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은행 자동인출기(ATM)내에 설치되어 있는 CCTV 대부분이 고질적인 기계오류, 테잎관리 소홀 등으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지난 3월 중순경 북변동 모 목욕탕에서 발생한 신용카드 도난사건을 수사하던 중 범인이 현금을 인출한 5개의 자동인출기 CCTV중 범인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사진은 단 1개뿐이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훔친 카드를 이용해 북변동 C은행, 감정동 J은행, 북변동 K은행, 서울역 등 총5개 자동인출기서 3천8백만원의 현금을 인출해 간 것으로 드러났다.

CCTV에 찍힌 범인의 사진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 및 자동인출기관리 업체의 협조하에 수사를 벌였으나 5곳 중 사진이 찍힌 곳은 3곳뿐이었으며, 이 3곳 중에서도 1곳은 제대로 된 각도를 피해 뒷모습만 찍혔으며, 또 다른 1곳은 테잎을 오랫동안 교체하지 않아 화면식별이 불가능했다. 결국 나머지 한곳에서만 제대로 된 범인의 사진이 찍힌 것.

또 한 자동인출기는 기계내부 시간과 실제시간이 8분의 차이를 보이는 오류를 나타내 경찰수사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 확보된 사진을 통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경찰서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용이 날로 급증하면서 카드분실이나 도난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으나, 용의자를 찾아낼 수 있는 은행 CCTV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종종 수사에 난항을 겪는 일이 있다”며 “지능적인 범인의 경우 CCT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자동인출기 만을 골라서 범행에 이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은행 내에 위치한 365자동화 코너가 아닌 하청업체가 관리하고 있는 지하철역이나 편의점 등에 있는 일부 은행통합자동현금인출기의 경우 관리가 부실해 기계 오류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필히 개선 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시민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설치된 CCTV가 부실한 관리로 인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을 때 피해를 입는 것은 시민뿐이다”며 “은행을 비롯한 자동인출기 관리업체는 책임감을 가지고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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