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직업재활시설 ‘행복누리’

장애아들 통해 시설장까지 자가발전
세군데 사업장에서 30여명 재활훈련

‘행복누리’ 작업장은 중증장애인 재활 작업장이자 교육센터이다. 중증장애인은 장애등급 1- 3등급까지를 말한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정상생활이 어렵다.

최미순 원장
이 작업장은 만든 장본인은 최미순 (사)경기도지적장애인복지협회 김포시지부장이다. 최 지부장은 본인이 중증 장애인 아들을 둔 부모다. 학생시절부터 특수학교에 등하교 시키며 장애인 가족의 아픔을 겪으며 온 몸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10여 년 전부터 장애인 단체를 이끌면서 여기까지 왔다. 아들의 개인적 경험을 사회적 보호 시스템으로 확장해서 만든 게 이곳 행복누리 재활작업장이다.

북변동 서초등학교 근교에 제1작업장과 사우동 보건소 옆에 제2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불가피한 경우에 아이들을 단시간 맡길 수 있는 단기보호 시설인 ‘하람터’도 가현리에 운영 중이다. 세 곳을 운영하기까지는 아들을 키우고, 10여년을 장애인단체를 이끌면서 쌓인 노하우와 삶의 이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재활 작업장에는 18세 이상인 30명의 장애우들이 재활훈련과 교육프로그램을 받고 있다. 작업장에서 일하는 급료는 전액 장애우들에게 지급된다. 지금은 스티커를 붙이는 임가공과 폐현수막을 이용한 장바구니 등을 만들고 있다. 장바구니 가공일은 김포시청의 위탁사업이다. 완제품은 모두 시에 납품하고 시는 재활용 차원에서 무료로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사업이다. 작년 연말에는 신한은행 본점에서 폐현수막 위탁 가공을 맡기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재단과 중요한 부분은 공익과 직원이 80% 정도를 돕고 있다.

이곳의 대표적인 상품은 천연비누다. 천연오일을 100% 사용하여 피부 트러블이 전무한 천연비누를 생산하고 있다. 비누 모양과 포장까지 전문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서 고급스럽다. 아토피 등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딱이다.


30여명의 장애인들이 하는 작업은 주당 28시간 이내에서 일을 한다. 사진 속 모습처럼 중증인데도 작업하는 모습이 진지하고 이탈하는 사람이 없다. 최미순 원장은 “이런 진지한 모습까지 2년 이상의 교육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자기 일을 하는데 따른 성취감과 남에 대한 배려심을 깨닫고 경제개념과 자존감을 얻게 된다”며 “의식적으로 자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재활작업장의 역할이다”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받는 돈은 비록 얼마 안 되지만 번 돈으로 자기가 사고 싶은 것을 사면서 경제적 훈련과 정상적인 생활인의 생활 체험을 하는 것이다. 사회를 만나는 출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장애인을 이용한 일부 몰지각한 일반 기업체와는 전혀 다르다. 일감을 확보해서 일을 주지만 단 한 푼도 이곳 시설에서 운영비 명목 등으로 돈을 떼지 않는다. 도·시비로 이곳 시설의 운영비와 인건비를 모두 지원받기 때문에 그럴 이유도 없다.

작업시간외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미술치료를 비롯해 체육활동 등을 한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장애인들의 삶을 살찌우는 필수 요소들이다.

장애인 한 사람으로 인해 가족들의 아픔은 크다. 불편하고 부끄러운 자책감을 넘어 사회적인 편견에 따른 아픔이다. 한국사회가 선진국으로 가는데 넘어서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최미순 원장은 내 아이 하나의 행복에서 함께 행복한 ‘행복누리’를 운영하고 있다. 인권의식의 확장과 사회적 대안 만들기 차원이다.

“일감을 기꺼이 제공해주는 기업체 사장님들의 믿음과 따뜻함이 있어 희망을 나눌 수 있었다”며 “아직도 인원 제한 등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지적장애인들의 훈련 혜택이 더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이 등하교 시켰던 아들은 올해 25살이 됐다. 정상생활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더 필요한지 모른다. 그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기에 그 긴 여정을 포기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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