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은 선생님

그리운 2학년 12반 담임 선생님 이조은 선생님께

이조은 선생님, 안녕하세요? 정말로 오랜만에 성함을 불러 보네요.

철없던 중학교 2학년 때의 제가 어느새 고3이 되어 길었던 학교생활의 막바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년의 시간 동안 즐거웠던 일과 힘들었던 일들을 겪으며 하고 싶은 일도 생기고, 나름대로 앞으로의 삶에 대한 신념이나 믿음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현재에 이르러 저라는 인격을 형성하게 된 가장 의미 있는 시기가 언제였냐고 묻는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중학교 2학년 때를 꼽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에는 지금 돌이켜 보면 선생님의 존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7년의 금파중학교 2학년 12반은 다들 개성 넘치고 활기찬 친구들이 모인 반이었습니다. 저희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별 탈 없이 학교생활을 즐기고, 또 하나로 단합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모두 선생님께서 저희를 잘 이끌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께서는 반 모두를 끈끈하게 엮어주는 선생님이셨습니다. 체육대회 때 선생님께서 무더운 날씨에도 저희를 열렬히 응원해 주셔서 12반의 모두가 하나 되어 1등이라는 결과를 이뤄 낼 수 있었으며, 반 단합 활동을 자주 해 주셔서 친구들과 두터운 우정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우정은 친구들이 서로 다른 고등학교로 흩어진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와 가장 친한 친구들은 대부분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들이네요.

선생님께서는 늘 학생들의 장점을 보는 선생님이셨습니다. 학교 글쓰기 대회에서 상을 받은 저에게 늘 글을 잘 쓴다며 칭찬을 해 주셨기에 글쓰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2학년이 끝나고서도 받은 상장을 들고 찾아가면 언제나 웃는 얼굴로 저의 글을 칭찬해 주셨던 선생님이 계셨기에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매년 글쓰기 상장을 받게 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글을 쓰게 된 것까지, 모두 선생님 덕분입니다.

짧지만 즐거웠던 중학교 2학년이 끝나고, 선생님과 헤어지게 되었지만, 다음 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2학년 12반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을 찾아뵈던 생각이 납니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시던, 학생들을 아끼는 선생님이 계셔서 다들 행복한 2학년을 보냈기에 계속 찾아뵈고 싶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을 뵈면 그곳에는 함께 즐거웠던 기억만 가득하니까요.

선생님께서는 5년 전의 12반이 담당하셨던 수많은 반들 중 하나이겠지만, 저에게는 인생에 딱 한번뿐인 중학교 2학년의 단 한분뿐인 선생님이셨습니다. 아직도 중학교 2학년 때 체육대회에서 계주를 뛰었던 일, 고기집에서 반 단합을 했던 일, 반 친구들과 어울려 즐겁게 놀았던 일, 그리고 항상 웃으시던 선생님 얼굴이 엊그제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앞으로도 계속 학생들을 가르치시겠지만, 저는 이제 내년이면 성인이 되어 사회로 나아가게 되네요. 시간이 너무 빨라 야속할 따름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의 반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과의 기억은 앞으로도 제 인생을 지탱해주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되겠지요. 선생님께 몇 번을 드려도 모자랄 감사를 드립니다. 비록 오랜 시간이 지나 기억이 빛바래질지라도, 선사해 주신 것은 오래도록 제게 남아 있을 것이기에.

언젠가 훗날에 212 친구들과 선생님과 한 자리에 둘러앉아서 이렇게 말 하고 싶습니다. 그 때 선생님을 만나 뵙게 되어서 참으로 다행이었다고, 우리는 행운아들이라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친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 하나만큼은 반드시 이 의견에 무한한 동의를 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저에게 중학교 2학년은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올해는 대입 때문에 찾아뵙기 힘들겠지만, 수능이 끝나면 꼭 찾아 뵙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몸 건강하시고, 늘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212의 급훈인 질문하는 능력과 사랑하는 힘을 명심하고, 가르침 받은 대로 저 자신을 믿으며 언제나 낙담하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2021 5. 30. 2학년 12반 28번 전형빈 올림

전형빈 

사우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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