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

                                                      오선덕

 

슬픈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모두 나인 것 같아 하루는 
차가워지고 하루는 뜨거워진다

것은 서로를 이어주는 징검돌
잊고 있었던 것들을 소환한다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는 어릴 적 그 맛
헤어진 연인과 닮은 것만으로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피운 꽃을 보고서야 생각나는 그 이름

무심코 지나쳤지만
낯익음으로 새겨 놓은 것

시 감상
(것)은 관형사형 어미 ~은, ~는, ~을 뒤에 쓰여 일정한 일이나 사건, 사실을 나타내는 말이다. 시인은 것이라는 것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가 빚어내는 결과와 동기와 의미에 대해 잔잔한 생각을 한다. 잊고 있던 것들을 소환하거나, 잊힌 이름을 생각하거나, 여전히 낯익음으로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한 (것)의 용도. 올해는 (것)을 많이 소환해도 좋을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잊힌 것들이 너무 많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프로필]
 오선덕 : 2015년 시와 사람 등단, 광주대학원 문창과 졸업,  2022년 시집 (만약에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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