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보는 풍수 & 관상 이야기-35

강충구

정통풍수지리학회 회장

인상상담사

인상학을 공부하면서 참으로 많은 이론이 있고 살펴볼 것도 많아서 무엇을 우선 집중적으로 보아야 할 포인트인지 혼란스러웠다. 핵심이라고 내린 결론이 12궁이다. 사람 인상을 볼 때, 그 부위의 기색(氣色)에 따라 길흉화복을 보는 핵심적 부위를 12궁(十二宮)이라고 한다. 12궁 중에서 행운이 들어오는 자리 명궁(命宮)과 재물을 보는 재백궁(財帛宮)에 관해서는 이미 언급했다. 이번 호에는 형제운을 보는 형제궁(兄弟宮), 자녀 운을 보는 자녀궁(子女宮), 부부 애정운을 보는 처첩궁(妻妾宮)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보겠다.

형제궁을 보는 자리는 좌우 눈썹이다. 옛 고전인 <마의상법麻衣相法>의 내용 위주로 살펴보자. 눈썹이 눈보다 길면 3~4 형제가 있어도 모두에게 형살(刑殺)이 없다. 즉 나쁜 게 없다는 말이다. 눈썹이 빼어나고 털이 너무 빽빽하지 않다면 형제가 모두 단정하다. 보통 눈썹이 빽빽하면 좋은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매사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뭐든지 과하면 좋지 않은 법이다. 눈썹이 단정하여 초승달 같으면 형제간이 화목할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 가운데 뛰어난 사람이다.

조선 시대 때 미인의 조건으로 초승달 같은 눈썹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눈썹이 단정하면 보기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참으로 단아(端雅)하다는 느낌이 든다. 반대로 눈썹 털이 거칠고 짧다면 동기간에 이별하게 되며, 눈썹이 눈을 동그랗게 싸고돌며 눈을 내리는 듯하면 형제가 적다고 한다. 요즘은 워낙 자녀를 안 갖는 사람이 많아서 이런 것을 논하는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WTO 선진국 중 출산율이 꼴찌라고 하니까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양쪽 눈썹이 서로 모양이 다르거나 양쪽 눈썹이 가지런하지 않으면 이복형제가 있다. 두 눈썹이 미간을 침범하여 서로 맞닿은 듯하거나 누렇고 엷다면 고향을 잃고 타향살이를 하게 된다. 과거에 개그맨 김미화 씨가 두 눈썹이 연결되게 그려서 사람을 웃겼는데 “저건 나쁜 눈썹의 모양이야...” 라며 필자 혼자 중얼거린 적이 있었다. 눈썹과 눈썹 사이를 행운이 들어오는 자리인 명궁(命宮)인데 이 자리를 침범했으니 좋을 리가 없다.

눈썹 털이 꾸불꾸불 서로 엉켜있거나 돌돌 말려 불에 그을린 듯하면 형제간이 서로 원수같이 지낸다. 오래전에 지하철에서 본 곱슬머리 흑인이 이런 눈썹이었는데 동서양 해석의 차이가 다소 있어서 이 흑인에게 위 내용을 그대로 적용시킬 필요는 없다. 드문 경우이지만 원래 눈썹이 청색(靑色)이면 형제자매가 재물로 다투고, 적색(赤色)인 경우 형제간의 불화가 있다. 백색(白色)의 경우 형제지간 소송이 일어나거나 수족을 상(傷)하게 될 수 있다.

다음은 자녀궁에 대해 알아보자. 자녀궁은 남녀궁(男女宮)이라고도 한다. 눈 아래 눈두덩을 와잠(臥蠶), 눈물 나오는 부위를 누당(淚當)이라고 하는데 누당과 와잠을 합하여 자녀궁이라고 한다. 와잠이 튼실하면 정력이 좋다고도 하는데 같이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남녀궁은 함몰(陷沒)되지 않고 풍륭(豊隆)하고 색이 좋아야 훌륭하다.

자녀궁에 검은 사마귀가 있거나 잔주름이 많으면 말년에 자녀를 극(極)하게 될 수 있다. 관련하여 입 끝이 불을 부은 것처럼 뾰족하면 늙어서 한 떨기 난초처럼 독방을 지키게 되며, 만약 인중에 골이 없어 평평하면 늙을 때까지 자식 덕을 보기 어렵다. 바늘을 달아맨 듯 일직선 주름이 있거나 어지러운 주름살이 이 부위를 침범하면 후대(後代)를 잇기 어렵고 묵은 빚에서 일생 동안 헤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부부의 애정 관계를 살펴보는 처첩궁(妻妾宮)에 대해 알아보겠다. 처첩궁은 부처궁(夫妻宮)이라고도 하는데 양 눈 끝에서 귀 사이 부분으로 부부간의 금슬을 보는 자리이다. 나이를 먹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알아보는 자리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자신의 아내 흉을 보고 불평불만을 하는 사람을 보면 예외 없이 처첩궁이 어둡고 탁하다. 처첩궁은 빛나고 윤택하며 주름이 없어야 한다. 이런 사람은 부부사이가 좋고 가정이 대체로 평화롭다. 이 자리가 풍륭(豊隆)하면 아내를 얻은 뒤에 재물이 풍족해지며 관골이 조화롭게 응하면 마찬가지로 좋다.

간문(奸門 : 눈꼬리)이 깊이 함몰되어 있으면 결혼을 여러 번 하며, 어미(魚尾: 윗눈꺼풀과 아랫눈꺼풀이 마주치는 곳)에 주름이 많다면 처가 악사(惡事)하는 것을 방비해야 한다. 간문의 기색이 어둡고 침침하면 부부간 생이별을 한탄하게 되며, 검은 사마귀나 비낀 주름이 있으면 외도를 좋아하고 마음속에 음욕(淫慾)이 많으며, 비늘 모양의 검은 사마귀가 있으면 음탕하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가까운 혈족인 자녀. 형제에 관한 궁을 알아보고, 부부불화와 이혼이 늘어가는 현 세태 속에서 부부 금실에 관계되는 처첩궁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부부, 자식, 형제자매 누구도 화목한 가정과 생활을 위해서 피할 수 없는 가족 구성원들이다.

오늘 언급한 각 궁에 대해서 독자들 본인이 나쁘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본인의 인상은 살아가면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타고난 관상이 별로이더라도 부모를 원망하지 말자. 살아온 환경과 각자 노력에 따라 인상은 계속 바뀌고 변한다는 것이다. 인상(人相)은 얼(spirit)이 지나온 굴(窟)이라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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