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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과 평화를 실천하는 곳 ‘김포여성의 전화’“평화로운 세상을 지향합니다”

(사)김포여성의 전화(대표 임은옥)는 김포의 여성들을 위한 권익활동을 하는 단체다. 부설로 운영하는 가정폭력상담소(이하 상담소)는 가부장제와 왜곡된 성폭력으로 시달리는 여성과 아동 및 청소년들의 상담과 치료자 역할을 감당하는 곳이다.

임은옥 김포여성의전회장 가정폭력상담소장 박명희 박경아 사무국장

여성 권익활동이라면 으레 운동권 출신들의 집합소라는 선입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기우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는 성매매와 직장 내 성폭력, 가정 내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왜곡된 성의식에 따른 폭력 피해자는 정신적, 경제적, 정서적인 일탈현상으로 내재돼 대를 이어 폭력이 확대 재생산되는 게 폭력의 특성이다.

김포여성의 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소 박명희 소장은 “청소년 폭행 가해자를 상담해 보면, 그들 폭행의 배경에는 폭력부모가 어김없이 등장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버지의 가정 폭력은 아이들에게 살기를 느끼게 하는 원인으로까지 작용한다”고 밝혔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하는 모습을 보며, 아버지를 살해하고 싶다는 심정을 호소한다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무서운 교육’이 아이들 가슴속에서 독버섯처럼 커가면서, 아내와, 아이들이 병들어 가고 있지만, 가해자는 문제의식도 없이 반복하고 있는 게 가정폭력의 현주소다.

박경아 사무국장은 “넓게 보면 가해자도 피해자입니다. 가부장제도 하에서 경제적인 책임을 도맡아야 하는 남자들은, 현실적 압박과정에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 가부장제 제도는 남자도 피해자로 만드는 제도”라며 제도의 문제점을 들췄다. 잘못된 제도는 이렇듯 여성뿐 만 아니라, 남자도 피해자로 만든다.

시간이 갈수록 폭력은 다양해지고 있다. 신체적 폭력, 협박과 막말을 가하는 정서적 폭력, 변태적 성행위 등에 따른 성적 폭력, 경제적 압박과 괴롭힘을 가하는 경제적 폭력까지 다양한 폭력 앞에 아동과 여성들이 노출돼 있다.

노출된 폭력에 대한 대응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바람직 대책은 예방이다. 예방 차원의 대책 가운데는 예방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유치원생부터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에게 건강한 성(性)과 폭력의 폐해에 대한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현재는 1년에 1회 중학교 2학년에 대해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초등학교는 신청학교에 한해 교육을 실시한다.

눈에 보이는 체육관에는 수십억 원을 쏟아 붓지만, 내재된 자기 폭력성에 대한 인식과, 평화로운 관계를 위한 폭력예방 교육에 대한 것은 인색하다.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교육의 후진성이다. 성교육을 제도화 하고 소외된 계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위한 제도적인 노력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여성의 전화 관계자의 평가다.

최근에는 이주노동자를 비롯해 이주민 가정 등 다문화 가정에 대한 프로그램 활성화와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주여성 역시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지만, 문화적인 이질감을 줄여나갈 제도적 장치와 과정이 생략된 채 갖가지 차별과 학대를 받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한 예로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은 다른 문화권의 여성을 받아들일 준비, 반려자를 맞는다는 자세보다, 사람을 사온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추진 된 운동으로, 피해여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박경아 국장은 지적했다.

김포지역 여성문제의 특징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연지연으로 대외비가 지켜지지 않는 지역특성 때문에, 피해여성들이 자신의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밖으로 문제점이 드러날 때는 그만큼 문제가 고질화 된 경우가 많다.

김포가정폭력상담소가 밝힌 올 상반기 상담 결과에 따르면, 337건의 상담건수는 전년도 274건에 비해 21.8%가 증가했다. 그 가운데 가정폭력 상담은 187건(55.9%)으로 절반이상을 차지했고, 전년도 139건에 비해 48건(38.5%)이 증가, 계속 증가추세에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성폭력 47건(14%), 부부갈등 29건(8.6%)순이다. 폭력 가해자 유형은 배우자가 단연 최고인 135건(90%)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명수 소장은 “아이들이 성장해 더 이상 부부간의 문제가 아닌, 아이가 성장해 아버지를 폭행하는 등 아이와 부모의 문제로 확산되면서야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 상담을 하는 사례가 많은 게 지역의 특징”이라며 “문제가 고질화되기 전에 좀 더 적극적으로 지역 여성들이 상담실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내가 어렵고 아픔을 당할 때,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나의 아픔에 공감하며 해결책과 쉼터를 제공하는 곳이 여성의 전화다. 그들의 아픔은 우리사회의 아픔으로 다시 돌아와 내 아이와 이웃들에게 독버섯이 돼 되돌아온다. 이 같은 사회적 인식과 책임감 때문에 여성의 전화 상담실은 잠을 자지 않는다.

임은옥 대표는 2001년 7월 김포여성의 전화 창립부터 6년간 사무국장을 역임한 뒤, 대표직을 3년째 맡고 있다. 평범한 가정주부의 신분으로 출발한 그는 이제 여성문제를 위해 뛰는 활동가가 됐다. “처음에는 여성운동이 뭔지 몰랐고, 배워가면서 점차 터득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좋은 친구와 인생의 머물 자리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임은옥 대표의 경험담이다.

김포 여전은 여성운동을 이끌어 갈 활동가를 양성하는데 더 열심을 낼 계획이다. 가정폭력 추방을 위해 예방활동과 의식변화 중심으로 활동 폭을 강화해 평등한 가족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게 목표다. 내년 10주년을 맞아 그 동안 활동을 평가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계획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평등을 위한 활동, 누구든 위로와 해결방법을 정직하게 상담 받을 수 있는 곳, 김포여성의 전화가 더 빛나야 하는 이유다.

김동규 기자  kdk@i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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