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살림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끝났다.
먼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낙선한 사람들에게 위로를 드린다. 이제 우리 시민들은 그동안 선거운동과정에서 있었던 갈등과 반목을 깨끗이 씻고 새로운 마음으로 각기 일상의 제 생활로 되돌아가야 되겠다. 그리고 겸허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소승적(小乘的)인 사사로운 연고(緣故)나 정분에 얽매이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지역살림을 잘 감당해나갈 수 있는 바르고 훌륭한 적격자라고 여겨지는 사람을 옳고 바른 생각과 판단으로 제대로 골라 뽑았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되겠다. 그래서 이를 내일의 행동지침으로 삼는 성숙된 민주시민의식으로 드높여야 되겠다. 왜냐하면 지방자치의 생명은 이 같은 시민의식과 이에 바탕한 참여와 감시에 있고 투표는 바로 이를 실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당선자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당선자는 결코 자기도취나 교만에 빠져서는 안된다. 선거에서 이겼다고 마치 전쟁터의 점령군 지휘관이나 된 것처럼 오만하거나 방자해서는 안된다. 논공행상(論功行賞)적 인사운영이나 특혜, 편향행정은 절대로 안된다. 민주주의 선거제도하에서 당선은 권리라기 보다는 시민에 대한 봉사라는 책임감이 더 앞서며 따라서 당선자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겸허한 마음으로 고장살림을 바르게 꾸려나갈 결의를 새롭게 다짐해야 된다.
특히 당선자가 유념해야할 점은 선거운동과정에서 나타난 좋은 의견이나 ‘비전’은 그것이 경쟁후보측에서 나왔건 일반시민의 입에서 나왔건 상관없이 과감히 수용하는 도량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의 주장이나 ‘비전’이라 할지라도 합당치 않다고 인정되면 주저 없이 바로잡는 도량 있는 포용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 선거제도에서 이긴 사람이 갖춰야할 기본 덕목이다.
어설피 당선자라 해서 시민들의 공감도 얻지 못하는 자기 주장을 외곬수로 고집하거나 억지로 밀어붙이는 행위는 절대로 금물이다. 그것은 독선이며 횡포이고 지극히 비민주적인 권한의 남용일 뿐이다. 이 같은 우(愚)를 범하여 치욕과 쇠락을 자초한 지도자를 우리는 먼 역사가 아닌 가까운 역사에서 얼마든지 보아오지 않았는가? 깊이 되새겨 보아야할 교훈이다.
따라서 이제 당선자는 민주주의 제도의 기본 이치를 다시 한 번 깊이 되새기고 시민들이 부과한 책임의 막중함도 깊이 깨달아 시민과 어울려 고장발전을 위해 몸바쳐 일하는 자세와 행동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 더욱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잘못된 제도나 시책을 과감히 개혁하여 이 고장이 낙후되지 않고 살아 뻗어 가는 선진고장으로 탈바꿈되게 해야 한다.

시민의 심판 겸허해야
그래서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자치행정이 바르게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낙선자도 이제 아쉬움을 접고 결과에 흔쾌히 승복하고 협조하는 마음과 행동을 보여주기 바란다. 시민의 심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새로운 결의와 노력으로 다음을 기약하는 미래지향적 민주의식을 가져주기 바란다. 이것은 민주사회에서 패자가 마땅히 지녀야할 깨끗하고 멋있는 덕목이다. 깨끗한 승복에는 희망이 싹트고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나 물고늘어지는 지저분한 행동에는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차가운 외면이 있을 뿐이다.
민주주의 선거제도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오늘의 승자는 내일의 패자가 될 수 있고 어제의 패자는 오늘의 승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깨끗한 승복은 내일을 기약하는 원천이며 민주시민이 지켜야할 기초적 선거질서라 하지 않던가.
<북변동, 북한문제연구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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