지려고 합니다. 학부모를 의식해서이기도 하겠지만 과연 자신의 아이여도 그럴까요? 지금 학생들은 인성교육은 물론 올고 그름을 판단할 지혜가, 거기까지 갈 수가 없습니다. 길을 보여주지도 않았으니까요. 나라가, 어른들이 청소년의 인성교육부터 다시 시작해야합니다. 그게 우리나라의 희망입니다.

최구길 기자

정인국 세계도덕재무장(MRA)한국본부 상임이사는 1939년 김포 북변동에서 출생했다. 경희대 법학과를 수료한 뒤 한흥특수고무공업사 대표로 사업을 벌이던 중 1973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가 1989년 귀국했다. 미국 이민 중 교포 2세들이 한국문화와 한글을 배우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달라스 한인학교'를 설립, '한인 YMCA'도 창립했다. 또 한인회장과 한인상공인회의소장을 역임하면서 한인사회의 단합에 매진했다. 귀국 뒤에는 김포시청소년위원회 위원과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이사 등을 맡아 현재까지도 청소년의 인성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부친은 제1대 제헌국회부터 제5대까지 국회의원 4선을 지낸 정준 의원이다. 정준 전 의원은 '당에 소속되면 거수기가 되어 소신을 펼수 없다'며 온갖 탄압에도 불구 김포 출신 '무소속'을 지켜낸 일화로 유명하다. 또 도덕재무장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MRA를 한국에 도입, 1964년부터 1994년까지 MRA한국본부 이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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