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주부 “모든것 놓고 싶어요”

Q. 김포00동에 사는 40대 초반 주부입니다. 남편과 남매를 두었고요. 집안 형편은 별 어려움 없이 살고 있어요. 남편은 삶에 적극적이고 현실적이어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여 성공적으로 잘 하고 있어요. 아들은 고2인데 어렸을 때는 착실하고 공부도 잘했지만 지금은 학교성적이 나의 기대에 미치지는 못해도 큰 사고 없이 학교를 잘 다닙니다. 딸은 초등5학년인데 아빠를 닮아서 인지 매사에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학교생활도 잘하고 그래요.
그런데 문제는 저 자신인 것 같아요. 특별히 문제가 두드러진 것은 아니지만 가정일도 만족스럽지 않고 종교생활도 하고는 있지만 나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주지는 못해요.
밤마다 나의 삶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지만 내 삶에 내가 없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 정말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기도 하고, 내 자신을 찾아서 내가 원하는 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하답니다. 하지만 날이 밝으면 모든 것이 일상적으로 돌아오고 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용기 없는 사람이 됩니다. 이런 생활이 2년쯤 되었어요.
이제는 이렇게 힘들게 사는 것도 지치는 것 같아요. 남편은 사업차 출장이 잦고 출장 기간도 길어지고 하니 더 힘든 생활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남편의 성격과 저의 성격이 달라서 인지 남편만 믿고 남편하고 진실한 대화를 하고 싶지만 현실세계에만 관심이 있는 남편은 나의 이런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사치라고 합니다. 정말 내가 필요이상의 고민을 하고 있는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어요.

A 상담실을 찾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인생에서 큰 난관은 오히려 극복할 수 있지만 이렇게 자신의 삶에 조금씩 파고드는 어려움은 생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기도 합니다. 지금 찾아온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적기라고 말씀드립니다.
주부님의 생활환경은 인생에서 안정기라고 봅니다. 자녀들도 적당히 자라서 엄마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고, 남편도 사업적으로 왕성한 활동과 유지를 위하여 여유가 없는 시기입니다. 이럴 때 전업주부로서 열심히 살아온 여성은 가족으로부터 소외되고 사회로부터 소외감을 느낍니다. 가정에 충실해 온 주부로서는 내적 불안정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주부님만의 경우가 아닌 보편적인 가정주부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갈등의 요소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아를 찾으려는 강한 욕구가 내면의 무의식 속에서 자라 의식화 되고 표출이 됩니다. 현실의 나와 이상적인 나의 거리가 멀수록 갈등의 폭도 커지게 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욕구불만의 핵심을 추적해가야 합니다. 여러 시간 상담결과로 볼 때 주부님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 폭이 넓고 아직 자신의 나아갈 방향이 막연하므로 그 고통이 더 크다고 봅니다.
방법을 찾아본다면 먼저 큰 줄기를 만듭니다. 나의 존재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예를 들면, 돈, 명예, 봉사활동, 종교활동, 사업, 취미활동, 학습 등, 그 다음 내가 자신에게 또는 내 자신이 어떤 대상에 투자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봅니다. 예를 들면, 돈, 지식, 시간, 마음, 물질 등. 그런 다음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나 장소를 생각합니다. 회사, 종교기관, 사회기관, 교육기관 등. 그런 다음 이런 계획이 성공적으로 잘 정착이 되는 시기를 정하고 나서 그 목표를 향해 계획적이고 단계적으로 접근을 해 간다면 결코 좌절하지 않고 생산적인 삶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상담시간동안 내면의 혼란이 정리되고 자신의 나아갈 바를 스스로 찾는 것에 찬사를 보냅니다. 상담을 하면서 주부님은 자신을 지속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OOOO한 사람이어서요. OOO합니다.” 라는 자신에 대한 판단으로 인해 마음의 벽을 만들기 보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심리적 안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김포YMCA 상담실장 신 화 옥 상담실(985-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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