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위해 美 영주권 포기

유학 중 학업을 중단하고 해병대에 동반 입대한 쌍둥이 형제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해병대 청룡부대에서 근무 중인 박장호ㆍ성호(1161기 / 93년 5월생) 형제가 그 주인공.

지난해 1월 박장호ㆍ박성호 형제는 미국에서 다니던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학교(생물ㆍ화학 전공)와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기업법학 전공)를 각각 휴학하고 귀국해 5월 해병대 병 1161기로 입대한 후 해병대 중에서도 가장 강하고 훈련이 힘들기로 이름난 수색대에 지원했다.

장호ㆍ성호 형제는 7월부터 10월까지 2주간의 수색기초 교육과 9주간의 특수수색 교육을 모두 마쳤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과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이후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14년의 세월을 외국에서 지낸 쌍둥이 형제가 영주권을 망설임 없이 포기하고 해병대에 동반 입대한 데에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쌍둥이 형제의 외할아버지 김기성 씨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반드시 군복무를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고 부친 박재근 씨(한양대학교 교수)는 오랜 유학생활 속에도 모국어를 잊지 않도록 집에서는 한국어만 쓰도록 하며 장호ㆍ성호 형제에게 똑 같은 외모만큼이나 서로 닮은 애국심을 심어줬다.

특수수색교육 당시 쌍둥이 해병은 1.8km 전투수영에서 100명의 대원들 중 형 박장호 일병이 3위를, 동생 박성호 일병이 4위를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을 수료했다.

이들 형제는 지난 1월 강원도 평창에서 진행된 동계 설한지 훈련과 천리행군에 이어 강화도 일대에서 열린 수중탐색훈련에 참가했으며 지난 달에는 유창한 영어 실력을 인정받아 키리졸브(Key Resolve) 연습에 통역병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동생 박성호 일병은 "대한민국에서 살아온 시간보다 외국에서 지낸 시간이 더 길지만 한시도 대한민국 국민임을 잊은 적이 없다"며 "해병대의 빨간 명찰은 내가 진정한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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