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거리의 요정 정 한 솔


김포시청 육상팀 김원협 감독과 정한솔 선수

인천아시안게임 출전대비 밤낮 구슬땀
김포시청 소속… 아시안게임 메달 안정권
훈련 끝나면 화장하고 나들이 나서는 소녀



지축을 흔드는 굉음과 함께 무한질주하는 근육질의 스프린터. 육상 경기의 꽃인 100m 경주에는 온몸이 근육으로 뒤덮인 산만한 덩치의 선수들이 골인지점을 향해 쇄도하고 간발의 차이로 순위가 정해지는 찰나의 경기다. 이런 짜릿한 결과에 사람들은 10초대의 짜릿한 흥분에 열광한다.

이러한 단거리 육상경기 100m와 400m계주에서 전국체전 2년 연속 2관왕을 달성하며 우리나라 육상계에 샛별처럼 나타나 각종 메달을 휩쓸고 있는 정한솔선수(김포시청 육상팀). 마침 올해는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로, 정한솔 선수는 국가대표에 뽑혀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400m계주에는 출전이 확정됐고, 100m와 200m 부문은 대회 전 컨디션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육상의 기대주 정한솔(21세) 선수를 만나러 간 날은 마침 입춘날로, 봄이 온다는 입춘을 시샘하
듯 매섭게 추운 바람이 옷깃을 헤집고 있었다. 추운날이지만 하얀 입김을 날리며 트랙을 도는 정 선수는 바람불면 날아갈 것 같은 자그마하고 여린 몸매의 소녀였다.

정 선수를 만나기 전 인터넷 서핑을 통해 먼저 만나 보았다. 탄탄하고 쫙 빠진 날렵한 몸매, 주먹만하고 오밀조밀 이쁜 얼굴을 담은 사진이 인터넷 공간 여기저기에서 인기를 구가하며 상당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었다.

"체구는 작지만 타고난 재질이 있는 선수에요. 하얀도화지처럼 그리면 그리는 대로, 훈련하는 대로 소화하며 앞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엄청난 선수지요." 김포시청 육상팀 김원협 감독의 말이다. 고교시절의 정 선수를 눈여겨보던 김포시청 육상팀에 합류시킨 김 감독은 “열악한 훈련 사정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제 성적을 발휘하고 있는 정 선수를 보고 이거 된다"고 본능적으로 느꼈다고 한다.

"그냥 운동이 좋아서 여기저기 뛰어다녔어요. 달리기 잘한다는 생각은 안해 봤구요." 정 선수는 초등학교 시절 육상에 입문했다.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각종 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올리며, 고교 졸업 후 김포시청 소속으로 김감독의 조련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무살 꽃다운 청춘, 꿈 많고 웃음 많은 소녀에서 이제 막 여인으로 변해가는 정 선수는 주말 훈련이 끝나면 예쁘게 화장도 하고 친구들과 쇼핑도 다니는 평범한 아가씨로 변한다. 고교 졸업 후 실업팀에 곧바로 입단하고 올해 국가대표에도 뽑혀 연봉도 상당히 많이 올랐다고 한다.

"대학 안간 거 후회 안 해요. 운동에 집중할 수 있어서 제 선택을 존중해요. 그리고 근접해 있는 100m 한국기록을 깨는 게 목표에요." 정 선수의 표정이 야무지다.

"계주에서 첫 번째 주자는 스타트가 가장 빠른 선수, 두 번째는 직선주로에 강한 선수, 세 번째는 곡선주로에 강한 선수, 마지막은 앵커로서 강한 정신력과 빠른 스피드를 가진 에이스 선수가 맡죠. 그런데 정 선수는 어느 곳 포지션도 가능한 선수에요. 스피드도 빠르고, 스타트에서 따를 선수가 없죠. 이번엔 색깔이 문제지 메달은 틀림없어요." 아시안게임에서 출전이 확정된 계주부문에서 메달 가능성을 묻자 김 감독은 확신에 찬 대답을 한다.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딴다면 육상계의 국민여동생으로 등극할 날만 남은 정한솔 선수. 갑오년 말띠 해 적토마처럼 트랙을 질주하는 정 선수의 꿈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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