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체면도 염치도 없는 사람을 가끔 상상해본다. 얼굴 가죽이 얼마나 두껍길래 낯색 하나 변하지 않고 행동이나 언어를 구사할까. 얼굴 가죽이 몇 미리 정도나 되는지 자로 재어보고 싶어질 정도다.

거기에 긴 줄로 서 있는 걸 보면서도 지나가듯 하며 슬쩍 새치기한다. 사람들이 서있는 줄이라면 끌어내거나 망신을 줄 수도 있겠지만, 차량으로 끼어들면 겨우 ‘빵빵’소리 크락션을 울리는 정도다. 이런 얌체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도 존중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버릇 들려져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마음을 상하게 하고 화나게 하는 것에도 괘념치 않는다.

일본(日本)이 딱 그렇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태평양전쟁으로 수백만 명을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죽이고, 가족들에게는 되돌릴 수 없는 이별의 고통을 안겨줬다. 우리는 35년이나 강점당하면서 총은 고사하고 닛본도에 의해 무릎 끓린채 목을 쳐 죽이고 진흙구덩이에 발로 밟아 질식해 죽이고, 형무소와 경찰서에서는 손톱 빼고, 이빨 뽑고, 손가락·발가락을 부러뜨리고, 심지어 생화학무기 실험용으로도, 군부대 성 위안부로 인권을 말살시키는 등, 언어의 말살과 문화의 단절과 역사의 왜곡으로 한반도 전체는 불구덩이에 뒹구는 통한의 시절이었다.

일본과 이웃한 국가들의 불행이었다. 1945년 일본의 히로시마에 이어 3일 후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맞고서야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얼마나 급하면 조건도 없는 항복을 했겠냐마는 히로시마 원폭은 18㎞ 상공까지 화산재처럼 먹구름이 치솟고 11㎢가 파괴와 화재 피해를 입었다.

25만 명의 시민들 중 7만여 명이 죽었고, 사후 피해로 7만여 명이 또 희생되었다. 25만 명의 히로시마 시민 중 불과 10만여 명만 살아남은 것이다. 삶의 터전은 자취조차 없어져 버린 폐허가 되었다. 나가사키 또한 그만한 피해를 입었음은 물론이다.
전쟁의 말로가 얼마나 처참하고 잔인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고 극악무도한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이 자국민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혹심한 피해를 주었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인재(人災)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함께 발생한 쓰나미는 일본 제1원전 1~4호기 4개의 원자로를 폭발시켰다. 히로시마, 나가사키를 생각게 하는 원자로의 재앙이 일본에서 일어났다. 왜 하필 일본일까? 역사적으로 한 민족에 끼친 피해가 막심해서 아직도 진정한 사과를 안 하는 일본에 대한 하늘의 징벌일까! 어쨌든 방사성물질에 의한 피해로 핵폭탄 피해가 데자뷰되는 것은 사실이다.

보통의 커다란 지진도 진도 6~8 정도에 속한다. 동일본 대지진은 진도 9.0을 넘었고 일본 원전 설계자의 말처럼 진도 9.0 이상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일본의 인재(人災)라고 비춰진다.
2호기의 경우 강철 두께가 3m나 되는데 이게 깨져 버리면서 핵 연료봉이 녹아내렸다. 진도 9.0 이상을 반영하지 못한 설계다. 거기에 쓰나미까지 덮쳤다.

방사성물질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비산한다. 후쿠시마 시민들의 피난반경을 처음 10㎞ 범위에서 20㎞로 넓힌 것도 4개의 원자로 속에 대략 5,000여 개의 핵 연료봉 누출의 심각성을 시사한다. 일본 국민들 특성상 냉정해 보이고 침착해 보이지만 마음속으로는 화기가 끓어오르는 것을 참을 뿐이다.
일본 국민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인재라는 것을 인식이나 하고 있을까? 국민들 속이기를 잘하는 일본 정부의 특성 때문에 아마도 모르는 국민이 더 많을 것이다.

핵 연료봉 오염수의 태평양 투기 반대한다.
도쿄 전력은 핵 오염수를 재정화 과정으로 침전시키고 흡착하여 최종적으로는 희석하여 바다에 방류하면 문제가 적다고 말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70% 정도는 걸러지지 않고 어떤 물질은 기준치의 100배도 넘는 물질이 있는가 하면 트리튬이라 불리는 삼중수소와 탄소14등은 분해할 기술이 현대적으로도 없다고 한다.  오죽하면 일본어민들조차, 희석해버려도 총량은 같다고 항의하지 않는가!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일본정부 전략이다.

1일 140톤의 오염수가 생성되어 현재 125만 톤을 저장 보관하고 있는데 이제 그 능력이 한계치에 이르러 2년 뒤부터 30~40년간 지속적으로 바다에 버리겠다는게 현재의 계획이고 일본 정부의 정책결정이다.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협력한다고 하나 IAEA 또한 일본이 꽤나 큰돈으로 재정을 돕는다 하면 일본 손을 들어줄 것이다. 마치 중국이 WHO(세계보건기구)에 거금을 내고 중국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처럼. 그린피스가 열렬히 반대하고 한국과 중국 등 세계 80여 개국이 바다에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있지만 일본은 후안무치의 두꺼운 낯으로 새치기하는 얌체 근성으로 바다에 조금씩 흘려보낼 것이다.

‘태평양 큰 바다에 버리니 아무 문제 없어요’절대로 근본적 치유책이 아니다. 일본은 더 많은 오염수 보관 탱크를 만들어 내야 하고 반감기까지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 그것이 인재로 발생한 악재에 대한 정상 정책이다.
일본 제품 불매의 문제로 그칠 사안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동해안, 제주 주변에 이어 서해바다까지 오염수가 잠식할 것이다. 먹을 바다고기가 없어지는 것과 진배없다.

짧게는 30년간, 길게는 40년간을 계속 버린다. 해조류를 타고 발해만에 남중국해까지 중국 연안도 오염수가 퍼져갈 것이고, 태평양 참치에서 덩치 큰 어종들에 대한 혐오도 우려된다.
덕분에 내륙에서 바닷물을 만들어 양식하는 시대가 올 듯하다. 아니면 비싸더라도 대서양에서 잡은 어종이 인기를 끌 것 같다.

안전한 도쿄 올림픽을 치르기 위한 핑계를 구실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행위는 인류를 위험에 빠트리고 바다환경을 망치는 지구적 적대행위다.일본은 신성한 올림픽 정신에 방사능 오염으로 썩은 생선 냄새를 풍기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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