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자의 눈으로 사진에 느낌 담아

구도자의 자세로 나만의 느낌 평생 찾아야 
지금까지 목표 절반 정도 달성, 갈 길 멀다

평생 화두를 잡고 길을 찾는 스님처럼 나만의 화두를 잡고 매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터. 20년 세월 카메라를 잡고 예술을 좇는 사진작가 백미화(54) 씨를 만났다.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전국민이 사진작가가 된 세상.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필름카메라만 존재했던 시기에는 특별한 사람만이 접할 수 있었던 사진의 세계였다.
상전벽해가 무색할 만큼 급변하는 때에 우직하게 나만의 작품세계를 꿈꾸며 우직하게 매진하는 백미화 작가. 김포아트홀 개관기념 김포사진협회 사진전을 마친 백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형부의 유품인 카메라로 사진에 입문
초등학교 때 김포에 온 경상도 출신 백미화 작가. 어렸을 적 만화책 그림베끼기를 즐겨하던 소녀였다.
“1996년인가요. 형부가 외국에서 수동카메라를 사오셨는데 그만 병으로 돌아가셨어요. 형부의 유품이 된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수업에 참여했어요.”
가정주부의 삶을 살던 백 작가는 마침 문화원에서 사진강좌가 열리자 사진에 입문하게 된다. 함께 수업받던 회원이 20여명. 지금까지 사진을 하는 사람은 백 작가 외에 한 명뿐.
“눈으로 본 아름다운 피사체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이 좋았어요. 사진 배우는 기쁨에 동아리 활동부터 무작정 열심히 했어요.
백 작가의 사진에 대한 열정은 뒤늦게 사진과에 진학하면서 더 큰 세상을 맛보게 된다.
 
피사체의 느낌 표현하기 위해 애써
“남과는 다른 나만의 색깔을 내기 위해 애써요. 조그맣고 보잘것없는 사물이라 할지라도 애정을 갖고 내가 느낀 점을 표현하려고 하지요.”
하지만 쉽지 않은 작품 활동. 백 작가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무엇이 잘못됐나 생각하고 고민한다. 그러고 나서 한번 더 촬영을 간다.
“원하는 만큼 담아내기 어려운 것은 몰입과 노력 부족 때문이지요. 평생 노력해야 하겠지요. 감정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수채화도 배우고 음악도 열심히 듣지요.”
백 작가는 미술을 하며 배운 안목과 나만의 시각으로 미적 요소를 찾아 사진에 담기 위해 구도자의 길을 걷는다.

재능기부는 자신 스스로 공부도 돼
“어르신들에게 사진 가르치며 함께 촬영도 다니지요. 가르치기 위해서는 스스로 공부도 많이 해야 해서 나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요.”
백 작가는 예총에서 주부들 대상으로 사진교실을 운영했고, 지금은 노인복지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사진을 가르친다.
“사진을 접하는 어르신들은 단체생활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사진촬영하면서 집중력을 얻게 되지요. 어르신들 보며 제가 가진 재능을 줄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낍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즐기면서 작업한다
“제가 이루고자 하는 작품세계에 한 절반 정도 왔나요. 나이 들면서 멀리 촬영나가는 것도 점점 귀찮아지지만 독특한 세계를 드러내는 데 꾸준히 노력할 거예요. 즐기면서 작업하다보면 언젠가 끝이 닿겠죠.”
사진을 대하는 백 작가의 시선이 여유롭다. 회원전과 꽃 전시회 등 1년에 4, 5회 전시회를 하는 백 작가. 전시회를 다 소화하려면 하루가 짧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즐기면서 여유롭게 촬영을 한다는 백미화 작가. 작품으로 일가를 이룰 그날을 기다려본다.

백미화 작가의 작품. 경계 너머 존재하는 것들과의 소통을 위해 조금씩 다가서 본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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