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잘해 드릴 걸… ”28년 봉사, 아직도 갈증

새벽에 외로워 전화 대화 때면 밤새기 일쑤
손길 한 번도 어려울 땐 힘… 모범과 실천 중요
단체들 서로 협력 통해 봉사효과 높일

“사는 게 봉사다. 봉사란 게 부지런히 뛰어야만 결실이 있다”고 믿고 사는 게 박남순 회장의 신념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28년 동안 봉사를 해왔다면 그의 삶 대부분이 봉사활동으로 점철된 셈이다.

구력은 그냥 생긴 게 아니다. 28년 봉사활동 가운데는 수많은 사연들이 많다. 눈물과 시기로 외로워 울기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손길을 잡고 놓지 않는 노인들과 홀로 사시는 분들의 외로움이 잊히지 않아 그런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다.

때로는 시기어린 눈길과 말들에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삶이요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힘을 낸다고 박 회장은 밝혔다.

“어려울 때는 손만 잡아줘도 힘이 된다는 게 제 경험을 통해 배운 것입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 함께 하려고 노력하는 자세에서 하나 둘 사랑이 쌓여 가는 것입니다”고 말한다.

박 회장은 시골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 일찍이 아버지를 여위어서 외로움을 알고 자란 사람이다. 그런 영향 때문에 정이 더 많은지도 모른다. 박 회장은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 목욕봉사를 하러 많이 다녔습니다. 한 번씩 빠지면 왜 안 왔느냐고 기다리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다짐을 하곤 합니다”고 봉사현장 모습을 설명했다. 그런 가운데는 여자로 보고 짓궂은 할아버지들도 많다. 그러나 한번도 그런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들지 않았다.

박 회장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 사람이 참 좋은 심성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타고난 품성과 생활 속에서 길러진 습관과 삶의 깊이가 어우러져 인격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봉사란 일방적인 물질보다 깨끗한 마음이 더 중요합니다. 봉사를 통해서 만난 어르신들이 새벽 한두 시에도 전화를 해 하소연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그분들의 얘기를 듣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그분들의 외로움과 위로를 기다리는 숨결을 들으면서 끊을 수가 없어 자주 밤을 새운다"

봉사의 원칙이 뭐냐고 묻자 “몸소 먼저 실천하고 모범이 되는 봉사 자세”라고 말했다. 쉽다. 그러나 28년을 이런 자세로 실천하기는 참 어렵다. 이런 그도 상복은 없었나 보다. 봉사활동 27년만인 작년에 처음 개인상을 받았다.

효과적인 봉사활동을 위해서는 “단체끼리 서로가 격려하고 단결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내 단체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생각은 진정 봉사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닙니다”라는 말 속에는 단체들의 성과주의를 경계하라는 지적이 들어 있다. 봉사를 위한 봉사가 아닌, 진정 마음에서 우러난 봉사를 하자는 것이다.

최근에는 김포사할린 동포들을 위한 봉사에 한창이다. 4년 전 김포로 이주해온 사할린 동포들의 현지 적응을 돕다가 인연을 맺었다. 지금은 사할린동포 합창단을 창단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일복 많은 사람들은 일을 만드는 게 공통점이다. 그도 예외는 아니다.

“많은 것을 주려고 하기 전에 그들이 진정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사례깊은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박 회장은 특히 대화의 중요성을 잊지 말 것을 역설했다.

“기회가 되면 그동안 못했던 학습과 배움을 쌓아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 돌아가신 수많은 분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쉽다. 좀 더 잘해 드릴 걸, 손 한 번 더 잡아드릴 걸 아쉬움 뿐이다”라며 아직도 봉사의 갈증이 많은 그가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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