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름콘서트콰이어 장윤선 단장 · 장효신 지휘자

왼쪽은 언니 장윤선 단장, 오른쪽은 동생 장효신 지휘자.
환상적인 화음이 어우러지는 게 합창의 매력
남성의 매력 뽐내는 남자 단원 언제나 환영

 32만 인구를 자랑하는 김포시. 산과 들이 깎여 평지가 되고 어느덧 아파트 숲으로 변해가고, 하루가 다르게 사방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역동적인 도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문화와 예술에서는 아직 갈 길이 먼 지방의 자그마한 도시에 불과한 처지. 이제 아트홀도 개관되고 여기에 걸맞게 문화에 대한 청사진도 새롭게 그려나가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문화는 관이 주도하여 이끌어나가기보다 주민들이 자생적으로 문화에 대해 참여와 보급에 나설 때 발전도 빠르고 파급력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는 선구자들의 아낌없는 자기 희생과 노력이 있어야 가능할 터.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재능과 시간, 돈을 기꺼이 내놓고 김포문화 발전을 위해 뛰는 사람이 있다. 한강신도시 아파트 주민들을 모아 합창단을 꾸려나가는 장윤선 단장(39)과 장효신 지휘자(35). 두 자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두 자매의 환상호흡이 빚어낸 합창단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언니 윤선 씨와 성악을 전공한 동생 효신 씨. 세 자매 중 큰딸과 막내딸이다. 추진력 있는 언니와 꼼꼼한 일처리의 동생. 두 자매의 환상적 호흡이 일을 벌였다.

“서울 살 때인데요, 아파트 카페에 자선음악회를 하자는 글을 올렸어요. 당시 그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벼룩시장 같은 걸 벌여 얻은 수익금으로 봉사했어요. 그걸 보고 음악회를 해서 나온 수익금을 보태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일을 벌였지요.”

언니 윤선 씨는 신접살림을 차린 아파트 단지의 카페에 음악회를 열자는 글을 올렸고, 많은 주부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윤선 씨는 동생 효신 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이렇게 해서 윤선 씨의 특기인 피아노 연주, 동생 효신 씨의 독창과 주부들로 구성된 중창단으로 프로그램을 꾸민 작은음악회는 단지 내 주민들로부터 열광적인 성원을 받았다. 음악회 티켓 판매 대금과 후원금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우물 두 개를 파는 데 보내졌다.

 김포에 주부합창단 창단

2012년 김포 한강신도시로 이주해 온 윤선 씨는 서울에서의 경험을 살려 본격적인 주부합창단을 조직하기로 한다. 신도시아파트 내에 피아노학원을 열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카페에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여라는 글을 올렸다.

“아무래도 서울보다는 전업주부들의 수가 적어서 그런지 많이 모이지는 않더라고요. 음악을 전공한 분들도 1명밖에 없고요. 그래도 20여명의 주부들이 모여 합창단을 창단했어요.”

2013년 4월 윤선 씨는 단장 겸 반주를 맡고, 동생 효신 씨가 지휘를 담당해 합창단 한아름콘서트콰이어를 정식 발족했다. 연습장소는 윤선 씨가 운영하는 피아노학원. 매주 수요일마다 학원 안에서는 대중가요부터 세미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이 꾀꼬리 화음이 되어 울려퍼진다. 가장 많이 부르며 연습하는 노래는 장윤정의 ‘어머나’. 아직 미혼인 동생 효신 씨는 언니의 꾐에 빠져 시작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열성이다.

“제가 가진 재능과 시간, 돈을 투자해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할 수 있고, 합창단을 꾸려갈 수 있어 무척 보람이 큽니다. 아마튜어들은 합창이라는 게 처음에는 좀 꺼려지지만 하다보면 화음이 어우러지는 쾌감이 중독성이 있어요.”

“성악을 전공해서 많은 무대에 섰지만 각기 다른 4성부가 모여서 하모니를 이루며 조화를 이루는 게 환상적이에요. 어려서부터 합창단 지휘하는 게 꿈이었요.”

두 자매의 합창에 대한 즐거움과 자랑은 끝이 없이 이어진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이쁜 마음이 보기좋다.

 합창을 통해 행복한 사회를 꿈꾼다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어려움이 클 터. 합창 연습부터 정기 발표회까지 돈 들어가는 데는 부지기수다. 두 자매의 헌신과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만 운영하기에는 힘이 든다.

“어려움이 왜 없겠어요. 제대로 된 연습실만 있어도 좋겠어요. 문화와 예술에 대해 관에서 좀 더 관심이 있었으면 합니다. 정기공연을 아트홀에서 할 수 있도록 지원도 있었으면 하고요.”

창단된 지 이제 2년. 작년 10월에는 첫 창단 기념 공연도 열었다. 시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을 그저 좋아서 묵묵히 걸어가는 두 자매. 굳이 어려움을 드러내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합창을 들려줄 수 있을까 고민한다.

“합창을 통해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과 하모니를 들려주고 싶어요. 음악으로 행복을 주고 싶어 병원과 요양원 등에도 공연하러 갑니다.”

“연주자로서 공부도 더하고 싶고 지휘 공부도 하고 싶어요. 합창단을 이끌어가느라 공부할 시간이 없지만 오히려 제가 음악과 인생에서 얻는 게 더 많아요. 합창은 제가 평생 해야 할 목표가 됐어요.”

아직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문화와 행복을 위해 자신들의 재능과 열정을 쏟고 있는 두 자매. 윤선과 효신 씨의 앞날에 영광이 있기를 기원해 본다.

 추신.  한아름합창단에서는 보다 매력적인 화음을 위해 남성단원을 절찬리에 모집한다. 총각이라면 아직 미혼인 효신 씨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행운도 기대할 수 있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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