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 노인회장(좌)  이석영 노인대학장

홍 - “인화와 권주가 타의 추종을 불허”
이 - “매사 아이디어 넘치는 팔방미인”

어르신들의 일이라고 치부되며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 지자체의 노인회다. 하지만 김포는 전국 최고의 노인회와 노인대학이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노인회장과 노인대학장 그리고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국장의 화합과 팀워크가 그만큼 잘 맞기 때문이다. 삼박자가 잘 맞아 돌아가는 김포노인회와 노인대학을 찾았다.

4년간 노인회장직을 더 맡게 된 홍기훈(82) 회장은 무엇보다 경로당 활성화를 화두로 꼽았다. “좋은 아이템보다 가장 중요한 게 경로당 활성화에요. 마을단위로 어르신들이 동거동락하며 생활하는 곳이죠. 그 경로당이 살아야 노인회 조직도 단단해집니다.”

홍 회장은 또 경로당에서 독거노인과 그 자손들을 연결해 서로 안심할 수 있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각 마을 단위로 독거노인들이 있지만 자손이 외지에 나가 있어 돌보지 못해 고립상태에 빠져 있어요. 경로당이 중심이 돼서 매일 독거노인에게 문안전화를 드려서 자식들의 걱정도 덜어드리는 그런 일을 하려고 합니다. 예산이 드는 것도 아니고 경로당이 구심점이 되는 사업이 될 겁니다.”

이런 홍 회장과 함께 단짝으로 노인대학을 맡고 있는 이석영(77) 학장. 홍기훈 회장이 노인대학의 기틀을 잘 잡아 놔 이제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이 학장은 노인대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하나는 노인대학 작품집이다. “매년 학생들이 작품집을 발간합니다. 무학부터 석사까지 학생들이 천차만별인데 토씨나 철자가 틀려도 고치지 않아요. 교정을 안봅니다. 본인이 쓴 글을 활자로 봐야 글을 고치는 방법을 배우니까요. 그 자체가 교재가 되는 겁니다. 삐뚤빼뚤 쓴 글이지만 글씨도 몰랐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기가 글이 실린 책을 받을 때면 한참을 우세요.”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일화는 한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정원이 차서 올해 입학을 못하셨는데 꼭 입학을 하고 싶다고 찾아 오셨어요. 태어나서 평생 농사만 지었는데 학교 문턱은커녕 근처도 못 가봐서 꼭 입학해 ‘선생님!’ 소리를 불러보고 싶다고 하셨죠.”

지금도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사이인 홍 회장과 이 학장의 인연은 깊다. 통진 고등공민학교(현재 중학교) 때부터 이어온 인연이 63년째다. 인터뷰 중 이 학장이 홍 회장에 대해 “매사에 철두철미한 건 물론이고, 인화(人和)와 권주(勸酒)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하자 홍 회장이 이 학장의 어깨를 꼬집고 서로 웃는다.

이런 이 학장에 대해 홍 회장은 “털털한 것 같지만 철두철미하고 매사에 아이디어가 넘쳐요. 팔방미인입니다. 분위기를 위해 앞장서 춤을 추기도 하고 그런 학장을 보고 학생들은 노인대학에 취미를 붙이고. 선천적으로 학장님이십니다”라며 웃었다.

최구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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