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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가르침의 원리와 정신을 되살리자

신광식

전 김포대 총동문회장

전 김포시의회 의장

전 경기도의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등교일수가 줄어들고 원격수업이 많아지면서 학습결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언론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교사와 학부모, 일반 시민 대다수가 코로나19로 인해 교육격차가 확대되었다고 인식하고 있다. 문해력(읽기·쓰기 능력) 전문가 최나야 서울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읽기·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 비율이 20%가 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학교에서 뒤처지는 아이들이 없도록 교육안전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당장 학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많을 것이다.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녀를 두고 있는 할아버지 입장에서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학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가정교육 또한 대전환 시대에 걸맞은 자녀로 키우기 위해 옛 가르침의 원리와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우리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지켜야 할 영원한 진리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어린 시절 《소학(小學)》이라는 책을 배웠다. 《소학》은 송나라 때 주자라는 어른이 소년들에게 유학의 기본을 가르치기 위하여 편찬한 수신서이다. 그렇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소학》을 읽히면 고리타분하다면서 거부감을 느끼고 열이면 아홉은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많은 가정에서는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도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인간의 도리와 필수적으로 품어야 할 인성은 변함이 없다면서 《소학》을 가지고 어린 자녀의 인성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좀 더 부연하면 《소학》을 통해서 "어린아이를 가르칠 때에는 먼저 마음을 차분하게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사물을 자세히 살피며, 공손하고 경건한 태도를 가지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등 아이들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마음과 태도를 가르침으로써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이끌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청소년의 비행, 일탈, 부적응 등 문제행동이 자주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날의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하는 고전 중의 고전인 《소학》을 가까이 해보자. 지금 시점에서 꼭 새겼으면 하는 몇 문장을 소개한다.

1. 자식으로서 부모를 섬길 때 겨울에는 방과 의복을 따뜻하게 해드리고, 여름에는 서늘하게 해드려야 하는 것은 물론 밤에는 이부자리를 깔아 잠자리를 정해드리고, 새벽이면 안부를 여쭈어 편안하신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또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다녀오겠다고 여쭈어야 하고, 밖에서 돌아오면 다녀왔다고 여쭙고, 부모의 안색을 살펴야 한다. 그리고 머무는 곳이 항상 일정해야 부모가 근심을 안 하시며, 학업에 힘써 올바르게 자라야 부모가 기뻐하신다. 또 부모 앞에서는 늙었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2. 부모를 깊이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얼굴에 온화한 기운이 서려있다. 온화한 기운이 있으면 자연히 기뻐하는 빛이 나타나고, 기뻐하는 빛이 있으면 태도까지 온순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효자는 마치 값진 백옥을 쥐고 있거나 물이 가득 담긴 그릇을 받들고 있는 것 같이 늘 조심하며, 차마 그것을 이기지 못하는 것 같이 하고, 그것을 잃지 않을까 조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너무 엄숙하고 근엄한 태도를 보여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부모를 섬기는 도리가 아니다.

3. 옛날에는 임금이 잘못하면 신하가 간(諫)하고, 부모가 잘못하면 아들이 간했다. 임금의 경우는 세 번 간하여 듣지 않으면 신하가 떠났지만, 부모의 경우는 세 번 간하여 듣지 않으면 울면서 부모의 뜻에 따랐다.

4. 평소 집에서의 행동이 장중(莊重)하지 못하면 불효를 저지르는 것이고, 임금을 충성으로 섬기지 못하면 불효를 저지르는 것이며, 관리가 되어 행동이 신중하지 못하면 불효를 저지르는 것이고, 싸움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으면 불효를 저지르는 것이다.

5. 두 어버이를 효성으로 섬긴 노래자(老萊子)는 나이 70에 오색 색동옷을 입고 어린애처럼 재롱을 부렸다.

6. 백유(伯兪)가 잘못을 저질러 그의 어머니가 매로 치자 백유가 울었다. 어머니가 묻기를 “다른 날은 매로 쳐도 네가 울지 않더니 오늘은 무슨 까닭으로 우느냐?” 고 하였다. 백유가 대답하기를 “전에는 어머님의 매질이 아프더니 오늘은 어머님의 매가 아프지 않습니다. 그전보다 못한 어머님의 기력이 소자를 슬프게 합니다.”

7. 형제란 한 부모에게서 형체(形體)를 나누어 받고, 기운이 연결된 사람이다. 어릴 때는 부모가 좌우에서 그들의 손을 잡고, 앞뒤 아이는 옷깃을 잡고 함께 다녔다. 그들은 밥 먹을 때는 밥상을 같이 하고, 옷을 돌려가며 입었다. 배울 때는 학업을 함께 하고 놀 때는 장소를 같이 하였으니, 비록 인정과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일지라도 형제만은 서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8. 스승 섬기기를 부모님 섬기듯 반드시 공경하고 반드시 공손해야 한다. 스승의 가르침을 거스르지 말고 반드시 스승의 인도하심을 따라야 한다.

9. 친구를 사귀는 도리에는 신의(信義)만한 것이 없다. 친구를 가리어 사귀면 도움과 유익함이 있을 것이나 친구를 가리지 않고 사귀면 도리어 해로움이 있다. 친구가 서로 착한 일을 하도록 권하는 것은 친구에게서 어짊을 보완하는 것이다.

10.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 짧은 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마라. 연못가의 봄풀은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는데, 섬돌 앞의 오동잎은 어느덧 가을소리를 전하는구나.

《소학》은 세월이 흘러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인성교육의 지침서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이 책을 익히고 살았던 건 스스로 마음을 항상 다잡고 경계하기 위함이었다. 오늘날은 개인적인 능력·권력·재산 등이 무엇보다 우선시되다 보니, 이 책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점점 잊혀가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나이가 들수록 《소학》의 위대함을 깊이 깨우치고 있다. 오랜 시간 이어져온 가르침은 그만한 이유가 있고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시대와 환경 속에 살아가더라도 인생의 교훈은 계속해서 이어져오고 공감대를 만들어내듯이 《소학》에서 터득한 지혜는 우리 아이들을 성장시키는데 단비 역할을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온 가족이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을 때 옛 가르침의 원리와 정신을 배워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신광식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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