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동호회, 걷기는 보약…보람과 열정으로 솟아나

동호회 엄용수 회장, 우울증 걷기로 치료
멋진 둘레길 만들어 국제대회 유치



지난 3월 28일 일요일 오후 1시 월곶면 성동리 마을 입구.

따스한 햇살과 세찬 바람이 함께하는 날, 등산복 차림의 40여 명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김포 들레길 도전에 나서는 김포시 걷기 동호회 회원들이다.

평일에도 걷기 운동을 생활화 하고 있는 이들은 주말이면 어김없이 야외걷기 행사를 연다.

이날 걷기 코스는 성동리 마을 입구를 출발해 성동리, 용강리, 조강저수지, 개곡리, 한재당, 가금리를 거쳐 하성면사무소까지 이어지는 25km의 코스다. 무려 5시간을 소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나선 길이다.

이들은 회장의 구령에 맞춰 간단한 스트레칭에 이어 대오를 형성하며 걷기를 시작했다.

조금 걸으니 왼쪽 철책선 넘어 한강이 보인이고 오른편에는 문수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펼쳐진 전원 풍경에 눈이 편해진다.

철책선을 따라 걷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길이 벌써 저 멀리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흥을 돋운다.

길따라 걷는 그들의 행렬도 어느덧 하나의 경치가 됐다.

지난달  28일 김포시 걷기동호회 회원들이 2년간 탐사활동을 통해 개척한 둘레길코스를 걷고 있다.


‘입과 눈이 자유롭다’ 이것이 동호회 회원 모두가 한 목소리로 강조하는 걷기의 장점이다. 비슷하지만 산을 걷는 등산은 발밑 돌부리를 살피랴, 경사길 발 딛을 곳을 찾으랴 경관을 감상하기 힘들다. 게다가 어떤 운동도 숨이 차고 동행인과의 간격이 생기기 때문에 대화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동호회 리더인 엄용수 회장은 6년 전 회사 문제로 우울증에 걸렸던 친구와 함께 한강변을 걸었던 것이 계기가 돼 걷기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2003년에 김포로 이사를 온 후부터는 김포 각지를 다니며 김포에 걷기 코스의 그림을 그려왔다.

엄용수 걷기동호회장

그러다 2007년 보건소에 걷기교육을 제안하고 비만인들을 위한 걷기 교실 등을 실시했다. 교육과정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사람들을 보고 보람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에게 걷기 운동을 전파하고 싶어 2008년 10월 동호회의 문을 열었다.

그는 대한걷기연맹에서 발부하는 걷기지도자자격증까지 보유하고 있다

엄용수 김포 걷기동호회장은 둘레길 코스를 회원들과 걷기 위해 2년 전부터 동호회 자원자들과 김포둘레길 탐사대를 만들어 활동해 왔다. 이런 활동은 걷기 코스 개발로 지역인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타 지역에 김포 알리기를 위함이 크다.

제주 올레길만 하더라도 걷기 위해 일부러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십여 개의 코스를 며칠 일정으로 걷기도 한다. 이런 코스가 우리지역에도 개발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엄 회장의 생각이다.

이강옥 대한걷기연맹 회장은 “김포는 해강안 즉 해안과 강안 길이 공존해 잘 다듬으면 멋진 둘레길이 만들어질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데다 공항까지 가까워 국제대회를 유치하기에도 안성맞춤”이라 전했단다. 김포의 걷기 코스 개발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지난 달 창립한 김포시 걷기연맹의 사무국장까지 맡고 있는 엄 회장. 동호회와 연맹의 실무를 맡으며 열정을 쏟고 있는 그는 ‘보람’이 ‘열정’을 만든다고 말한다.
그 열정으로 자연을 느끼며, 건강을 느끼며, 대화 속에서 사람들과의 유대를 느낄 수 있는 스포츠 이상의 문화가 만들어질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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