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호

김포우리병원

감염내과

감염관리실장

쯔쯔가무시병은 진드기트푸스, 덤블티푸스, 초원열 등으로 불리며, Orientia tsutsugamushi라는 리케차가 털 진드기의 매개로 인체에 감염되어 전신적 혈관염을 일으키는 급성발열질환입니다.

쯔쯔가무시병은 들쥐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이데, 유충은 크기가 0.1mm에 불과해 눈으로 식별이 불가능합니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 유충의 침샘에 있는 균이 체내로 들어오면서 전신적 혈관염으로 진행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 걸쳐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이 질환이 1997년까지는 매년 300명 이하 수준으로 보고되었으나, 2004년 이후 연간 4~5천명 이상 발생되고 있으며, 발병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쯔쯔가무시병은 연중내내 발생이 가능하나 시기별로는 9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10월에 절정을 이루다가 11월부터는 감소하기 시작하며, 90% 이상이 늦가을인 10월과 11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증상은 1~3주의 잠복기를 거쳐서 갑작스러운 발열, 오한, 두통, 피부 발진 및 림프 종대가 나타나며 두통과 결막 충혈이 흔하게 동반됩니다. 피부 발진은 발병 후 1주일 경에 몸통에서 사지로 퍼지고 빠르게 소실되거나 더 진해지기도 합니다. 발열 초기에 진드기 유충이 물은 자리에 0.5~1cm 크기의 괴사 딱지가 관찰될 수 있습니다. 괴사 딱지는 몸 전체에 걸쳐 어디서든지 발견될 수 있는데, 주로 팬티 속, 겨드랑이, 오금 등 피부가 겹치고 습한 부위에서 발견됩니다. 이 외에도 기침, 구역, 구토, 설사 등의 증상부터 폐렴, 심근염, 위장 출혈, 뇌염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단은 주로 임상 소견을 기초로 하게 됩니다. 가을철 발열 증상이 있어 내원한 환자에서 1~2주 전에 야외 활동을 한 과거력이 있고 괴사 딱지가 관찰되면 쯔쯔가무시병을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습니다. 최종 진단은 대부분 혈청 검사로 확인하게 되는데 항체 반응은 보통 발병 2주 정도에 나타나므로 발병 초기에 음성인 경우가 많아 임상적 유용성이 낮을 수 있습니다.

 

치료는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하면 대부분 큰 문제없이 호전되지만, 단순 감기 몸살로 착각해 치료시기를 놓치면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어 의심증상이 보이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합니다. 적절한 치료약제를 사용하였음에도 합병증으로 뇌수막염, 패혈성 쇼크, 호흡 부전, 신부전, 의식 저하, 이명, 난청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망률은 0.5~10%로 지역적으로 차이가 큽니다.

 

현재 쯔쯔가무시병에 효과적인 백신은 없으며, 예방을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므로 진드기와 접촉을 피하기 위해 풀밭에 앉거나 눕는 것을 피하고, 유행 시기에 관목 숲이나 유행지역에 가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노출을 피할 수 없다면 야외 활동 시 긴소매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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