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구찬회 도예작가


실생활에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수수하고 편안한 작품으로 즐거움 나눠


날마다 흙을 만지는 사람. 도예를 하는 사람들의 일상이다. 흙의 질감을 30년 동안 매일 만지다보면, 고향 같은 정서 속으로 흙이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

구찬회(60세) 도예작가는 30년을 그렇게 살았다. 대학에서부터 도예를 배우고 미술학원을 운영하면서도 흙을 손에서 놓지 않았으니, 진짜 농민이 그렇듯 하루라도 흙냄새를 맡지 않으면 생활리듬이 깨지고 허전하다. 도예작가만의 생활이다.

그의 작업실은 고촌읍 풍곡리 제방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잔디밭이 있는 하얀 2층집이다. 인천에서 활동하다 이곳에 둥지를 튼 지 10년이 됐다. "작업실을 찾아 헤매다 김포에 작업실을 준비하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참 좋은 마을입니다" 작업실 뿐만 아니라 인생의 둥지도 김포와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김포미술협회 부지부장을 맡아 활동하는 것도 이런 결과다.

구 작가는 초기에는 물레작업과 원통작업을 많이 했다. 작품도 당연히 원통형 작품이 많았다. 그러다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생활도자기 작업에 푹 빠져 생활도자기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판 작업을 주로 한다. "생활 속에서 사랑받는 도예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접시류 등 생활도자기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어서 뿌듯합니다. 일부 작품들은 벽화로도 활용할 수도 있도록 해 작품 활용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구 작가의 작품은 편안하다. 겉으로는 화려하지 않지만, 수수하고 편안하다. 일반인들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성을 염두에 둔 색채가 강하다. 작품도 부담 없이 살 수 있게 가격을 책정한다.

"작업실에 쌓아 두고 바라보는 의미보다, 널리 사용돼 일반인들이 도자기의 맛을 느끼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 작가는 도예가 잊히지 않고 생활에서 접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도예를 가르치는 데도 열심이다. 평일에도 이곳 작업실에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많은 학생들이 찾는다. 도자기 체험을 위해서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이들이 흙의 생명력을 느끼도록 한다. 가마에서 자기 작품이 구워져 나오는 체험을 통해 도예의 맛을 전하는 작업이다.

이런 작업과 교육의 일상이 끝나면 오래전에 취미로 잡았던 색소폰을 손에 들고 운치를 펼치는 것도 구 작가만의 낭만이다. "자연을 벗 삼아 생활하다 보면 계절마다 느낄 수 있는 맛이 일품"이라며 "장작가마를 설치해 옛날 방식으로 도예를 만들어 보고 싶어 작업실을 깊은 산속으로 옮기는 것을 궁리 중"이라고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실용성과 자연성을 겸비하려는 그만의 노력이 돋보인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