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인터뷰] 붕어빵 장사 시작한 김두섭 전 국회의원

"처음 이틀 동안은 태워서 다 버렸어. 지금은 봐봐 먹음직스럽지(웃음)"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두섭 전 의원이 걸포 4거리 인근 컨테이너에서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다.

83세로 국회의원까지 역임한 노정치인의 붕어빵 장사 소식이 알려지자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김 전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헌정회에서 120만원 정도 연금이 나와. 사실 그것도 받지 말아야 하는 건데... 여튼 살아보니 30만원이 부족해. 손 벌리는 성격도 아니고 아직 건강하니 벌어서 써야지. 요즘은 하루 2만원에서 5만원 정도까지 팔아. 반절 정도 남기지 뭐."
 
연금을 받는 사실에 미안해하는 이 정치인은 하지만 연금이 나오는 날이면 바로 방글라데시의 12살 꼬마숙녀 등 여기저기에 돈을 떼서 보내는 일을 수년째 하고 있다.
  
장사를 시작한지 보름정도가 지난 지금은 김포우리병원 간호사와 직원들이 단골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인근의 주민들과 오가는 초등학생 꼬마들도 자주 찾는다. "욘석들이 내 붕어빵을 좋아해. 돈 없다고 하는 맹랑한 녀석들은 공짜로 주기도 하고."

그런 김 전 의원은 14년 전부터 태극기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국회에 들어가 보니 국회의원들이 태극기를 모르는 건지, 자기 집에도 안 걸더라고 그때부터 태극기운동을 하고 있어."

5천원, 1만원에 판매되는 태극기.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돈벌이가 아니다. "헌 태극기를 가져오면 새 걸로 바꿔줘. 나라의 상징, 나라의 얼굴을 국민들에게 알리자는 거지 돈벌이가 아니잖아."

태극기를 싣고 가다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기도 한 김 전 의원은 지금은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매일 새벽 4시면 자전거로 운동을 하고, 김포제일교회의 5시 새벽예배에 참석한다.
 
"정치가 뭐에요?"라는 뜬금 없는 질문에 바로 답을 한다. "남 섬기는 거지. 나는 거지가 되도 백성은 잘 살아야 한다는 게 내 신념이야. 정치인은 돈을 몰라야 돼. 나 봐봐. 김포에 땅 한 평 없는 거지 아닌 거지지만, 난 그게 정상이야. 깨끗하게 정치했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태평하게 살잖아(웃음)"

한 번 역임한 국회의원직이었지만 초지대교 건설 등 공약은 제일 많이 이행했다고 자부하는 김두섭 전 의원. 앞치마에서 구수한 붕어빵 냄새가 난다.
  
김두섭 전 국회의원은 1992년 14대 총선에서 당시 현직이었던 정해남 의원을 꺾고 14대 국회에 입성했다. 9번째 출마에서 당선되어 '8전9기'의 신화로 불린다. 김 전 의원은 다가오는 2016년 총선에 다시 출마, 본인 인생의 15번째 선거에 도전할 계획이다. /최구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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