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진단 ]기업인에게 불황을 듣다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을 애국자라고 하지만, 모든 면에서 대기업과의 차별이 심하다. 이제는 기업을 놓고 싶어도 기업부채 때문에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는 게 기업인들의 현실이라며, 기업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는 이정석 김포상의회장(우)과 홍철호 플러스푸드 대표.


이정석 김포상공인회 회장
홍철호 (주)프러스푸드 대표
사회 : 김동규 김포신문 편집국장



중소기업이 돈 벌어 은행, 대기업 먹여 살리는 꼴
같은 담보인데 대기업은 저이율, 중소기업은 고이율
김포, 언제까지 서울진입을 위해 예산 투자하나


불황이다. 기업인들의 아우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제는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김포에서 가장 활동이 왕성한 두 기업인을 통해 불황의 실태를 들었다.

김동규 국장 : 전국적으로 불황인데 김포지역의 기업들 상황은 어떤가

이정석 회장 : 김포의 기업들은 30% 휴업 상태다. 우리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을 운영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한 기업체가 30~40%에 이른다.

홍철호 대표 : 김포에는 오랜 기간 중소기업을 운영한 기업인이 많다 현실적으로 기계구입과 거래처 확
보 건물 신축하고 운영자금 등 장비 구입자금을 자기 담보로 대출을 해서 운영을 하고 있다. 매출이 생기면 추가로 대출을 받고 또 땅값이 오르면 대출을 더 받으며 기업을 지탱 해왔다. 이제 2세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불황으로 2세들에게 기업을 이어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정석 회장 : 대기업들은 그나마 괜찮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정말 심각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이 어려울 수밖에없다. 은행 대출 해줄 때 같은 담보를 제공해도 대기업은 이율이 3.5%, 중소기업 5% 대다.

홍 대표 : 많은 기업체 대표들이 제조업을 버리고 사업을 접고 싶지만 채무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기업을 끌고 갈수밖에 없는 현실이 난감하다.

이 회장 : 건설회사 뿐 아니라 자재를 납품하는 관련 회사들까지 대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김 국장 : 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김포지역에서 나름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나.

이 회장 : 모기업이 건실한 휴대폰, 차, 반도체 업체 등 대기업들과 연계된 업종은 그나마 유지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우니 상공회 회원들은 회비 내는 것도 쉽지 않다.

홍 대표 :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대기업이라 할 슈퍼 갑과 관련 업종에 연결돼 있는 중소기업은 그나마 다음을 기대하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선박 쪽을 비롯해 대부분의 산업은 여전히 어렵다.

김 국장 : 진입로 문제 등 각 공단들마다 민원이 산재돼 있다. 그럼에도 조직적으로 이 문제를 푸는 데 관심부족과 예산문제, 정책적 계획미비로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 회장 : 상공인회에서도 도로 확장 개선을 건의했으나 예산 사정이 어려워 도에서 지원을 해 준다 해도
시 자체 대응예산이 부족해 시에서는 달갑지 않은 듯하다. 상의에서도 공단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하성, 대곶 등 업체가 밀집된 지역의 진입로 확장을 건의했으나 시에서는 답변도 없다.

김 국장 : 정부와 지자체의 기업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이 회장 : 여유가 있는 기업은 이율을 높게 중소기업에는 낮은 이율로 대출 해주기를 원하지만, 실정은 반대다. 중소기업에 높은 이율로 대출해주고, 중소기업에서 받은 이자로 대기업에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홍 대표 : 금리에 대해 정부는 심각성은 알고 있지만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 은행이란 자본과 기업을 연결하는 매체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은행의 점포수가 경쟁적으로 늘고 있다. 은행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 회장 : 중소기업이 80%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으면서도 고용보험료까지 50%를 감당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기업인들이 많다. 중소기업은 그런 면에서 혜택보다 고통만 분담한다는 손해감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 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언제나 올지 모르겠다.

홍 대표 : 외국인 근로자를 쓰는 이유는 저렴한 비용을 지급하기 위한 것인데 정부에서는 내국인 근로자와 같은 대우를 해주라고 한다. 실제로 근로자 고용의 80%는 중소기업에서 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김 국장 :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고 있나

이 회장 : 그동안 벌어 놓은 것을 쓰며 견디고 있다, 다시 투자할 돈이 없으면 그대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막연한 불안감이 크다.

홍 대표 : 저 개인적으로는 전통 제조업이 아니다. 식품사업이다 보니 부담은 약간 적어 공장 자동화를 추진해 경쟁력을 높여 그것을 재투자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국가가 체면치레 할 상황이 아닌데도 우리는 그런 체면치레 상황에 치여 실속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안타깝다.

김 국장 : 요즘 공장들을 팔려고 내놓은 곳도 많다. 김포가 개발도 침체고 제조도 어렵다. 그럼에도 김포의 비전을 만들어야 가야 하지 않나.

이 회장 : 민관협 언론이 어려울 때 협력해서 상생해야 한다. 경찰서, 소방서, 시 등이 서로에게 격려하고 상생자세를 만들어 가다보면 희망찬 미래가 있지 않겠나
.
홍 대표 : 공장을 팔려고 내놓는 것은 전조 현상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김포에서 살고 와서 보니 김포 기업에 다니면 좋겠다고 하는 자급 자족적인 장기계획을 세워야 한다. 환경이 좋은 곳에 아기들을 맡겨놓고 엄마들이 산업현장에서 노동을 할 수 있도록 육아 문제, 교통편의 등에 대해 시가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시가 서울로 진출하는 도로 등 에만 신경을 쓴다면 김포가 발전을 할 수 있겠는가. 김포가 베드타운으로 변할것 같다.

이 회장 : 경제가 어려울 때는 상생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 같다. 미국의 경우 성실한 경영 시 망한 경우에도 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주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고 바로 신불자로 만든다. 어려울수록 희망을 잃지 않고 가야하지만, 갈수록 지쳐가는 기업들의 모습을 보기가 딱하다. 정부와 기업, 지자체 모두가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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