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포동 삼겹살전문점 솥뚜껑통3겹

솥뚜껑 통3겹 변선은 사장과 남편 박광식 씨

솥뚜껑에 한가득 올려진 삼겹살과 묵은지, 콩나물

통3겹 가게 내부 모습

 

된장에 숙성시켜 쫀득쫀득하게 살아난 삼겹살
희귀한 삼겹살구이, 미국인의 입맛 사로잡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맛, 직장인이 퇴근 후 소주와 함께 떠올리는 것 삼겹살. 사랑받는 것 만큼 삼겹살 전문 음식점도 수없이 많이 있다.

와인에 숙성시켰다는 곳, 짚불에 구웠다는 곳, 벌집모양으로 칼집을 냈다는 곳 등 저마다 독특한 방법을 자랑하며 여기저기 쉽게도 생겼다가 그만큼 쉽게 사라지는 삼겹살 전문점.

걸포동 오스타파라곤 아파트 단지 앞에 그동안의 삼겹살 구이와는 다른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된장에 숙성시켜 독특한 쌈과 함께 먹는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넓은 홀 가득 커다란 솥뚜껑이 테이블마다 줄을 지어 놓여 있다. 기름을 먹여 반들반들 까맣게 윤이 나는 솥뚜껑들이다.

“고기 굽는 불판을 이것저것 실험해 봤는데 솥뚜껑 만큼 좋은 게 없더라고요. 고기가 타지 않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지지요. 게다가 솥뚜껑에 구워 먹으면 철분까지 함께 섭취할 수 있다고 해요.”

동대문 주물상가에 특별히 주문한 솥뚜껑이란다. 이 집의 특이한 것은 돼지 삼겹살이다.

“재래식 된장에 여러 가지를 넣고 푹 끓이죠. 물론 한약재도 들어가고요. 된장 끓인 물에 삼겹살을 넣고 3일 동안 숙성시켜요. 그러면 기름기가 빠지고 잡내도 안 나요. 맛이 고소하면서 쫀득거리죠. 한번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해요.”

여러 번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된장 숙성 삼겹살. 자세한 것은 비법이라 공개할 수 없지만 자신감 만큼은 하늘을 찌른다.

“저희 집은 먹는 방법도 특이해서 손님들에게 꼭 시범을 보여드리지요. 먼저 상추에 소스를 찍은 고기를 얹고 그 위에 통후추 한 알, 그리고 우리집 자랑인 파김치와 고추장아찌를 얹어야 해요. 처음엔 상추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손님들이 이렇게 한번 드시고나면 상추 더 달라고 아우성이죠.”

솥뚜껑 위에는 생삼겹살과 잘 익은 김치, 콩나물이 올라가고, 밑반찬으로 파김치와 무생채가 나온다. 김치를 보니 일반김치보다 조금 색이 옅다.

“김치는 2주에 한 번 담가요. 6개월 동안 잘 익힌 뒤 손님 상에 나오죠. 우리집 김치의 특징은 젓갈을 넣지 않아서 시원한 맛이 일품이고요, 고춧가루를 적게 넣죠. 타지 말라고.”

“콩나물을 같이 올리는 것은 식감도 좋고 숙취해소에 좋으라고 하는 거예요. 삼겹살과 궁합도 맞고요.”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자랑이 끝이 없다.

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맛

변선은(62) 사장은 지금 이곳에서는 남편 박광식 씨와 함께 가게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이 맛을 개발하며 시작한 것은 변 사장. 변 사장이 처음 삼겹살 집을 낸 곳은 미국 하고도 뉴욕이다.

“딸애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어요. 저와 함께. 남편은 기러기 생활을 했지요. 유학 가서 조금 있으니 IMF가 터져 학비에 도움이 될까 하고 가게를 냈어요. 무료하기도 했고요. 무슨 장사를 할까 찾아보니 주위에 삼겹살 전문 음식점은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유학생들 상대로 삼겹살집을 냈어요.”

한국에서 솥뚜껑을 공수해 와 질 좋은 미국산 삼겹살을 김치와 함께 구워 내니 고국에 대한 향수에 목말랐던 유학생들이 넘쳐났다.

“유학생들 상대로 장사가 잘 되자 현지 미국인들에게도 팔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쌈장 대신에 미국인들 입맛에 맛는 소스를 개발했지요. 김치는 여기보다 미국에서 담기가 더 쉬워요. 1년 12달 싱싱한 배추가 나오고 양념도 많구요.”

삼겹살에 생소한 현지 미국인들도 그들의 입맛에 맛는 소스에 곁들인 솥뚜껑 삼겹살은 맛있게 잘 먹었다. 시쳇말로 대박이 난 것이다. 현지 맛탐방하는 신문 잡지와 사이트에 연일 소개되며 별 5개를 받았다.(이것은 현관 입구 벽에 잘 코팅되어 걸려 있다)

“가수 박진영도 단골이었어요. 박진영의 사무실이 근처에 있었거든요. 저하고 같이 하자 할 정도로 푹 빠져 있었죠. 대한항공 승무원들도 자주 와서 제가 비행기 타면 알아보고 서비스도 잘 해주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와 삼겹살계의 혁명을 꿈꾼다

공부를 마친 딸이 결혼을 위해 한국에 오게 되자 변 사장은 미국 생활을 미련없이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처음부터 딸애의 공부 끝날 때까지만 미국에 있을 예정이었어요. 그래서 미련없이 가게 넘겨주고 한국으로 왔어요. 이곳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을 잡을 자신도 있었구요.”

한번 변 사장의 삼겹살을 먹어 본 사람은 다른 삼겹살과는 다른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게 된다는 된장 숙성 삼겹살. 맛을 전하기 위해 프랜차이즈화 하려고 바빠진 변 사장. 솥뚜껑 3겹살의 번성을 기원해본다.

 

캡션 ; 1. 솥뚜껑 통3겹 변선은 사장과 남편 박광식 씨.

2. 솥뚜껑에 한가득 올려진 삼겹살과 묵은지, 콩나물

3. 통3겹 가게 내부모습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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