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영 노인대학장

대부분 70세 전후 435명 정원 3년제 운영
친목과 교류의 장, 지역 안배 동창회도 활발
격정의 세대에게 즐거움 주며 살맛나는 체험

지난 2월 17일 제4대 김포시노인대학장으로 취임한 이석영(73세) 학장은 3년 과정의 노인대학생435명과 4년간 동고동락하게 되었다. 신임 이 학장은 노인대학을 “만남의 장(場)으로서 노인들끼리 교류하고 친목을 다지는 최고의 역할 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석영 노인대학장
이곳 노인대학생은 70세 전후가 대부분이다. 각 지역노인회 분회에서 추천을 받아야 입학이 가능하다. 분회에서는 노인대학에 입학을 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 274개 경로당의 지원자 가운데 분회가 추천한 노인 분들만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입학 정원이 135명인 점을 감안하면 경로당 한곳에서 매년 한 명꼴 입학이 어렵다.

노인대학은 그래서 김포전체 노인들이 고루 분포돼 있는 게 특징이다. 각 지역에서 참석하다 보니, 다양한 소식과 개성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 3년 동안 개성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가능하다. 그만큼 노인대학이 재미있다는 얘기다.

노인대학은 일주일에 3일 수업을 진행한다. 화, 수, 목 3일 동안 학년별로 하루씩 수업을 하는데 전체 교양강의 1시간, 민요 반을 비롯해 수지침, 컴퓨터반, 노래교실, 서예반 등 6개 분반으로 구성된 특활 시간이 90분간 이어진다. 수업이 있는 날은 물론 점심을 제공한다.

9개 읍면동에서 참여한 학생들은 다 같이 식사와 활동을 겸하며 담소와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 학장은 “지금 노인세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불행한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일제 강점기부터 광복, 6.25전쟁과 5.16, 4.19 등 현대사의 질곡을 몸으로 다 겪으며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세대”라고 말했다. “그래서 삶을 이어오기가 바빴고 자식들 키우다 세월이 어느덧 가버렸고 삶의 희로애락을 모두 체험하였다”고 말했다.

즐긴다는 표현을 모르고 살아온 ‘격동의 세대’들의 뒤늦은 즐거움의 장이 바로 노인대학임을 알 수 있다. 하루 동안 학생이 되고, 새 친구가 반갑고, 새로운 얘기들을 통해 열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연애사건’은 없느냐는 질문에 “너무들 점잖거나 감쪽같아서(?)인지 눈에 잘 띄지” 않는단다. 현재 사건사고(?)가 없이 무탈하게 운영되는 노인대학은 할머니가 2/3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대학에 대해 이 학장은 만남의 의미와 함께 유익성이 많다고 말했다. 다양한 강좌는 지식의 맛을 잊고 살아온 세대들에게 다시 지식을 통한 유익성의 의미를 느끼게 하고 있다. 어려운 시대적 환경 때문에 정규학력을 제대로 얻지 못한 한을 노인대학이 극복시켜주고 있는 것. 3년제 노인대학은 김포노인대학이 전국에서 처음 실시한 것이다. 전국적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

즐거운 댄스반 특활 활동에 노인학생들은 웃음이 절로 난다.

노인대학을 졸업하면 기수별로 동창회를 조직해 동창모임도 활발하다. 11월에는 기수별 체육대회를 개최해 ‘동문’들의 우애와 친목을 다진다. 김포에서 가장 강력하고 무서운(?) 동문회가 될게 분명하다. 나이도 어른, 교양도 어른, 뛰어난 우애가 있기 때문이다.

노인대학 3년차가 되면 ‘세련미’가 넘친다. 일반 대학생 새내기들처럼 이곳도 새내기와 2학년과 3학년이 다르다. 학년이 올라 갈수록 그동안 닦아진 교양과 친목 등으로 자연스러움과 세련미가 다르다.

“이제는 즐기십시오. 좋은 옷을 아껴두지 말고 이제는 꺼내서 입고 살 때 입니다”를 늘 강조한다는 이 학장은 “파란만장한 세대이자 삶의 애환을 가장 많이 느낀 이 세대들이 행복 하는데 작은 역할로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인대학생들에게 수업이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흐르는 ‘시냇물 강좌’일지라도, 즐거운 시간이다. 7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인생 희로애락 연장에서 희생과 즐거움의 역사적 간격을 노인대학이 메워주고 있다. 그래서 노인대학 사각모는 ‘인생 월계관’이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