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인간사회가 만들어 낸 가장 무서운 존재가 ‘빚’이다.

빚이 있어 본 사람들은 빚이라는 존재가 경제적 어려움에서 나의 심장을 조금씩 갉아 먹는 좀벌레라는 걸 안다.

예전에는 쌀이 떨어지면 장리(長利)쌀이라 하여 쌀 한 가마를 꿔오면 1년 내에 추수를 하여 쌀 한 가마 반을 갚아야 하는 민간의 제도가 있었다.

갚아야 하는 곡식이 많으니 해마다 장리쌀을 또 먹어야 가족의 생존을 도모한다.

갚을 수 없는 지경이 되면 그 집의 종살이로 들어가야 하니 빚의 위력에 기가 막힌다.

 

우리나라는 지금 ‘빚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국가 빚 2,000조가 넘고 가계 빚도 1,800조가 넘었다.

기업의 빚 또한 1,300조가 넘는다.

국가 부채가 GDP를 처음으로 추월했고 경기 여건도 수출, 성장률과 기업이익 등 실적도 불투명하다. 코로나의 여파로 생활자금의 압박이 오는 가계가 속출하고 대출이 증가한다.

정부 예산도 작년 500조가 넘고 금년 550조가 넘더니 내년에는 600조가 넘어간다.

 

국가채무비율이 40% 선이 적정하냐를 놓고 논란을 벌이던 일이 작년인데 내년에는 GDP의 50%가 넘어선다.

가계 빚 1,800조 중 MZ세대, Z세대로 불리는 20대, 30대 젊은 층의 빚이 특히 두드러졌다.

이들의 빚이 전 연령층의 빚 37%를 차지하며 20, 30대 연소득의 2배가 넘는 엄청난 금액에 해당한다. 신규대출의 60%가 30대 이하 군에서 이뤄진다.

도대체 왜 이들의 빚이 급속도로 늘어났을까?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과 낮은 연봉에서 청년들이 기댈 곳은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 빚을 내어 주식과 암호화폐에 투자, 부족한 경제적 자금 마련이라는 극약처방으로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의 살고자 하는 간절한 노력들은 외국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우리나라 증시에 투자하는 동학개미로 불리며 개미군단을 형성하며 서로 간 정보를 주고받으며 주식에서 승부를 보려 한다.

또한 난립하는 암호화폐가 방증하듯 암호화폐로 돈 벌었다는 소리에 너도나도 투자를 한다.

 

 

심지어 주식의 경우 은행권 대출에 이어 증권사 신용대출을 낀 투자로 본인 돈 40%에 증권사 돈 60%를 더하여 주식을 산다.

빌린 돈을 3거래일째 갚지 못하거나 대출금의 140% 미만으로 주식이 떨어지면 증권회사가 강제 처분 하는 반대매매를 한다.

 

증권사는 손해가 없고 개미투자자들은 허망하게 본인 돈을 날린다.

본인 돈 또한 은행신용 대출일 경우 주식 산 돈은 오롯이 본인의 빚으로 남는다.

암호화폐 또한 여기저기서 돈 벌었다는 소리는 들리는데 정작 모두의 얘기는 아니다. 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에 불과하다.

암호화폐 거래소 중 자격 미달 거래소들이 문을 닫고 제때 안전한 거래소로 옮기지 못하면 투자금은 찾을 수 없다.

 

보상이 난해하다. 거기에다 자금 세탁을 막는 가상화폐 특금법의 시행과 화폐로서의 불안정 등으로 위축성이 발생했는데 금년도 1분기 신규 코인가입자는 20대가 33%, 30대가 31%로 청년세대가 대세를 이룬다.

어짜피 일자리도 막히고, 돈을 벌어들일 길이 없으니 일확천금을 노리는 행운의 주판 위를 미끄럼타는 심경으로 그야말로 젖먹던 힘까지 자아낸다.

 

많은 청년 세대가 부채의 늪에 빠져있고 개미들의 지옥 연출을 준비하고 있다.

서서히 오를 금리가 방아쇠를 당길 시기를 앞당기고 있어 특단의 노력들이 필요한 때다.

높은 금리의 연체이자에 시달리면 바로 신용불량자가 된다. 대출 상환 기간이 짧은 것부터, 금리가 높은 것부터 어느 것을 먼저 막아야 하는지 대출 상환 우선순위 전략도 세우고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한 알바라도 해야 한다.

 

20여 년 전인 2002년 소득도 없는 20대 청년들에게 마구 발급해 준 신용카드로 대책 없이 써버려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때를 기억해야 한다.

그때의 240만 명 신용불량자는 1인당 금액이 작았지만, 지금의 ‘빚투족(族)’이 신불자가 될 경우 엄청난 빚은 은행권까지도 흔들 만큼 규모 면에서 그때와는 다르다. 휩쓸리는 사회현상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영끌빚투’가 성공하길 기원한다.

 

우리의 미래인 젊은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시련을 딛고 일어서야 대한민국도 성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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