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박경옥 김포시어린이집연합회장

보육비 지원 형식 개선할 점 많아
공공과 민간시설 차별없는 지원절실
연합회 7년 보람, 공부하며 재충전

박경옥 김포시어린이집연합회장(리틀경희어린이집 원장)을 만났다. 열정이 넘친다는 박 회장은 연합회 임원 5년과 제3대 회장 임기 2년을 포함해 7년째 연합회 일을 해오고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어린이집 실태와 현실을 잘 꿰뚫고 있다. “사랑 없이는 어려운 일이 보육이자 교육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자신에 대한 헌신과 열정이 있어야 결실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어린이집의 보육환경을 더욱 개선해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것인가에 있다. 지금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보육비 지원에 대한 문제의식도 강하다. 정부가 부모들에게 지원하는 보육비를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정부예산으로만 인식하면서 민간 어린이집이 온갖 감독과 간섭을 받는 게 과연 정당한 것인지, 일선 어린이집 원장들의 불만이 높다고 밝혔다. 공공어린이집과 민간(사립)어린이집 간의 보육비 지원에 대한 시각차는 이런 이유다. 공공어린이집의 경우 국가가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일체를 책임지는 반면, 민간 어린이집들은 그렇지 않다.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에 대한 보육비 명목의 지원은 복지차원에서 정부가 가정에 지원하는 성격이므로 민간어린이집 운영은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입장이다.

또한 지원의 형태와 정도에 따라 국공립, 공공형, 자율형 등 6-7개 유형으로 복잡하게 분류돼 있는 어린이집 형식을 단순화하여 지원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 일선 원장들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포시 어린이집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실시하는 어린이 집 평가인증에서 경기도 내 31개 시?군지회 가운데 그동안 2위에서 올해는 5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2위라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김포시 인구증가로 매년 신설되는 30-40개의 어린이 집이 평가인증제를 신청해도 일정이 밀려 제 때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인해 김포시 어린이 집 평가인증 비율이 떨어진 게 순위가 떨어진 원인이다. 시설과 실력이 뒤쳐진 게 아닌 어린이 집 평가숫자(비율)가 전년도에 비해 뒤떨어진 것이므로 김포시 어린이집 수준은 경기도 권에서 최상위권인 2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연합회의 교사교육을 비롯해 평가인증에 필요한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는 등 교육과 회원 간 협력과 활동도 한몫 했다.

김포시 어린이집은 기존 도시에 위치해 있는 어린이집과 읍면, 개발도심권 등 세 유형으로 나뉜다. 도농복합도시인 김포시의 어려움은 교사수급문제다.

김포는 일산과 인천, 부천, 서울 등 3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고, 이들 지역은 보육정보센터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교사교육 및 정보를 제공하여 안정된 보육과 지자체의 지원이 우리시 보다 좋다는 평가가 높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김포시가 인근지역보다 교사들의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평가는 보육교사들이 인근지역으로 이동해 교사수급난을 겪고 있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집의 정부지원에 있어서도 민간과 공공으로 나뉘어 부모가 부담하는 보육료가 차등지원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게 박 회장의 입장이다. “공공 어린이집과 민간어린이집 모두 부모부담률이 동등해 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평가인증을 받으면 민간과 공공을 구분하지 말고 교사처우와 운영환경 개선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기본적으로 보육권리 차원에서 평등한 보육이라는 설명이다. 아니면 보육료를 현실화하여 민간 보육이 자유롭게 보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원아모집 시기와 맞물려 언론에서 보도되는 급식실태나 어린이 학대 문제를 접할 때면, 보육인의 한사람으로서 분개와 함께 안타까움이 교차된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보육인들은 주어진 보육현장에서 최선의 보육서비스 창출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극 소수로 인해 보육인들의 땀과 노력이 매도되는 현실을 볼 때면, 회의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우려하고 있는 급식의 질이나 학대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코자 한다면, 보육정책의 초점을 보육의 양적 확대에서 보육의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는 시설의 설치 기준과, 보육교직원의 자격기준을 더욱 엄격히 강화하고, 교직원의 질이 담보될 만큼의 처우가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어린이집도 무상급식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모든 보육아동이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먹거리가 보장된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급식의 질도 중요하다. 현재 정부가 보육료에서 산정하고 지원하고 있는 급식비는 현실에 맞지 않게 낮게 책정되어 있다. 정부가 급식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지원시스템 마련도 함께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말이 빠르다. 일하는 여성이 갖는 특징이다. 그는 올해 낙엽이 지는 것도 모르고 살았다. “3년전 낙엽이 하나 남았을 때 그게 떨어지면 나도 죽을 것 같았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사람이 크게 보인다”고 말했다. 마지막 잎새보다, 어느 날 창공의 큰 그릇을 보았더니 마음이 맑아지는 이치가 담겼다. 사람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는 일꾼의 역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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