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보는 풍수 & 관상 이야기-46

강충구

정통풍수지리학회 회장

인상상담사

사회 명망가(名望家)들의 관상을 보면 나름 각각의 특징이 있다. 10여 년 전에 선종(善終)하신 김수환 추기경은 늘 웃음을 머금은 온화한 외모이며 특히 긴 인중(人中)이 눈에 뜨인다. 아시다시피 인중은 윗입술과 콧구멍 사이에 오목하게 골이 진 부분을 말한다. 왜 사람의 중심이라는 뜻의 인중(人中)이라는 용어를 썼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인중을 매우 중요한 부위로 보고 있다. 필자도 오래전에 예기치 못한 일로 쓰러져서 인중에 침을 맞은 적이 있는데 사람이 갑자기 기절했을 때 침을 놓는 구급혈(救急穴)로 취급하고 있다. 신경 계통의 질병이나 의식이 없을 때 진정시킬 목적으로 쓰는 혈 자리이며 안면 신경 마비나 각종 두통, 요통이 있는 경우에 침을 놓는 자리이기도 하다. 인중은 보기에는 중요하게 보이지 않지만 많은 신경이 분포되어있고 촉각이 예민하며 얼굴을 좌지우지(左之右之)하는 부위이기도 하다.

인중은 사람 수명의 장단(長短), 자식의 수(數)나 당사자의 행동력, 생식 능력을 알아보는 자리이다. 인중은 몸의 도랑(좁고 작은 개울)의 형상이며 도랑이 잘 흘러가면 물의 흐름이 원활할 것이다. 인중이 얕고 좁고 길지 않으면 당연히 운도 막혀 잘 흐르지 않는다. 인중의 길이는 수명의 길고 짧음을 결정하며, 인중의 너비는 자식이 많고 적음을 판단한다. 그래서 인중은 당사자의 수명과 아들, 딸을 보는 궁(宮)이다. 그래서 인중은 길어야 하며 짧아서는 안 된다. 안은 깊고 밖은 넓으며 곧아야 하고 기울면 안 된다. 인중이 가늘고 좁으면 의식이 쪼들리거나 어려워 절박한 상태가 되고 재앙이 오기도 한다.

인중이 위가 좁고 아래가 넓으면 자손이 많고, 반대로 위가 넓고 아래가 좁으면 자식이 적다. 인중이 위, 아래가 좁은데 중심이 넓으면 자식이 질병으로 고생하며 완성이 어렵다고 한다. 위, 아래 폭이 같은 것이 좋다. 인중 위, 아래가 곧고 깊으면 자식이 집안 가득하다. 인중 위, 아래가 평평하면서 얕으면 자식이 생기지 않는다. 도랑이 얕으면 고기가 잘 잡히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인중이 깊고 길면 장수(長壽)한다. 강이나 하천이 깊고 길고, 굽이굽이 감아서 흐르면 풍수에서도 길(吉)한 것으로 분류한다. 인중이 얕고 짧으면 요절(夭折)할 확률이 높으며 인중 선이 굽어있으면 믿음이 없는 사람이다. 인중이 단정하고 곧으면 충(忠)과 의(義)가 있는 선비라고 했다. 인중이 바르고 드리워지면 장수(長壽)한다. 인중이 순조롭지 않고 수축하면 요절하며 천하다. 인중이 대나무 쪼갠 듯이 밝으면 2,000석의 녹(祿)을 받는다고 했는데 부(富)가 넉넉하다는 뜻이다. 인중의 가늘기가 침을 매달아 놓은 듯하면 자식이 끊어지며 빈한(貧寒)하고 곤궁(困窮)하다. 자식도 없고 힘들고 어렵게 산다는 뜻이다.

다음은 인중에 있는 점(點)에 대해 알아보자. 인중 위에 점이 있으면 아들이 많고, 인중 아래에 점이 있으면 딸이 많다. 인중 중간에 점이 있으면 결혼한 처를 바꾸고 자식을 기르기 어렵다. 좋지 않은 예이다. 인중에 검은 점이 두 개 있으면 쌍둥이를 낳는다. 인중에 있는 무늬나 주름을 알아보자. 인중에 가로무늬가 있으면 늙어서도 자식이 없다. 이런 경우는 외관상으로도 답답하다. 흐르는 도랑을 가로질러 물을 막는 격이다. 인중에 천하게 보이는 단단한 주름이 있으면 주로 다른 사람의 자식인 양자(養子)를 들인다. 인중에 세로무늬가 있으면 아이가 고질병이 생긴다. 가로나 세로나 인중의 무늬는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인중이 평편하면 고독하고, 평평하여 없는 듯 하면 늙어서 대(代) 이을 자손이 끊기며 가난하고 고생하는 관상이다. 인중이 좌측으로 기울면 아버지가 먼저 죽고 우측으로 기울면 어머니가 다칠 수 있다. 준두(準頭, 코끝) 아래가 인중인데 도랑이 모두 이 인중에서부터 외부로 통한다. 만약 인중이 치우쳐서 마르면서 좁으면 자손이 분수가 없어 고독하고 곤궁하게 된다. 인중이 얕고 평평하여 짧으면 믿음이 없고 자식이 없으니 보는 사람이 꺼린다. 만약 인중이 곧고 깊어서 길이가 길면 자식에게 좋은 일이 거듭하여 생긴다.

이번 호에는 사람의 중심이라는 뜻의 인중(人中)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늘 얘기하지만 위 내용은 옛 고전의 자료이며 맹신할 필요는 없으며 참고하면 될 것이다. 과학이나 수학이 아니고 인문학이고 철학인 것이다. 관상은 시대에 따라서 해석을 다르게 하는 부분도 많이 있다. 관상의 공통점은 빈약해서는 안 되고 풍성하며 밝고 분명해야 한다. 인중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인중을 눈, 코, 입처럼 중요시하지 않고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인중은 한의학에서 중요한 혈(穴)자리인 동시에 사람 수명의 장단과 자식 관련을 알아보는 의미 있는 부위인 것이다. 우리 인간의 얼굴 부위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인중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잘 살펴보고 잘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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