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철

한국전력공사 김포지사 배전운영부

인턴

인턴 결과 발표 당일, 발표 시간이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떨리는 마음에 주변 산책을 나가보기도 하고, 백화점 구경도 하다 보니 어느덧 결과 발표 시간이 다가왔다. 응시 결과를 처음 확인하였을 때 감정은 기쁨보다 놀람이었던 것 같다. “내가 2021 상반기 한국전력공사 인턴에 합격하였다니!! “.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입사를 꿈꿔보는 회사인 한국전력공사 김포지사에서 그렇게 3개월간 인턴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전기직군을 희망하는 나는 운이 매우 좋게도 여러 선배님들이 계시는 배전운영부 지중 파트 인턴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인턴활동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없는 많은 경험들을 하였다. 지중 굴착 협의 과정에 참여해보고, 지중케이블 VLF 진단 현장 참관, 민원응대 현장 방문, 열화상 카메라로 가공지선 고장 진단하기, 지중관로 설계 현장 방문 등 배전계통 업무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시 긴박하게 움직이시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보는 생생한 경험 또한 하였다. 그러나 인턴활동이 끝난 뒤에도 나에게 더 오래 남을 기억은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나는 업무 관련 경험보다 선배님들이 보여주신 일하는 방식과 생각하는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인턴 활동 내내 여러 대리님께서 틈틈이 많은 것들을 보여주시고, 알려주시려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동반하지 않아도 되는 현장을 데려가서 보여주시고,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전주 부속품, 배전선로 최대 공급전력, 회계 처리 방법 등 전반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호치 캐스 이쁘게 찍는 법 같은 사소한 것까지 많은 배움의 시간이 있었다. 하루는 부서 대리님께서 나를 포함한 인턴 동기들까지 불러 자사 건물 지하에 있는 간이수전설비실 견학을 시켜주셨다. 이론으로만 배웠던 ASS와 MOF를 실제로 보았고 이곳에 실제로 노숙자가 숨어서 산 적이 있다는 말씀도 해주다. 그뿐만 아니라 가공전선 지락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되는 까치를 잡아온 모습도 보여주시는 등 맡으신 업무 외의 따로 시간을 할애해서 체험의 시간을 마련해 주셨다.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 나는 많은 것들 것 보고 배우게 되었고 단순히 몇 개월간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아닌 한국전력공사의 신입사원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업무 관련 지식을 나누어 주시는 분도 계셨지만, 개인적인 인생사를 들려주셨던 분도 계셨다. 사기업을 다니시다가 서른 후반에 한국전력공사 신입으로 입사하신 대리님과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하기 위한 과정과 노력들을 들려주셨고 궁금한 게 생기면 언제든지 질문하라고 해주셨다. 취업을 준비하는 나에게는 가장 궁금한 사항이자 듣고 싶은 이야기였다. 대리님과의 대화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이다. 간절함과 강한 정신력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게 된 하루였다.

업무를 부탁하시는 대리님의 태도에서도 많은 점을 배웠다. 모 대리님의 부탁으로 지장전주 이설 관련 해피콜 만족도 전화 조사 업무를 맡게 되었다. 단순 전화 업무일 뿐이었지만 업무를 부탁하신 대리님께서 한국전력 모든 부서의 전반적인 업무설명부터 왜 이런 만족도 조사를 하게 된 이유까지 설명해 주셨다. 설명을 듣고 난 후 업무에 임하면서, 단순노동이라는 생각보다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같은 업무를 할지라도 생각의 차이가 곧 능률과도 연결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1년 한국전력에서의 추억은 평생의 밑바탕이자 자산이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아직 부족한 것도 많고 배워가야 하는 입장이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은 점들을 배웠고 상호 협력적인 공기업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나 또한 어느 순간 어느 위치에 올라서게 되면, 후배들에게 베풀고, 교육해 주는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원동력을 얻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김포지사 배전운영부 여러 선배님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며 인턴 수기를 마치겠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