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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인] 시는 내게 위안을 준 치료제시인 박미림

훗날 내 시를 보고 최선 다한 내 모습 기억했으면
시 쓰기와 비정규직의 아픔은 나를 움직이는 두 힘

올해 들어 오랜 시간 일해 오던 직장에서 잘리고, 6.4지방선거 민주당 비례대표 시의원 당내 경선에서 티켓을 놓친 그녀. ‘꽃의 문턱에서 조헌선생을 만나다’라는 작품으로 지난 23일 열린 중봉문학상 최종심사까지 올라갔다 안타깝게 떨어지고, 세월호의 아픔을 온몸으로 노래한 시인. 김포문인협회 부회장으로, 김포시민자치네트워크 사무국장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바쁜 가운데서도 왕성하게 시를 발표하는 시인 박미림(52)이 그녀다. 박 시인을 만났다.

마침 박 시인을 만난 날은 지방선거 바로 다음날 오전이었다. 이번 지방선거 김포지역에서 가장 치열하게 경합을 벌여 엎치락 뒤치락하던 개표 결과가 아침 9시나 돼서야 결정된 비례대표 시의원. 밤새 개표방송을 보느라 얼굴이 부었다는 박 시인에게 소감부터 물었다.

“좀 아쉽네요. 비정규직 처우문제 등 나름 개선하고 싶은 것이 많아 비례대표 당내 경선에 참여했는데 떨어졌지요. 경선에서 저를 이긴 심민자 후보가 당선되기를 많이 바랐었는데 결과가 안 좋아 참 안타까웠어요.”

꿈많던 문학소녀 김포에서 시인으로 태어나

얌전하고 단아한 모습의 박미림은 원래 남 앞에 나서기 쑥스러워하고 사랑을 노래하던 문학소녀였다. 그러던 박미림이 사회의 부조리와 부당한 처우에 맞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게 된 것은 김포에서 비정규직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다.

20여년 전 김포에 온 박 시인. 마침 1995년 예총에서 벌인 백일장대회에 아이들과 함께 갔다가 얼떨결에 대회에 참가했다.

“장릉에서 백일장이 열렸어요. 아이 데리고 백일장에 갔다가 정작 학생부문은 없고 일반부만 있기에 제가 써서 응모했어요. 그런데 덜컥 입상한 거죠.”

이 대회에서 ‘밤’을 주제로 한 시를 응모,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인연으로 김포문인협회에 가입하게 됐고, 이후 예총에서 설립한 문예대학 1기생으로 문학수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다. 작가로의 꿈을 키우며 예총 산하 문인협회 사무국장 일을 맡아보며 열심히 활동하던 박 시인. 갑작스런 가정사로 박 시인은 생활을 위해 농기센터에 기간제 사원으로 입사하게 된다.

“농기센터에 기간제 사원으로 입사했는데, 공무원 사회에서 일하다보니 저와 같은 기간제 사원에게는 차마 말 못할 차별 대우와 인격 모독이 있는 거예요. 그곳 생활에서 오는 힘겨움, 즉 사람에 대한 실망, 사랑의 갈망을 넋두리하듯 시로 썼어요. 시가 없었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거예요.”

기간제의 설움 느끼며 사회의 아픔 깨달아

박 시인은 농기센터에서의 근무 경험으로 점점 사회의 부조리에 눈을 뜨게 됐다.

“이전의 말랑말랑한 시에서 점차 참여시를 쓰게 됐어요. 사회의 부당함을 시로써 저항한 셈이죠. 정당한 대우를 해 달라는 것이었죠.”

혼자서는 변화시키기 어려워 함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박 시인은 동료 기간제 사원들을 모아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모임은 불과 1년만에 참담한 실패로 끝나고 만다. 그래서일까 오랜 시간 다니던 직장의 재계약은 작년 말 불발됐다. 직장을 나온 후 박 시인은 ‘김포관공서 비정규직 카페’를 개설해서 비정규직들의 애환을 공유하고 개선하기 위해 힘 쓰고 있다.

“저 하나의 괴로움이 아니죠. 수많은 같은 처지의 비정규직들의 설움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죠. 저도 민주당원이지만 민주당이 시장되었어도 전혀 바뀐 게 없었어요. 이번에는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철저히 따질 겁니다.”

시는 나의 위안, 최선 다한 시인으로 기억되고파

주변이 정리된 호젓한 밤 시간, 조용한 장소에서만 시를 쓴다는 박 시인.

“오랜 시간 생각하기보다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영감을 잡아 느낌을 살려 시를 씁니다. 제게 시는 현실에서 느끼지 못한 성취감과 위안을 주죠. 시는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유산이예요. 아이들에게 물려줄 물질은 없지만 훗날 아이들이 엄마가 쓴 시를 보며 내 자신이 최선을 다한 모습을 기억해 주었으면 해요.”

시에 대한 박 시인의 열정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다.

“김포에 문학지를 발간하는 게 제 꿈이에요. 작년에 출판사 등록을 마쳤고 차근차근 준비중입니다. 이제 김포에도 제대로 된 상업 문학지가 있을 때도 되었지요.”

시인의 소박한 꿈이 영글 때도 멀지 않았다. 시인의 바람대로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와 처우개선이 이번 민선6기에 실현될 수 있기를, 그리고 멋진 문학지가 하루빨리 발간되기를 시인과 함께 기원해 본다.

김종훈 기자

김종훈 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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