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우리동네 21 <타이탄의 도구들>
새벽 6시, 딩딩 울리는 알람소리에 낑낑거리며 이불 밖으로 나옵니다. 적당히 눈곱만 떼는 고양이 세수를 하고 서둘러 양치를 합니다. 히트텍과 레깅스를 입고, 그 위에 두터운 양말을 신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갑니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어두운 새벽, 졸린 눈을 비비며 공원에 도착하면 발을 동동 굴리며 기다리던 친구 두 명이 반갑게 손을 흔듭니다.
한 달 전에는, 해가 이미 중천에 뜬 9시나 되어야 간신히 눈을 떠 하루를 시작했었는데요. 조금 이상하죠. 어쩌면 ‘게으른정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책방의 주인장으로서도 다소 어울리지 않는 부지런한 아침입니다. 대충 짐작이 가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네. 맞습니다. 저 미라클모닝 시작했어요.
이 결심의 시작은 팀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이었습니다. 이 책은 강박적인 기록수집가인 작가 팀페리스가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 그러니까 흔히 ‘성공한 사람’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과연 어떠한 사고와 습관들로 그 자리까지 도달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그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 더불어 어떻게 그 삶을 지속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기록한 책입니다. 팀페리스는 그들을 거인이라는 뜻으로 ‘타이탄’이라고 칭했으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성공의 비결을 타이탄의 ‘도구’라고 표현한 것이죠.
고작 15,000원밖에 하지 않는 한 권의 책 속에는요.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공통적인 사고, 생각과 일상의 습관들, 삶으로 몸소 증명해 낸 지혜들이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마치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저들에게서 어떤 배울 점이 있을까, 내 삶에는 어떤 형태로 적용시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해요. 그렇게 집중해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조금은 변화가 생깁니다. ‘그래,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좀 더 멋진 방향으로 삶을 이끌기 위해서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들 중 단 한 가지는 실천해보자’ 같은 마음이랄까요.
저는 그 중 그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아침시간을 주도하기’에 대해 마음의 결심이 섰습니다. 물론 새벽 6시에 따뜻한 이불 밖으로 나오는 일이 쉽지 않고, 달리다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면 ‘왜 사서 이 고생을 하나’싶긴 합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렇게 땀을 흠뻑 흘리고 집에 들어와 따뜻한 물로 씻고, 책상 앞에 앉으면요. 그 시간이 그렇게 차오를 수가 없습니다. 창가로 막 해가 뜨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감사함이 마음을 적십니다. 뛸 수 있는 건강을 가졌음에, 함께 달릴 수 있는 동료들이 있음에, 오늘도 나갈 수 있는 일터가 있음에요.
8시경, 낮은 볼륨으로 재즈를 틀어놓고, 30분 정도 책을 읽다가 감사일기를 쓰고, 하루 계획을 정리합니다. 다른 이들의 업무가 시작되지도 않은 그 시간에, 고요하고 차분하게 하루를 주도하는 것이죠. 아직 몸이 이 루틴에 적응이 되지는 않은 탓에 저녁 6시만 되어도 하품이 줄줄 새어 나오긴 하지만요. 이 하루의 시작이 주는 자신감과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습니다. 다가올 2022년을 앞두고, 부디 직접 경험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한 권의 책이 가져다준 고마운 삶의 변화를 느끼면서, 저는 살포시 여러분들에게도 이 책을 건네어 봅니다. 남들의 것들에 시선을 돌리느라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말고, 오롯이 우리가 가야 할 길에만 집중하면서, 천천히 느리고 꾸준하게 살아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