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목사의 자전적 에세이 28

박영준 김포중앙교회 원로목사

새 예배당에 입당한 후 우리 교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구상해야 했다. 지난번 미국 여행 때 방문했던 교회들을 깊이 생각하면서 그동안 기도하며 준비한 대로 계획을 세웠다. 특별히 수정교회와 새들백교회. 정통만을 주장하는 교회와 새 세대에 새롭게 변화에 대처하는 교회.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기대하시는 바는 무엇인지를 분명히 깨닫고 소망과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아가는 성도로 가득 채워지는 교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성경 로마서 12장 1-2절에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나는 하나님의 자비로서 여러분에게 권합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거룩한 살아 있는 제물로 드리십시오. 이것이야 말로 여러분이 마땅히 드려야 할 영적인 예배입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을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변화를 받으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하나님의 선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라는 말씀이 있다.

 

나는 미국에서 수정교회와 새들백교회의 예배드리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크게 확대해 액자에 넣어서 새로 건축한 예배당 로비 입구 양쪽에 걸어놓고 설교 시간에 ‘전통을 고집하는 교회와 새롭게 부흥하는 교회의 모습’이라며 성도들이 들어오고 나가며 볼 수 있도록 했다. 아마도 거의 10년 정도는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우리 교회는 새롭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옛것을 고집하던 수정교회는 몰락해 카톨릭 교회가 인수했고 새들백교회는 지금도 계속 부흥하고 있다.

 

나는 수시로 100년이 넘은 교회의 역사만 자랑할 것이 아니라 새 시대에 맞는 교회로 변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예배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계속 강조했다. 그리고 그해 가을에 내년도 목회를 위한 정책당회를 1박 2일로 코스로 당회원 부부동반으로 강원도로 나갔을 때 그 자리에서 앞으로 우리 교회 예배가 이렇게 변해야 한다는 안을 내놓았다.

 

*우리의 예배가 지금의 방식에서 변해야 하고, *옛날부터 해오던 방식의 예배만 고집해서는 안 되며, *만약 우리 교회의 초대 당회장 언더우드 선교사께서 지금 살아 계신다고 해도 100년 전의 방법을 그대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중요한 것은 예배의 본질이다. 예배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 준 미국의 교회들은 그렇게 많이 변해 가는데 우리가 옛날 방법만을 고집하는 것은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방법이 다양한데 한 가지만 고집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예배 갱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회원들도 공감하며 목회자가 구상한 방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옳다고 동의해 주어서 감사했다. 내 마음속에 기도하며 준비하였던 일들이 해결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다음 주일부터 한 달 동안 설교시간에 예배 갱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예배자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예배를 드려야 하며, 거룩한 예배란 조용히 묵상하며 얌전하게 앉아서 예배만 드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온 마음과 몸을 다해 경배를 드려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려야 하며, 예배 순서는 예배 방법 중의 하나이므로 옛것에 지나치게 집념하지 말고 우리의 예배를 받으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리고 11월에는 권사 세미나로 40여명을 강화 기도원으로 인솔해 가서 다시 강조했다. “지금 우리교회의 예배 순서는 100년 전 우리 교회 초대 당회장 언더우드 선교사께서 하시던 방법 그대로입니다. 시대는 엄청나게 변했습니다. 제가 미국에 가서 보니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준 미국교회의 예배는 옛날과 다릅니다. 우리 연세가 많으신 권사님들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는 것이 익숙해서 좋으시겠지만 만약 우리 교회가 이대로 계속한다면 젊은이들은 교회를 다 떠나가고 교회에는 권사님들 같은 노인들만 남을 것입니다. 저는 예배 방법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사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모두 “목사님이 원하시는 방법대로 하세요. 우리는 그대로 따라가겠습니다”라고 동의해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1998년도 목회 계획을 세우며 새해에는 예배를 조금씩 조금씩 과감하게 바꾸어 나갔다.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주일 낮 예배 시간에 복음송을 부르면 안 되는 줄 아는 성도들이 있었는데 복음 송을 부르기도 하며 시낭송을 했고, 어떤 절기에는 예배시간에 드라마를 했다.

 

설교를 5분 정도 줄이고 성도들 중 신앙생활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환경을 잘 극복하며 살고 있는 성도들이 회중들 앞에 나와 ‘감당하기 힘들고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내하며 극복하면서 감당할 때 보람이 있었다.’고 간증할 때 많은 성도들이 동감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며 같이 은혜를 나누기도 했다. 목회자에게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와 문화, 현실 상황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능력과 이런 형상을 복음과 균형 있게 접목시켜 선교로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경 마태복음 9장 17절에 “그 누구도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만일 그렇게 하면 낡은 부대마저 터져 포도주가 쏟아지고 가죽부대도 못 쓰게 될 것이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 그래야 둘 다 보존 될 수 있다.”는 말씀이 있다.

 

우리는 너무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는 버릇이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것은 과거일 뿐이다. 과거에만 얽매어 사는 인생은 발전이 있을 수 없다. 과거를 토대로 새로움을 개척하는 삶이야말로 우리를 성장시키며 발전하게 하는 청량제 역할을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