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인이 다 되었어요

Q. 저기 말 좀 해도 될까요?
너무 힘들어요. 죽고 싶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떡하지? 나 어떻게 살지? 그 친구가 나쁘죠? 초등학교 4학년 담임선생님이 나를 미워하고 있겠죠? 어떻게 찾아서 죄송하다고 말해야 하나요? 5학년 때 그 친구가 나쁘죠? 나한테 용서를 빌어야 하죠? 어떻게 하지? 아이도 낳을 수 없는데! 이제 어떻게 살지?
생리도 하지 않아요. 아이를 낳을 수 없겠죠? 누가 나를 좋아하지 않겠죠? 결혼은 할 수 있을 까요? 초등학교5학년 때 여자친구에게 화장실에 불려가서 성적모욕을 당했어요. 팬티 벗어! 브래지어 풀어! 너 생리하지… 정말 너무 무섭고 화가 나요. 그 친구가 나에게 한 짓이 잘못 된 거죠? 초등학교 4학년 담임선생님이 잘해 주셨는데 그 선생님이 5학년 올라갈 때 같은반으로 가자고 했는데 같이 갔으면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키 148cm에 몸무게가 55kg이 나가요. 누가 나를 좋아하지 않겠죠? 본드환각도 해보고 수면제도 모아서 먹어보고, 정신병원치료도 받아보았어요. 지금은 폐인이 다 되었어요.
어떻게 살죠? 지금 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A. 내담자는 현재 나이 27세이며, 조00양이다. 심한 우울증으로 약물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현재 김포00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으라고 하지만 거부를 하고 있으며, 약물치료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조양의 현실이 가슴 아프고 청소년시절을 심리적 고아로 성장하도록 내버려진 것이 안타깝습니다. 갈림길에서 이쪽을 선택하는 것, 저쪽을 선택하는 것, 그냥 제자리에 머무는 것 세 길이 있습니다. 조양이 그냥 그대로 무기력한 생활을 하는 것도 선택이며, 새로운 삶을 계획하여 생산적인 삶을 사는 것도 선택입니다. 죽음도 선택입니다.
조양의 경우는 청소년시기에 겪은 우울증상이 치료가 되지 않고 누적이 되어 있고, 급격한 신체변화에 따라 자신의 외모나 신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더불어 열등감과 수치심을 가지기 쉬운 초등학교5학년 때의 충격적인 사건이 뇌리에 남아있어서 그로 인해 학습된 무기력이 심화된 상태입니다. 지금 현재 내담자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전문의의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통해 자신의 자아를 들여다보면서 의식주 생활이 갖추어질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자기 몸을 단정히 하고 규칙적인 활동을 하고 자아를 통제할 수 있는 자제력을 기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새로운 삶을 계획하여 변화하는 현명한 선택이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우울증은 흔한 심리장애로서 ‘심리적 감기’라고 비유합니다. 청소년기에 찾아오는 가벼운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이 건강한 청소년으로서 성숙하게 하는 길입니다.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란?
인지행동치료는 우울증을 비교적 단기간에 치료하는 적극적인 치료법으로, 내담자를 우울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자동적사고(automatic thoughts)와 역기능적 신념을 찾아내고 변화시키기 위해 A-B-C기법, 소크라테스식 대화법, 일일기록지방법, 설문지 검사, 일기쓰기, 행동실험법, 하향화살표기법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자기생활 관찰표 작성하기, 시간계획표를 만들어 생활하기, 점진적인 과제 수행표를 만들어 실행하기, 긍정적 경험을 체험하고 평가하기, 대처훈련, 사회적기술훈련, 의사소통기술훈련, 문제해결법훈련, 자기주장훈련 등의 치료를 말한다.

김포YMCA소비자.청소년 상담실(985-2210)
상담실장 신 화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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