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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향한 외길 50년…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선박(船舶) 모터 생산 1위

(주)태양전기

한영덕 회장

전기를 힘으로 전환시키는 동력장치가 모터(Moter)다. 모터는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속도를 빠르게 해 시간을 단축하고, 자동화하는데 필수품이다. 생활의 편리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모터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동문 원리가 그렇고, 핸드폰 뚜껑이 자동으로 열리는 것 등 힘으로 작용하는 곳에는 대부분이 크고 작은 모터가 작동하고 있다.

(주)태양전기는 김포시 월곶면 성마공단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선박에 필요한 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DC와 AC 전동기 가운데 AC ‘저압유도전동기‘이다.

태양전기는 현대중공업이 주 거래처이다. 현대중공업의 모터를 OEM 방식으로 생산을 도맡아 하고 있다.

박종훈 대표

우리나라 조선 산업이 세계 1위인 점을 감안하면, (주)태양전기에서 생산하는 모터 역시 세계적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 선박 제조에 필요한 모터의 90%를 (주)태양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에서 생산하는 모터의 힘으로 세계적인 선박들이 오대양을 누비고 있는 것이다.

세계를 움직이는 곳 (주)태양전기는 1994년 설립됐다. 지금의 한영덕(68) 회장과 박종훈(50) 대표이사가 힘을 합쳐 시작한 태양전기는, 그 동안 어려운 고비도 있었지만, 경영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넘기고 안정된 바탕위에서 성장 중인 회사다. 지금은 120여명의 종업원들이 생산현장을 지키고 있다.

생산라인은 ‘권선-전선-가공-조립’라인으로 나뉘어 생산된다. 금속케이스 작업부터, 코일을 감는 작업, 그리고 도장 작업까지 완제품이 나오는 과정을 지켜보면, 회사의 관리력과 안정성을 가늠하게 된다. 차분하면서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태양전기의 역사에서 기틀이 잡힌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매출 200억, 두 사람 합작품

이 처럼 안정된 시스템 속에서 연간 200억원 매출의 제조회사로 성장하기까지는 한영덕 회장의 50년 외길 장인정신과 박종훈 대표의 관리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 회장은 50년 동안 ‘모터 맨’으로 살아왔다. 그런면에서 장인(匠人)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년 시절 모터생산 공장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다, 독립을 결심하고 91년에 박종훈 대표와 함께 태양전기를 설립했다.

아직도 청년 같은 얼굴인 한 회장은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가겠느냐는 질문에 “배운 것이 이것 밖에 없는데...당연히 이 일을 해야죠”라고 웃는다. 어려운 제조업을 경영해 온 대표가 아닌, 천생 기술자의 모습이다.

70을 눈앞에 둔 나이와 딴판인, 아직도 50대 같은 동안(童顔)의 비결을 묻자, “외도를 하지 않은 것과 욕심을 부리지 않고 열심히 사는 것, 그리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제조현장에서 70을 눈앞에 둔 경영자가 50대의 맑은 얼굴을 지닐 수 있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일이 좋아서, 욕심을 접고, 50년 외길을 걸어온 사람의 ‘마음의 빛’ 때문이다.

“종업원들에게 좀 더 봉급도 많이 주고 해야 할 텐데...쉽지가 않다”며 제조업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박 대표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업체의 입장에서 골프접대 등을 위해 골프 회원권이 꼭 필요한 현실이지만, 회원권 하나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 회장은 “회원권을 사려면 왜 못 샀겠어요. 그러나 돈 좀 생기면 시설에 투자하기 바쁘고, 새 시설이 갖춰져 돌아갈 때 그 기쁨에 설레어서 회원권 보다 현장을 선택한 연속이었다. 그런 게 제조하는 사람의 마음”이란다. 일이 우선이고, 어렵게 번만큼 아까워서 돈을 허투루 못 쓰는 게 제조업 하는 사람의 공통점이다.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수많은 과정과 70여개의 부품이 소요된다. 제조과정이란 나사하나라도 불량이거나, 부품이 없으면 완제품 생산이 어렵다. 그래서 수십 년간 생산라인을 따라 살아 온 사람은, 잠자는 동안도 생산라인과 함께 있다.

특히 오너라면 보이지 않는 돈 걱정과 생산라인, 거래처 담당자의 느낌까지도 놓치지 않고, 습관처럼 회전시키는 것이 제조회사 오너의 ‘복잡한 머릿속’이다.

전소된 공장 단결력으로 일으켜

여느 제조회사가 그렇듯, 태양전기 역시 어려운 고비가 많았다. 98년 IMF때 납품회사 부도로 어려움이 많았고, 1년 뒤에는 설상가상으로 옆 공장의 화재로 불길이 번져, 태양전기 공장이 전소됐다. 만들던 완제품과 반제품, 부품 모두가 전소됐다. 공교롭게도 화재보험도 완료된 지 며칠이 지난 시점이었고, 고의성이 없는 천재지변이라는 이유로 한 푼의 변상도 받지 못했다.

“서너 시간을 마냥 울었습니다.”며 당시를 회고하던 한 회장의 눈시울이 붉다. 평생의 꿈이 아무 이유도 없이 눈앞에서 불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오너의 심정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박종훈 대표는 “거래처 일부에서는 부품을 조달해 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그 동안의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 협조해 줬고, 종업원과 모두 하나가 되어 천막 공장에서 일하며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회고했다.

태양전기는 조찬회의가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오전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매일 열리는 조찬회의에서 부서별 업무를 논의한다. 그리고 매월 경영성과를 전 종업원들에게 공개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결속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방침의 일환이다.

한때 50명이던 종업원은 지금 120명으로 늘었다. 400%의 상여금도 지급한다.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회사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만만찮은 급료체계지만,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다.

한 회장은 “아무려면 회사보다, 개인이 더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항상 앞선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외국인 노동자들이 3년 만기를 채우고 귀국했다가 다시 이곳을 찾는다.

두 사람 설립자간의 대립은 없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그동안 친인척은 회사에 한명도 채용하지 않았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신뢰구축과 투명성을 위한 두 사람의 합일정신을 표현한 말이다.

도로 등 기반시설 절실

모터 생산은 제품의 특성상 자동화가 40%, 60%는 수작업에 의존한다. 그리고 중국에 넘겨준 소형모터 시장보다, 특수모터와 대형모터의 신제품 개발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경영을 창출하는 게 태양전기의 경영전략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생산력이 높은 시설도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태양전기 최근의 고민은 새로운 시설도입을 계획했지만, 공장 진입로가 협소한 관계로 대형차량 진입이 어려워 시설도입을 재검토까지 해야 하는 애로사항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영덕 회장의 외길 50년, 그리고 묵묵히 관리를 책임지는 박종훈 대표의 신뢰와 인덕(人德), 어려운 하모니를 제조현장에서 꽃피운 모습이 돈보다 아름답다. 뺄셈의 관계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곱셈의 관계로 재생산되는 장인정신과 노력은, 오대양을 누비게 하는 ‘태양의 힘(Moter)’이다.

김동규 기자  kdk@i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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