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농협 3선 11년차 조기선 조합장 인터뷰

‘농민의 피를 빨아먹는 단체’라는 오명이 농협에 따라붙던 시절이 있었다. 무능하고 방만한 운영으로 대부분의 재원을 관리비에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조합원을 돌볼 겨를이 없었기때문이다.

물론 김포와는 거리가 먼 얘기다. 김포농협은 새로운 환원사업 만들기에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포농협이 환원 사업을 순조롭게 할 수 있는 것은 재원을 그만큼 확보했기 때문이다. 재원을 많이 확보했다는 것은 그만큼 유능하고 내실 있게 조직을 운영한 덕이다.

▲김포농협 조기선 조합장
조기선 김포농협 조합장은 “얼마 남지 않은 농업인들 생산기반 지원과 복지환원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초창기 공판벼 한가마에 54kg씩 되는 것을 한가마씩 출자해 준 분들이 지금 70세 이상 조합원들이었다”며 “그 분들의 그 작은 성원이 김포농협의 주춧돌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70세 이상, 가입 20년 이상 된 조합원들에게 작지만 품위 유지비 차원에서 분기당 5만원씩 연간 2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1년에 한번 효도관광도 실시하고 있다. 전 조합원 건강진단을 경기도 최초로 실시한지 10년이 됐다.

조합원이 아닌 예금 고객(준조합원)에게도 이용고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조합원들 반대 목소리도 있지만 비조합원 이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금리 보전 차원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입사 39년차. 김포농업과 조합을 위해 땀흘려온 햇수다. 3선 조합장으로 올해로 11년을 맞는 조기선 김포농협조합장은 1973년에 입사해 일선에서 달린 지 26년만에 조합장에 도전해 선출됐다.

돌이켜 보면 숨 가쁜 과거다. 1987년에 창고였던 현 북변동 하나로마트 자리에 시설을 만들어 놓고 김포 최초로 지대미(포장미)를 만들어 판매했다. 7개 농협 모두가 김포농협으로 쌀을 가져왔을 만큼 획기적인 사업이었다.

당시 판매장 장이었던 조 조합장은 이한복 군수 때부터 48번국도 상향방향으로 지대미 판매장으로 이용하도록 허가를 요청함과 동시에 86년부터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직판장도 개설했었다. 또 직접 쌀을 팔러 다녔는데 워낙 많이 쌀이 모이다 보니 팔기도 전에 쌀이 썩는 일도 다반사였다. 조 조합장은 “그때가 김포쌀의 전성기였다”며 “당시 시에서 제대로 뒷받침만 했으면 지금 쯤 서울에 김포쌀이 확고히 정착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과 서운함도 슬며시 내비쳤다. 그만큼 김포쌀의 명성에 일조한 시기였다.

판매장은 정부 보조를 받아 지은 집하장이었는데 관내 채소를 모아 출하했다. 공판장이 가까워 집하라고 할 것도 없이 직출에 가까웠다. 조 조합장은 “공판장마다 출하지도를 해야 했는데 출하량이 엄청나게 많아 진짜 ‘젊어서 고생’ 좀 했다”고 자부한다. 그 때 망가진 허리가 오늘까지 이어져 얼마 전에 디스크 수술을 했을 정도로 좌충우돌 사업을 벌여 지금의 김포농협 기반을 닦았다.

그러다 89년 김포농협이 처음으로 지경에 개설한 지경지소, 91년도에 개점한 사우지소를 거쳐 본점 전무로 승진한지 1년만인 99년 8월에 조합장에 도전한 것이 3선까지 오게 됐다.

조 조합장이 취임하고부터 김포농협은 기록 갱신에 바빠졌다. 2002년에는 각지소가 지점으로 승격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클린뱅크(부실채권이 거의 없는 재무구조가 건전한 은행) 달성, 같은해 경기농협 농업경제 대상 수상, 2006·2007년 조합 종합경영평가 2년 연속 1등급 달성, 2002~2006년 출자 및 자기자본증대 우수상 5년 연속 수상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숨차다.

특히 조 조합장이 오래전부터 구상했던 농자재백화점과 직영주유소는 이미 훌륭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존 컴컴한 창고에서 농약을 팔던 이미지를 벗어내고자 만든 농자재백화점은 농약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용품까지 마트처럼 카트를 끌며 쇼핑하는 산뜻한 풍경을 만들어 냈다. 주유소도 시작에 일부 반대를 꺾고 추진한 결과 지금은 전국에서도 10손가락 안에 든다는 것이 조 조합장의 말이다. 조 조합장에 따르면 지난해는 85억원 판매고를 올렸다.

이런 사업 추진력과 성공비결을 조 조합장은 “손발이 맞아서”라고 표현한다. “조합장 지위가 아니더라도 최고참에 해당해 임원은 물론이고 직원 대부분이 내 직속”이란 설명이다. 원할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고 그 소통이 낼 수 있는 힘은 크다.

그 힘으로도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8층 정도 규모의 종합건물이다. 종합 쇼핑몰과 단과 의원, 이·미용 시설을 한 자리에 모아 조합원 모두가 편하게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그는 “농협이 앞으로 해야 할 일 중 실버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데 치매, 중풍 등 노인들을 치유·재활시키는 시설을 마련키 위해서라도 종합건물 건설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김포농협은...

김포농협의 관할은 김포1·2동, 사우동, 풍무동이다. 1조합장에 7명의 상임이사와 2명의 감사 체제다. 조합원은 2010년도에 2천8백여명, 준조합원이 1만7천여명이다, 특히 준조합원은 전년도에 비해 1천2백여명이 증가한 수치다.

북변 본점을 비롯해 운양동, 사우동, 서변, 풍무동, 장기동 모두 6개의 지점과 본점 바로 옆 하나로마트, 영농자재백화점, 주유소,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우지점에는 문화센터를 운영중이다.

2008년 직영주유소를 개점하면서부터 경제사업량도 1백8십억원대에서 2009, 2010년도에는 2백4십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총 사업량은 710억7천4백만원으며 당기 순이익은 45억2천8백만원으로 전년 대비 10.9% 성장했다. 신용리스크를 대비한 내부충당금의 적립도 추가로 17억9천2백만원을 적립해 내실을 다졌다. 총잉여금 55억7천만원 중 37.5%인 20억8천7백만원을 배당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교육지원사업에서는 교육지원비 14억2천4백만원 중 환원사업 및 영농자재지원으로 6억3천6백만원, 조합원의 복지지원으로 4억7천8백만원을 지원해 교육지원지중 조합원에게 78.23%의 실익을 안겼다.

신용사업 부문 중 예수금평잔은 4천311억9천2백만원. 전년대비 4.9% 성장이지만 여유자금 예치부문에서 전년보다 221억원을 추가 적립했다. 상호금융 대출금 평잔은 부동산경기 침체에도 3천821억4천7백만원으로 전년대비 4.6% 성장했다. 총공제료는 저축성공제성장이 둔화해 98억7천1백만원으로 전년대비 -6.2% 역성장 했지만 보장성공제를 집중추진해 공제수입면에서는 전년대비 2억6천2백만원의 추가수익을 달성했다.

경제사업에서는 농지면적 감소와 쌀값하락에도 전년도와 비슷한 241억9천7백만원으로 0.4% 성장했다. 그중 구매사업은 108억5백만원으로 전년대비 1% 역성장 했다. 판매사업의 매취(쌀)사업은 전년도와 비슷한 물량을 취급함에도 취급액으로는 4억9천만원이나 감소했지만 시설채소의 출하금액 증가로 전년대비 3.1% 성장한 45억4천4백만원의 실적을 거뒀다. 한편 하나로마트 사업은 뉴타운 재개발지역에 묶여 시설확장 등에 어려움을 겪어 전년대비 0.6% 성장한 85억6천8백만원으로 성장률이 저조했다.

뉴타운 지역에 편입된 본점 전사업장 및 사우동, 서변지점이 뉴타운 지역 존치 여부에 김포농협 미래가 바뀐다. 때문에 김포농협 측은 존치 주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안 되면 대체용지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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