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를 살아있는 미술관으로


최문수 화가 / 공공미술 선두주자
계양천, 대명항, 누리길에 공공미술 설치
기반시설에는 수백억 투자하면서도
삶의 질 담보할 예술분야 투자 인색
김포를 가장 잘 표현할 것들 공동작업 중


"예술이 만인의 정신적 복지라면, 그것은 당연히 만인이 감상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의 예술관이다. 또 그는 "보는 이와 예술가 사이의 간격과 구별을 없애고, 보는 이들의 고독과 외로움을 작품을 보면서 사라지게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예술"이라고 했다.

예술작품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며 그를 통해 하나 되는 행복감을 주는 감염전달자가 바로 예술인들이다. 행복과 평등 바이러스 전달자이자, 창작행위자들인 셈이다.

최문수 화가(52세)의 작업실은 하성면 금성초등학교 앞 마을회관 4층이다. 한적한 시골마을 냄새가 난다. 공장들이 즐비 하지만 도시의 번거로움보다는 농촌의 한가로움이 더 드러나는 곳이다. 아침부터 밤 11시까지 이곳에서 머무는 때가 많다.

이곳에서 작품구상부터 공공미술에 대한 창작활동이 이루어진다. 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홍대와 그곳 대학원에서 공부했지만, 내가 머물고 있는 곳과 현장에서 시작하는 형식과 고민을 하는 현장가다. 인간과 예술을 별개로 보지 않고 예술의 가치가 사람들의 삶과 결합하여 빛을 낼 때 더 빛난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세계는 '문명 이전'이다. 문명이 발원하기 이전의 자연 상태, 그것을 형상화할 수 있는 색의 재료와 표현이 그것이다. 그래서 그의 미술작품은 문명 이전의 자연이었던 황토와 흰색을 이용하여 작품을 그린다. 여기에 철사를 응용해서 인간의 의지, 원형적인 인간을 표현한다.

독도 그림을 통해 백의민족을 나타내는 흰색과 철사를 응용해 나타내는 민족적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다채롭고 아름다운 색의 향연과 거리가 멀지만, 원색이 주는 의미와 느낌은 볼수록 깊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사상을 교환하고, 예술의 형상을 통해서는 현재와 과거, 미래의 모든 사람들과 감정을 교환한다고했다. 작품이 사람들의 고독을 해결하고 하나가 되는 요소로 작용하는 행위로서, 또는 어떻게 해야 시간을 초월하여 감정을 교환할 수 있을 것인지는 작가들의 영원한 과제이다. 공공미술이 그 영역 중 하나라는 게 최 화가의 생각이다.

"공공미술은 거리 등 어느 공간이든 공간에 작품을 설치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보고 느끼면서 생활 속에서 예술이 주는 아름다움과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죠. 관람객이 찾아가서만 볼 수 있는 게 일반 전시회라면 공공미술은 작품을 들고 시민들을 찾아 나서는 작업입니다"라고 말했다.

생활공간을 미술관으로 만들자는 취지를 살린 공공미술은 이처럼 시민들 생활 속으로 들어간 적극적인 작품 활동의 일환이다. '작가들만의 예술'에서 우리들의 예술로 발전시킨 영역인 셈이다.

그는 김포에서 공공미술을 처음 도입해 거리에 미술작품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계양천 산책로에 ‘홍도평 스토리’란 컨셉으로 환경과 생태적 느낌을 살린 작품을 설치해 이곳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깊은 인상과 영감을 나누고 있다.

2010년도에는 '꿈꾸는 대명항'이란 컨셉으로 재활용품을 활용해 대명항에 작품들을 설치했다. 소주병 3500개를 활용해 야간 엘이디(LED) 조명을 입히고, 한편에는냄비뚜껑을 이용해 '삼식이'를 형성화 했다.

또 대명항에서 출발하는 평화누리길 일부 구간에 '꿈꾸는 염하강' 주제로 염하강 철조망 사이를 뚫고 넘나들 수 있는 민들레 홀씨의 꿈을 형상화 했다. 평화와 통일을 민들레 홀씨의 꿈을 통해 나타낸 것이다.

최문수 화가의 '공공발전소'가 기획하고 문화관광부 공모작에 선정된 창작할동이 결과물이다. 이외에도 양양군 공공프로젝트를 비롯해 서울대병원 프로젝트 등이 있다. 특히 광복61주년을 기념하여 서울시청사 전면에 설치한 대형 청사초롱 태극기 작품은 당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과 함께 시민들에게 환호를 받았던 작품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 화가가 김포 하성에 박혀(?) 골똘히 김포를 연구하고 활동하는 것은 김포의 자랑이자 역량의 한 축인지 모른다.

그러나 최 화가의 고민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본격적으로 김포 연구를 시작했다. '명품김포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김포를 형상화 할 수 있는 것을 기획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포를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포만을 표현할 요소들을 백지상태에서 바라보고 분석하고 모아갈 계획입니다." 최 화가는 동료 화가들과 함께 벌써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5년 계획이다. 골목길 하나부터 개성 있는 현상들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김포답게 표현할 것인지, 유무형의 가치들을 담기 위해 연구하는 작업이다. 최 화가의 기획에서 집단작업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개인과 집단의 장점을 결합하려는 의도다.

최 화가는 김포시 67개 마을에 미술관 만들기 작업을 위해 2005년부터 마을미술관 작업을 처음 시작했다. 재료값만 지원 받아 미협회원들의 재능기부로 한 것이다. 현재 네 마을을 하다가 중단됐다.

"몇십 년이 걸리면 어떻습니까. 마을 하나를 우리 마을답게, 김포의 정신을 담아 하나씩 정성스럽게 만들어 간다면, 언젠가는 김포가 미술관으로 탈바꿈 돼 가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긴 호흡으로 하나씩 만들어 가는, 씨를 뿌리는 심정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농부같은 작가 정신이 필요합니다.

마을회관을 1년에 한 개씩 작업을 해나간다면 67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김포의 개성에 어울리는 마을이 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김포의 마을을 이야기 할 것입니다."

"제 꿈은 예술이 주민들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보이는 것에는 수백억을 투자하지만, 정작 삶의 질은 그것만으로 부족합니다. 각종 시설이 그릇이라면, 그 그릇에 무엇을 채울 것인지가 마지막 절반인데도 그것을 고민하지 않는게 작금이 현실입니다."

최 화가는 예술인들이 모여 창작작업을 할 예술인 마을 성격의 창작스튜디오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신도시 내 예술인 마을이나, 응용할 장소를 창작스튜디오로 만든다면 창작발전소 역할을 할 것이며 예술촌을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죽은 콘크리트에 호흡을 불어 넣는 행위, 더 이상 김포가 사라지기 전에, 김포의 순도가 높을 때에 김포를 담기 위한 멈춤, 그는 걷지 않는 것일까.


·최문수 약력
-홍대, 동 대학원 졸 / 김포미협지부장 / 개인
전 9회 / 국내외 단체전 및 초대전 240여회 /
2000 탄광촌미술관 전시총감독 / 2005-2009
미술관만들기 - 마을회관 프로젝트 기획 및
실행(김포) / 2006 광복61주년 서울시청사 모
뉴먼트 프로젝트 공모당선-청사초롱태극기
설치(서울시청) / 2009-2011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마을미술 프로젝트 공모당선 작품설치
(김포 계양천변 산책로,대명항, 평화누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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