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목사의 자전적 에세이 41

박영준

김포중앙교회 원로목사

교회에서는 나의 노후에 거할 주택을 은퇴하기 3년 전에 고촌에 있는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를 마련해 주었다. 그동안 20여 년을 전셋집으로 이리저리 이사를 다니며 살았는데 은퇴를 앞두고 내 집을 마련하여 입주를 한 것이다.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그때만 해도 김포에서 가장 괜찮은 아파트라고 할 수 있었다. 조경도 잘 되었으며 생활하기에 편리하였다. 그리고 교회에서는 은퇴 후에도 매월 생활비를 제공해 주었으니 안정된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런데 은퇴하고 나니 40여 년을 홀로 생활 하시던 88세 되신 어머니께서 “이젠 혼자 살기도 힘들고 너도 은퇴를 했으니 너희들과 함께 살고 싶구나”라고 하시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목회하는 내게 짐이 된다고 하시면서 부천에서 혼자 거하셨고 우리는 생활비를 대 드렸다.

이제는 더 이상 홀로 계시게 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여 아내와 의논하여 어머니께서 사시던 고향 동네에 아버지께서 생존해 계실 때 농사를 지으시던 밭 한 쪽에 옛날 증조할아버지께서 사시던 대지에 집을 짓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겠다고 결론을 내려 준비하게 되었다. 나의 증조할아버지께서는 한국 장로교 초대 선교사이신 언더우드 목사에게 전도를 받아 기독교인이 되신 우리 가정의 믿음의 조상이시니 이 대지는 우리에게 의미가 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2014년 겨울부터 주택을 어떻게 지을까 기도하면서 준비하던 차에 킨텍스에서 하고 있는 건축박람회에 갔다가 목조주택을 보고, 지난여름 미국에 여행을 갔을 때 목조주택 건축하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집을 지으면 저런 친환경 주택을 건축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바로 그 건축물을 보고 마음에 들어 결단하여 ‘더존 하우징’이란 건축 회사와 계약을 맺어 37평의 단층 주택을 노인들이 살기 편하게 설계하여 주택을 건축하고 2015년 6월에 입주하여 어머니를 모시고 살게 되었다.

입주 후 나는 정원을 가꾸는 일에 전념하게 되었고 죽마고우(竹馬故友)인 이종훈 친구가 당신 집 정원에 있는 정원수 10여 그루를 캐다 심어주었고 철따라 예쁜 꽃들로 주택을 아름답게 꾸몄더니 집 옆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름답다며 들어와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이 아름다운 주택을 사진에 담아두고 싶어 사진 촬영에 특별한 달란트를 가진 후배 목사에게 몇 컷 찍어 달라고 부탁을 하였더니 수십 장을 정성껏 찍어 사진첩을 만들면서 또 다른 시인 후배에게 부탁을 해 시 한 수를 써 넣은 사진첩을 만들어가지고 왔다.

 

조강재(祖江齋)의 풍경

 

목빈 이계현

 

구름이

문수산을 휘돌아 가고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에

장맛비가 내리면

텃밭의 아로니아 나무가

푸른빛으로 인사를 한다.

 

아침 햇살이

조강재(祖江齋)의 정원으로 다가와

사랑을 속삭이면

채송화는

꽃향기로 피어나고

감나무는 싱그럽게 미소를 짓는다.

 

달빛이

조강재(祖江齋)에 비추이면

꽃잎 따다 띄운

차의 향기가

은은하게 마음을 적시고

고향의 옛날이야기 풀어낸다.

 

매미가 지나간 자리에

풀벌레 소리 가득하고

반딧불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는

조강재(祖江齋)의 불빛 아래

성경 읽는 소리가

창밖에 스친다.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워 이종훈 친구에게 사진첩을 보여 주었더니 시가 너무 아름답다며 이 시를 책에만 담아 두기가 아까우니 돌비에 새겨보자며 몇몇 친구들에게 연락하여 6명의 친구들이 뜻을 모아 돌비를 만들어 정원에 세워 주었으니 고마운 마음을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친구들 : 이기봉, 이재현, 이종훈, 임종호, 조정연, 조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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