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선생님" 하성고 박영자 교사


아이들 만나서 감사…주말 반납한 지 오래
동료교사들과 함께 찾아오는 학교 만들어
주민들 애향심에 감동…김포에 묻힐 것

박영자(51세) 하성고 선생을 만나면 '스승은 없다'는 말이 무색해진다. '스승이 없다'는 말은 수업시간에서만 가르치는 지식전달자 역에 머무는 교사 밖에 없다는 말이다.

대부분이 그렇듯 훌륭함의 기준은 헌신성과 사랑이다. 선생은 여기에 잘 가르쳐야 하는 전문성이 더해져야 한다. 또 아이들과 소통하는 교사라야 한다. 요즘처럼 학생들의 요구가 다양하고 교사의 권위가 떨어진 상황에서 교사의 권위를 지키며 아이들과 소통하기란 갈수록 어렵다.

박영자 선생은 이런 벽을 넘어서기 위한 몸부림과 헌신이 뛰어난 교사다. 동료교사들이 단번에 '훌륭한 분'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이런 헌신과 진정성이 교사들에게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박영자 선생은 하성고 기숙담당 부장을 2년째 맡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기숙생활이 차지하는 교육적 비중은 생각보다 월등히 크다.

박 선생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교육목표는 인성이 넘치는 학교다. 전교 15학급이어서 아이들에게 맞춘 진로상담이 가능하다. 또 봉사활동을 연결해 주는 것도 열심이다. 아이들 진로와 맞는 학술동아리를 자
율적으로 만들어 운영하는데 멘토 역할 역시 박 선생의 몫이다.

이런 학습활동을 관통하는 교육목표는 인성을 통한 자기성찰과 공부를 왜 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목표를 세우도록 하는 데 있다. 박 선생은 "아이들이 열정적으로 운영하며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며 "학생 스스로 문제의식과 해결능력을 배양하도록 하는 게 교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비전과 간접 경험을 통해 꿈과 열정을 키워주기 위해 교육부의 무료특강 예산도 수시로 확보해 명강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한다.

올해는 언론진흥재단 신문활용교육(NIE) 사업에 응모해 선정돼 김포신문으로 NIE 수업을 진행하면서 지역알기와 논술 및 시사공부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박 선생의 주말은 아이들에게 반납한 지 오래다. 동료교사들과 함께 주말에는 대학교 탐방과 봉사활동, 무료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결과, 하성고는 2년 전부터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한때 변두리 학교라는 이유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젠 기숙생활과 특성화 교육을 펼치면서 지금은 타 지역 학생 비율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하성고의 교육이 인정받고 있다. 기숙생활의 장점과 교사들의 헌신에 힘입은 프로그램의 교육적 효과가 만들어 낸 결과다.

하성고에는 '개과천선'이라는 벌점제도가 있다. 최고벌점을 받은 아이가 부모와 동반 등반 후 리포트를
제출하면 벌점을 삭감해주는 제도다.

동반 등반하며 오르는 동안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며 반성하며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는 자기 성찰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는 뜻밖의 결과를 얻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EBS방송국에서 우수프로그램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박 선생은 "산행 후 작성한 리포트를 낭독하며 눈물을 흘리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선생은 "애향심이 유독 강한 김포에서 은퇴 후에 김포에서 여생을 맞이하면 좋겠다"며 "아이들을 만난 것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과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특히 소규모학교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포부는 아직도 학교가 살아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V 자형으로 앞에서 무리를 인도하며 날아가던 기러기가 힘이 들면 뒤로 빠지고 바로 뒤에 있던 기러기가 앞으로 나오면서 외치는 소리를 '겅호'라고 한다.

하성고와 우리교육 일선에도 겅호를 외치며 아이들을 이끄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은 분명 희망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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