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시민 독서감상문 공모 최우수작

정 부 정(장기동)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세상의 누구나가 그러하듯이 성공하고 싶은 욕구에 언제나 목이 말라 있었다. 조금 더 나은 생활과 높은 지위를 늘 꿈꾸어 왔다. 처음 인터넷을 통해 이 책을 알게 된 것도 실은 ‘성공’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富와 成功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는 여러 책들을 항상 기웃거리던 내가 그런 맥락 정도에서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받아 본 순간 ‘성공’보다 더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나눔’이라는 단어가 먼저 눈에 띄었고 난 이번엔 뭔가 잘못 짚었음을 예감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새벽녘 일찍 잠에서 깬 어느날 차분히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처음의 기우보다 훨씬 더 흥미롭게 이 책의 내용들에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되돌아 보건대,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나눔을 실천하고 살까? 항상 내가 먼저 여유가 있고 가진 것이 넉넉할 때 남을 도와주리라 생각했었다. 자기 가족도 챙기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돌아보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나에게 충실하기에도 늘 숨이 가빴고 남을 돕는 일은 먼 미래의 일로만 미루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발견한 이 책…. 나눔을 그렇게 미래로 미루어 두어야 할 대단한 일이 아니었음을, 그저 일상 속의 작은 습관임을, 그러나 그 작음이 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으로 바꾸어 질 수 있음을 이 한 권의 책이 알려주고 있다. 박원순 님의 글 곳곳에서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촌철살인의 문구들을 발견하게 된다.
‘가난은 일시적인 결함이지만 지나친 부는 영원한 질병이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참된 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칼릴 지브란의 메시지. ‘죽을 각오로 사랑하고 일하고 공부도 한다. 그리고, 그 때마다 유서를 쓴다. 세상의 모든 게 자기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잠시 빌린 것일 뿐이라는 위대한 진리를 깨닫는다’는 일등 영업맨 황평우씨의 명언. ‘한평생 자신의 손으로 가난한 자들의 손을 잡으려 애썼을 때, 비로소 죽음의 순간 자신의 다른 손에서 하나님의 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는 죽음에 다다랐던 신부님의 기도. 이 책에서만 발견할 수 있었던 언어들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실제로 실천해 보고 싶은 것들도 많았다. 그 첫 번째가 내 아이에게 도우미 돼지 저금통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엄마 아빠없는 친구들을 위해서 다섯 살 고사리 손으로 채워 온 돼지 저금통의 주인공 재서의 이야기는 가장 좋은 부모가 어떤 부모인지를 느끼게 했다. 물질이 풍요로운 세상에 귀한 것 모르고 커 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물려주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내 것을 아껴서 남을 도와주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가르쳐주고 싶다.
두 번째로 내가 실천 해 보고 싶은 것은 ‘젊은 시절의 유언장 쓰기’이다. 지은이의 글처럼 마음을 비우고 내가 죽은 뒤에 읽혀질 유언장을 쓰다보면 물질에 전전긍긍하지 않으면 더 가치있는 인생이 다가오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나를 객관화시킬 수 있으리라 짐작된다. 그러면 내 속에 있는 집착과 욕심을 더는 기회가 될 것이고 지금부터 살아 갈 삶을 대하는 자세도 새로워 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세 번째로 내가 실천하고 싶은 것은 정말 나의 1%를 나누는 것이다. 그것이 꼭 돈이어야 될 필요는 없다. 내가 가진 모든 것-그것이 재능이든 전문성이든 그 1%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안의 나눌 수 있는 1%를 고민해 봤고 보잘 것 없을 수도 있지만 실천 해보리라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느끼게 된 이 책에서의 네 번째의 실천과 배움은 바로 감사의 마음이다.
아! 나는 얼마나 감사한 게 많은 사람인가! 내 주위에는 이 옹졸하고 맘 좁은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이 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줌으로써 내가 살아갈 힘을 얻고 있지 않은가! 내 가족을 포함한 내 주위의 지인들에게 늘 감사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이 책은 나에게 알려 주고 있다.
내 가진 것 하나를 주면 그 기쁨은 둘이 되어 돌아온다는 믿음, 진정한 부자를 꿈꾼다면 나눔을 실천하는 부자가 되리라는 결심, 그리고 그 시작은 거창하지도 요란하지도 않은 아주 작은 습관의 나눔에서 온다는 깨달음…. 이런 것들이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은 귀중한 사실들이다. 이제 다시 난 인생의 성공에 목마르다. 그러나, 조금은 달라진 갈증이다. 소설책처럼 긴 스토리는 없지만 박원순님의 담담한 조언이 이제 즐거이 내 마음의 문을 열고 차곡차곡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할 일들이 참 많은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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