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일곱번째 탈무드 <못생긴 얼굴과 흙항아리>

박수영

책찌짝찌 독서모임

지혜롭기로 소문이 났지만, 얼굴이 못난 랍비가 있었다. 하루는 왕궁으로 간 랍비를 보고 공주가 랍비의 얼굴이 왜 이렇게 못생겼냐며 비웃었다. 그런 공주를 보고 랍비는 왕궁에서는 포도주를 어디에 보관하는지 물었다. 공주가 흙항아리에 보관하고 있다고 하자 랍비는 물었다.

“어찌 왕궁에서 드시는 귀한 포도주를 금항아리에 담지 않고 흙항아리에 담아두시는지요?”

그 말을 들은 공주는 당장 포도주를 금항아리로 옮겨 담았고 금항아리로 옮겨 담은 포도주는 모두 맛이 변했다. 화가 난 공주는 다시 랍비를 찾았고 랍비는 이렇게 말했다.

“보잘 것 없는 흙 항아리에서 가장 맛있는 포도주를 얻을 수 있듯이,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도 생김새보다 지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공주님께 가르쳐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제야 공주는 자신의 행동을 부끄럽게 생각했다.

요즘은 노래 잘하는 사람, 춤을 잘 추는 사람, 요리를 잘하는 사람들이 티비프로그램에 나온다. 남편과 티비를 보고 있다가 물었다.

“나는 왜 이렇게 평범할까?” 사람들이 감동할만한 훌륭한 노래 실력도 뽐내보고 싶고 멋지게 춤도 잘 춰보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어떤 것에도 해당 되지 않는다.

잘난 사람들 가운데 나만 평범해 보이는 그런 느낌이다.

질문을 통해 독서모임을 하고 있으니 여러 질문을 생각해보았다. ‘금의 가치와 흙의 가치를 비교한다면?’ 금은 특유의 반짝거림 때문에 지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귀한 것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반면에 흙은 소금과 같이 작고 보잘 것 없다. 매우 흔한 것이므로 사람들에게 귀한 것으로 인정받지는 못 하지만 지구를 이루는 원소 중 하나인 흙이 없다면 생명이 살 수 없게 된다.

금은 귀하다. 그러나 흙은 더 귀하다. 금 없이는 살 수 있어도 흙 없이는 살 수 없다. 흙도 때로는 반짝거리는 그 광물이 부러울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명을 탄생시키고 자연을 이루는 데 있어 흙이 없다면 모든 존재가 있을 수 없듯이 평범한 사람들이 있기에 특별히 반짝이는 사람도 돋보일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비록 평범하다 할지라도 자부심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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