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전문MC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前)회장김포시낭송협회 대표

느린 마음으로 살 때 청렴해집니다. 이 세상이 너무 신속합니다. 쉴 겨를과, 나란히 가는 옆과, 늦게 뒤따라온 뒤를 살려냈으면 합니다. 차마 다하지 못하는 말은 남겨두었으면 합니다. 세상의 마음이 한없이 가난해지지 않도록, 세상의 마음이 궁벽한 곳에 살지 않도록.

- 문태준 산문집 「느림보 마음⌟ 중 -

 

나무가 그늘을 만들듯이, 거실이 한쪽에 소파를 두듯이, 우리의 삶에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문태준 시인은 말한다. 햇수로 8년... 김포신문 『나를 흔든 한 문장』을 구성하며, 숱한 이들의 삶 한켠에 놓인 언어들과 보낸 시간이다. 내 마음을 실어 묻고, 진솔한 마음이 담겼을 글이 도착하면,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분들의 마음을 읽으며 나 또한 행복했던 순간들.

2014년 어느 날, 16면에서 24면으로 증면된다는 소식에 지면평가위원으로서 제안했던 코너인 『나를 흔든 한 문장』은 그렇게 내 몫이 되었다. 2014년을 시작으로 그로부터 4년 후, 1권이 출간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4년이 또 훌쩍 지났다.

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느낌표와 마침표, 그리고 물음표를 요구하고 나는 이제 잠시, 쉼표를 찍어본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듯이, 거실이 소파를 두듯이’, 그러다 언젠가 어디에선가 희미한 온기 하나 있다면, 손 내밀어 비집고 들어가 또 하나의 문장을 완성해보리라.

언제든 다시 돌아오면 늘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고 있을 것 같은 이곳과, 머물면서 지나가고 지나가면서 스치는 숱한 당신들과 잠시 안녕. 다시 돌아오기 위해, 한 박자 쉬어가는 이곳, 잠시, 이렇게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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