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릴레이 인터뷰③ ‘여성의 힘, 김포의 힘’

풍년지구 어머니 자율방범대

여성이 바로서면 나라가 바로선다는 여성시대를 맞아 김포지역의 여성활동가들을 차례로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한다.<편집자>



제복입고 힘깨나 쓰는 어머니들이 마을 지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14개 아파트가 있는 풍년마을(사우지구대 관할)을 지키는 ‘풍년마을 어머니 자율방범대(대장 박원경)’는 3년 동안 꾸준히 마을 순찰활동을 하고 있는 어머니방범대다.

힘도 없는 어머니가 범인을 잡겠느냐고 하겠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다. 제복이 힘인 시대이듯, 이들도 제복을 차려입으면 현직 경찰과 구별하기 힘들다. 총 없으면 멧돼지를 못 잡는 것은 경찰이나 어머니 자율대나 마찬가지고 보면, 별반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어머니와 아내 마음은 집요함에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식구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새벽 등교를 책임지는 ‘악착같은 인내력’이 무기다. 27명의 대원들로 구성된 어머니자율방범대(이하 어방대)의 책임감은 어머니의 근성에 기반하고 있다. 2인 1조로 순번을 정해 제복을 입고 순찰을 하고 있는 이들은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기면 조원이 한 번 더 순찰을 한다. 부탁을 하지 않아도 대신 순찰을 하기도 한다.

막내인 김진선 대원은 조원이 자전거 사고로 순찰을 못하자 대신했다. “당번의식을 갖고 해야만 마을을 지킬 수 있습니다. 약속을 지키고 동료의식을 갖고 할 때 우리 마을의 치안이 좋아지지 않겠습니까.”란다.

최고 연장자인 윤복순(66세) 대원은 “봉사활동을 열심히 했더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봉사의 의미를 알게 되고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고 “아들도 봉사활동을 하면서 정신건강이 좋아졌고 아이들에게 안달복달하는 부모의 조급증을 극복하게 됐다”며 봉사의 긍정성을 말했다. 건강한 사회활동은 가정의 건강한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기자가 취재를 하는 날은 마침 사무실에서 무장한 대원들이 월례회를 치르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에서는 자신감이 넘친다. 실제로 이들이 활동을 개시하자 풍년마을에는 잡범이나 좀도둑들이 거의 사라졌다. ‘아줌마 경찰’이 수시로 순번을 정해 지역 순찰을 도니 도둑이 제발에 저릴 수밖에.

풍년마을 어방대원들은 대부분이 통장과 부녀회장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어방대 활동을 열심히 한 결과인지는 몰라도 지역 활동에 강한 멤버들이란 걸 알 수 있다. 풍년마을 어방대가 강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원경 대장은 “이제는 대원들이 식구가 돼 활동하다 보니 조직력이 끈끈해 졌고 누구랄 것도 없이 자기 할 일을 스스로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소통이 잘되는 어방대와 우리 마을을 여성의 힘으로 지키고 있다는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일해 기쁘다”고 말했다.

하교지도와 청소년 지도활동, 취약지역에 대한 활동 시에는 경찰 및 남자순찰대원들과 함께 활동을 하기도 한다. 이들의 무기는 핸드폰과 감각, 예찰활동이다. 생활 속에서의 치안의식을 가진 어방대원들의 존재자체로도 지역이 안전해 보인다. 여성이 무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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