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국토부 장관님,

김포와 검단 신도시는 계획 인구 수가 총 35만 명에 이르는 거대 2기 도시입니다.

또한 수도권 등지에 조성된 2기 신도시 가운데 서울과 직접 연결되는 철도망을 갖추지 못한 유일한 교통 사각지대입니다.

그래서 김포 주민들은 지난 2019년 당시 국토부가 광역교통 2030비전으로 발표했던 ▲서부권광역급행철도 ▲서울5호선 김포연장 ▲인천지하철 2호선 김포, 일산 연장 노선이 4차 국가 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며 하루하루가 고역인 극심한 출퇴근 교통난 또한 인내하며 지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지난 4월 22일 4차 철도망 기본계획 공청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서울 5호선 김포연장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광역철도는커녕 수도권전철의 지선급만도 못한 장기-부천종합운동장만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안을 내놓았습니다.

김포시민들은 허탈했고 좌절했습니다. 광역교통비전 2030의 약속을 저버린 정부에 분노했습니다. 그 분노는‘왜 김포시민만 소외돼야하는가’였고, 왜‘김포시민은 모든 국민이 당연히 보장받아야할 기본권인 거주이전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사실상 외면당해야 하는가’였습니다.

2007년부터 매 4년마다 3차례나 발표된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의 철도망 계획을 보면, 광역철도 계획이 한 번도 수립되지 않은 곳은 수도권 11개 축 가운데 김포축과 인천·김포축 단 2곳뿐입니다.

반면 광교신도시가 있는 성남 축에는 총 6개 사업이 계획되어 있으며, 양주옥정신도시가 있는 의정부 축에는 4개 사업, 파주운정 신도시를 낀 고양·파주 축은 3개 사업이 계획되었습니다.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신도시와 인천검단, 광교, 판교, 양주옥정, 파주운정 중에서 김포한강 신도시와 인천검단 신도시만이 유일하게 국가 철도망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것입니다.

또한 2기 신도시는 아니지만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지정 개발된 남양주 별내 신도시도 구리 축으로 4개 사업이 계획되었으며, 보금자리주택 지구였던 하남강일 신도시, 하남미사 신도시 역시 5호선 연장 사업으로 2016년 3차 광역 교통 시행 계획 당시 포함되었습니다.

이처럼 기존 노선을 연장하여 광역철도망을 구축하는 계획도 김포에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국토부 장관님, 그리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이것이 소외고 차별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더군다나 김포는 서울과 바로 인접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고촌읍에서부터 풍무, 걸포 등 기존의 도심지뿐만 아니라 통진읍에 이르기까지 전 지역에 걸쳐 신도시에 맞먹는 대규모 택지개발이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정부의 교통대책은 사실상 전무했던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현재 김포시의 인구는 약 48만명으로 인구 증가 전국 1위로 50만 시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광명시가 29만 명, 과천시가 6만 명 정도의 인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인구가 아니며, 올해 말 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어 김포시는 전국에서 18번째로 큰 대도시가 됩니다.

하지만 인구 50만의 큰 도시에 철도망은 단 2량으로 운영되는 김포골드라인이 유일하여 시민들은 매일매일 출퇴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출퇴근 때마다 A4용지 한 장 크기에 1명이 타야 하는 끔찍한 교통 학대를 당하며 코로나를 신경 쓸 틈도 없이 생계를 위해 골드라인으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시민들이 지하철이 아니라 지옥철이고, 골드라인이 아니라 골병라인이라고 자조를 하겠습니까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탑승객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지하 40미터 승강장 역시 2량에 맞춰 건설돼 확장도 불가능한 상태이며, 김포시는 10량을 추가 구매하여 출퇴근 시간에 배차 간격을 줄이고자 하고 있으나, 그에 대한 효과는 사실상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서울과 이어지는 도로 또한 한강로와 연결되는 올림픽 대로가 유일하여 출퇴근 시간이면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실정입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위협받고 있는 시민의 안전입니다.

김포 골드라인은 2019년 9월 개통 이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하루 6만명의 김포시민들은 일상적으로 안전사고에 노출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위탁에 재위탁이라는 운영구조의 문제로 인해 노동자들은 낮은 처우에도 불구하고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안전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며, 전문 유지관리 인력의 잦은 이직으로 인해 일하는 노동자의 안전도, 시민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019년 12월 21일 발생한 열차 장애 사고로 시민들이 겪어야 했던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당시 시민들은 몸조차 움직일 수 없는 만원 열차에 1시간 이상 갇혀 호흡곤란을 겪어야 했고, 2킬로미터가 넘는 위험천만한 철길을 걸어서 탈출해야 했습니다. 만약에 화재라도 발생하였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져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현재도 김포골드라인은 안전인력에 대한 근본적 개선 없이 운행중에 있으며, 김포시민들은 안전을 위협받으면서도 생계를 위해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공포철·지옥철의 볼모가 된 상황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어떤 언론에서는 김포시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지역이기주의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공청회에서 지역 균형 발전과 형평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2량 경전철 김포골드라인은 김포시 예산 3,086억 원과 한강 신도시 입주민 교통분담금 1조 2천억 원으로 건설되어 중앙정부의 예산이 1원도 투입되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예산을 이유로 광역급행철도 노선을 축소하고 5호선 연장안을 백지화하는 것이 과연 지역균형발전이고 형평성의 원칙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서울 인접 도시들이 전부 서울직결 철도노선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성남의 경우 기존 4개 노선에 이어 4차 국가 철도망에서 다시 6개의 추가 사업을 추진하는데 반해 단 한 개의 서울 직결노선도 없는 김포 시민들이 20년 동안이나 절박하게 요청해온 것을 단지 지역이기주의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인지 정중하게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토부 장관님,

철도와 같은 대중교통은 단순히 사람들의 이동 수단이 아니라 기회, 평등 그리고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한 수단이자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공공서비스입니다.

또한 대중교통법 제4조 1항에는 “모든 국민은 대중교통서비스를 제공받는 경우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김포시를 포함한 수도권 서부 시민들은 차별받지 않고 정당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권리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지역 균형 발전과 형평성에 걸맞는 수도권 서부시민들의 교통 대책 해소를 위해 광역급행철도가 서울과 연결되고, 서울 5호선이 김포로 연장되어 시민들 모두가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드시 반영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부디 김포시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2021년 6월 2일

 

김포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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